Writing of Life[contemplation]

한정희展 / HANJUNGHEE / 韓晶熙 / painting   2010_1027 ▶︎ 2010_1102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130.3×162.2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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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_경기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2.732.5556 www.artspace-hyun.co.kr

"도시를 그리는 것은 쉽지 않다. 빌딩, 역, 극장, 교회, 경기장, 다리 길 등을 표현할 수는 있다. 그러나 도시의 이미지는 도시를 이루고 있는 모든 건물들을 합한 것 그 이상이다." (MICHEL LE DUC)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72.7×60.6cm_2010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91×116.8cm_2010

Ⅰ. 비록 태어난 곳은 도시가 아니지만 내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곳이 도시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나는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삶에 필요한 많은 지식과 행동들을 경험해왔으며 그런 경험들을 통해 삶에 대한 방향과 의미 찾기를 진행해올 수 있었다. 또한 도시는 내게 늘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환기시켜주는 공간으로 작용했으며 동시에 살아가야할 의미와 목적을 부여해주는 나의 삶의 바탕이 되어왔다. 그래서일까? 언제부터인가 나는 이미 도시의 일부였으며, 도시 또한 나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70×130cm_2010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70×130cm_2010

Ⅱ. 우리는 대부분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세상의 욕망과 내 마음속의 욕망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빨리 움직이라고 강요한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가늠하지 못한 채 욕망을 쫓고, 소유하고, 또 소비한다. 그러나 정작 욕망의 노예로 살면서도 스스로는 아니라고 변명하기에 급급하다. 아니 어쩌면 이미 우리의 삶이 우리들의 욕망에 의해 송두리째 포장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도시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의 필요에 의해 창조된 공간이기에 그 공간을 구성하는 그 어떤 요소들보다도 인간의 중요성은 절대적인 것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추구해야할 삶의 가치보다는 우리의 욕망이 쫓는 가치를 삶의 최선에 두는 우를 범했고, 이젠 그 욕망이 만들어낸 거대한 도시공간 속에서 우리 삶의 방향을 잃어버리고 마는 처량한 신세가 되어버렸다. 각자의 삶에 대한 견해는 다양할 수 있겠으나 어느 누가 이 도시 이면에 자리 잡은 어두운 감정과 생각들을 부정할 수 있겠는가? ● 과거 나의 작업들은 자꾸만 획일화 되어져 가는 사회구조의 악순환 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해가기 위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인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한 가지 방법으로서 가깝게는 우리 스스로의 삶에 대한 관조적인 시선을, 멀게는 우리가 사는 이 사회와 문화, 그리고 시대 등에 대한 관조적인 시선을 두는 것을 우선하고자 하였다. 그런 이유로 과거작들은 대부분 실재하는 도시이미지를 도식적인 형태의 선으로 재구성(획일화된 공간의 개념)하여 화면을 구성하였으며, 그러한 화면 내에 다양한 표정과 모습을 한 가상의 인물(자아 혹은 우리)을 등장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지금의 현실을 곱씹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려 노력하였다.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130.3×193.9cm_2010

그러나 근래 들어 나의 작업은 같은 맥락의 작품이나 표현상에 있어 극히 다른 형식을 취하려는 시도를 시작하게 된다. 전작들이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화면 속 인물(자아 혹은 우리들 모습)의 모습과 표정을 통해 나의 제안을 환기시키는 장치로서 작용했다면, 근작들에 있어서는 그 화면 속 인물의 눈을 통해 비춰진 도시의 모습은 어떨까 하는 보다 구체적인 시선을 담아내려는 시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작들이 전체적으로 도식적인 선과 담백한 느낌의 수묵의 필치로 획일화된 도시공간을 표현하였다면 근작들에 이르러서는 그와는 반대인 짙은 농묵으로 표현된 도시야경이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변화되어진 나의 작업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아름다운 도시야경의 재현이 아니다. 단적으로 도시야경이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화려해 보일법도 한 그림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나의 그림은 온통 수묵이라는 무채색으로 일변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도식적인 선과 함께 나열된 불빛들은 마치 칸칸이 색칠하기마냥 구성되어진 듯한 인상을 더더욱 지울 수 없다. 그도 그럴것이 이는 다분히 계산된 형태로, 단지 공간상 채워진 구성된 불빛에 지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어쩌면 현실에 대한 편견일 수 있겠으나 이렇듯 인위적으로 재구성되어진 도시야경의 모습을 통해 나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의 간극을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그리하여 우리가 살아가야할 삶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반성과 방법을 생각해보는 기회를 우리 모두가 가져보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인 것이다.

한정희_Writing of life[contemplation]_화선지에 수묵_130.3×324.4cm_2010

요즘 TV에 나오는 광고 중 '생각대로 해 그게 정답이야'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과연 생각대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참으로 삐딱하게도 오히려 사는 대로 생각하고들 있는 것은 아닌지 괜한 의심이 든다. ● 우리에게 삶은 가장 가까운 현실이며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점. 그렇기에 그 삶에 대한 방향과 방법은 우리들이 늘 진지하게 고민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야 정답은 아닐지라도 정답에 근접하는 삶에 좀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 한정희

Vol.20101027d | 한정희展 / HANJUNGHEE / 韓晶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