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화_Beautiful Conversation

이성자_윤영자_천경자展   2010_1027 ▶︎ 2010_1115

이성자_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5월. N.4, 91_캔버스에 혼합재료_88×117cm_199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_롯데백화점

관람시간 / 10:30am~07:30pm

에비뉴엘 롯데갤러리 AVENUEL LOTTE GALLERY 서울 중구 소공동 남대문로2가 130번지 에비뉴엘 9층 Tel. +82.2.726.4428 www.avenuel.co.kr/main.jsp

한국의 걸출한 여성작가 3인전이 롯데백화점 31주년 기념으로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린다. 회화와 조각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대화-이성자, 윤영자, 천경자 여성 3인전』이다. 이들 작가들의 전시는 글로벌시대를 맞아 세계화단에 독특한 개성을 내뿜는 한국의 여성작가 3명의 작가혼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다. 이성자, 윤영자, 천경자 등 여성작가 3명은 모두 사회적 혼란기이자 문화의 박토였던 1950년대 이땅에서 창작이라는 예술혼을 불사르며 미술의 불모지를 개척한 선구자적인 면모를 갖고있다. 이번 여성3인전은 이성자, 윤영자, 천경자의 대표적인 작품 40여점이 전시된다. 이들 여성 3인의 작품을 통해 우리 화단의 개척자적인 삶을 살았던 1세대 여성들의 삶의고뇌와 낭만, 치열한 창작혼의 편린들과 교감하며 대화할 수 있을것이다. 이성자의 동양적이며 철학적인 사유의 상징성, 윤영자의 부드러운 선의 미학에서 만나는 충만함, 천경자의 원시적이며 빨아들이는 듯한 번득이는 감성이 한자리에서 각각의 고유한 색채를 발현하며 어우러질 것이다.

이성자_천왕성의 도시 4월, N.2_캔버스에 혼합재료_150×150cm_2007

이성자 작품에서는 기호체계와 같은 상징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상징은 프랑스에서의 삶에서 창조된 자아의 모습이자 일종의 소통으로 보여진다. 암호와도 같은 고유한 회화 언어를 다양한 재료로 재구성한 것이 이성자 작품의 특징이다. 상징의 추상적인 의미는 삶과 죽음이 윤회하는 불교, 유교, 도교적인 동양정신과 맞닿아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은 이성자의 작품에서 자신의 시적 풍경에서 흐르고 있는 동양적인 미감과 처녀성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작가 초기 작품에서 구상과 추상은 어우러지면서 표현된다. ‘여성과 대지’ 시대를 통해 생명의 근원을 보편적 기호언어로 내세우면서, 기하학적인 상징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확장시킨다. 작가는 시간 속에서의 생명, 지구와 우주의 관계 등 근원적인 것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탐구를 통해 겹침과 도시, 자연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회화 표현으로 일관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작가는 작고하기 전까지 우주라는 주제에 탐닉해왔다. 인간과 우주의 존재론적인 성찰이 화폭에 표출 된다. 생명, 인간, 자연, 우주 이러한 주제들은 결국 하나의 범우주적인 공간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했다.

윤영자_승리의 여인_대리석_60×35×20cm_2010

윤영자 작가가 즐겨 다루는 대상은 여인상과 모자상이다. 많은 여성 조각가들이 흔히 다루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윤영자만큼 초기작에서부터 현재까지 일관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작품세계를 형상화 한 경우는 흔하지 않다. 여인상과 모자상은 여성작가의 자전적인 요소가 짙다는 점에서 여류 조각가에게 친밀한 소재이다. 윤영자의 여인상과 모자상에는 생명의 외경과 부드러운 곡선의 아름다움속에서 때론 리드미컬하게 드러나는 원초적인 율동의 충만함이 작가의 독특한 개성으로 다가온다. 이 같은 소재의 한정은 윤영자의 의식 세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지 않은가에 대한 의문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소재를 자신의 삶의 주제를 관통하는 화두로서 조각 작품의 중심에 놓았다는 것은 특수한 것이며, 조각작품의 형상화를 통해 존재의 원형질을 체로 쳐서 걸러내듯 인체의 신비를 가다듬은 솜씨는 작품 하나 하나를 깊이 음미할 수록 대화하는 듯 감흥을 주는 카타르시스로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윤영자 작품의 모태는 여심(女心) 모성(母性)이다. 윤영자의 작품은 리듬감있는 곡선의 유려한 흐름이 절제된 단순한 형상화를 통해 생명과 사랑이라는 이중주로 탄주되는듯한 느낌을 준다. 일관된 주제로 본질을 추구하는 작가의 음성이 윤영자의 작품속에 녹아있다.

윤영자_가을의 女心_브론즈_80×20×35cm_1967

천경자의 작품은 크게 1960년대와 그 이후로 나눠 볼 수 있다. 자전적인 자화상이나 초상화, 요사한 기운을 내뿜는 뱀무리 등 인물화등을 그린것이 전기작품들이다. 70년대 이후 세계여행스케치를 통해 이국적인 여인상이나 풍물도, 미인도로 대변되는 여인초상화는 천경자의 독특한 인물화이자 대표작의 하나로 후기작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프리카풍광에서 뛰노는 동물이라든가 꽃과 여인은 천경자 작품세계의 대표적인 테마이다. 이국적인 정취의 풍물도나 동물들이 펼치는 작품 세계에는 원시를 동경하는 작가의 내면풍경이자 생명의 약동이 화폭에 일렁이는 듯 하다. 천경자의 미인도는 우수가 깃들인 여인의 눈망울이 보는 이를 끌어 당긴다. 화려한 채색의 꽃관이나 꽃바구니가 그로테스크한 환상과 낭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인의 수심에 찬 눈망울에는 허허로운 인생의 내면적인 갈등과 이루지 못한 낭만의 아쉬움을 머금은 듯한 상징성이 내포되어 있다. 천경자 자신의 삶에서 윤색된 인생의 이미지가 화폭에서 재생산되었기 때문이다. 천경자의 작품세계는 상당부분 자전적인 작가의 내면여행이라고 보여진다. 환상은 삶과 죽음의 교차로에서 변주와 합주로 만나는 이미지에 다름 아니다. 천경자의 그림은 이처럼 인생의 속베일을 한꺼풀 벗기면 우리 앞에 그대로 펼쳐지며 실현될 것 같은 환상의 치명적인 유혹과 맞닿아있다. 천경자류 채색의 마법이다. ■ 롯데백화점

Vol.20101028d | 아름다운 대화-이성자_윤영자_천경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