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sible vs. Invisible

김현화展 / KIMHEENA / 金玄和 / painting.sculpture   2010_1026 ▶︎ 2010_1106

김현화_A peaceful town in Telen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콜라쥬_95×12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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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028_목요일_06:00pm

기획_오리엔탈 비자트(Oriental VisArt in Geneva)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02:00pm~07:00pm

NEST Gallery 14, Etienne-Dumont, 1204 Geneva-CH, SWITZERLAND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 문장은 단지 시각적인 것만을 묘사하는게 아니라 작가적 시선이 개입된 특별한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즉 이것은 사회, 문화, 이데올로기, 혹은 자의식적인 차원의 '다름'에 대해 표현하고 싶은 작가의 의도를 내포하는 것이다. 작가는 특히 '다름'의 드러나 보이는 것보다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진 부분에 주목하며, 그 부분을 'Invisible world'라고 명명하고 있다. 작가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Invisible world)'는 각 주체들조차 그런 세상의 존재 자체를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으나, 사실 주체들의 의식을 움직이게 하고, 생활방식을 표현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장치이다. 예를 들어 '트라우마'와 같이 과거의 신체적 외상이나 정신적 충격에 의해 현재까지 지속되는 정신적 외상이 이런 장치에 속한다. 하지만 트라우마는 특정 사건이 그 원인이 되는 반면 Invisible World는 '정확한 원인이 없고, 구체화되지 않은 부분'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좀더 넓은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눈에 보이는 세상을 들춰보면 실제로는 정의 내릴 수도 없는 미지의 장치들로 이뤄진 환상(illusion)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행동양식이나 관계가 '본질'이라고 믿는 가시세계의 주체들에게 작가는 그것들이 '실제 본연의 요소'를 덮어버리는 거대한 막이라는 것을 화면의 이미지로서 증언하고 싶어한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것들과 그 뒤에 숨겨진 것들을 꿰뚫어보고, 그 숨겨진 부분을 파헤치려는 것이 작가의 작업 성격이며, 이번 전시의 테마이다.

김현화_Dear M. C. Esch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콜라쥬_122×122cm_2010
김현화_Visible vs. Invisib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0cm_2010

김현화(Heena Kim)의 작업에는 이 'Invisible'한 세계인 '가상세계'가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있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눈에 보이는 가상의 세계로 만들어내기 위해 작가는 작가만의 독특한 '상상'을 도구로 사용한다. 작가는 꿈에서 봤던 이미지들이나 삶에서 접한 흥미로운 요소들이 작가적 상상력에 의해 재구성, 변형된 이미지들을 가지고 가상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만약 작가에게 작품 속 형상과 이야기들의 원천을 묻는다면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작가가 작품을 위해 사용하는 '상상'이라는 것은 작가 내면에 이미 자리잡고 있긴 하지만 그 상상의 시작이나 출발선이 무엇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의식의 배출'이기 때문이다. 가상세계를 만드는 놀이를 즐겼던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이질적인 문화와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런던생활에서 겪는 심적 압박까지 이 모든 작가의 정신적, 신체적 경험들은 작가만의 상상 작업을 통해 시각적 언어로 변환되어 작품 속에 나타난다. 여기서 재밌는 한 가지 사실은 작가의 경험과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 이 새로운 세계와 이야기가 작가 본인에게조차 어색한 세계이며, 연속적인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작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도 채 알지 못했던 '자아'가 작품 속에 도출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계속 탐험해 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김현화_Hard choice with the stair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콜라쥬_76×102cm_2010
김현화_Memory of the hous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10

작품을 가까이서 들여다 보면, 작가가 자주 사용하는 몇 가지 공통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Pink Human'은 변형, 절단된 핑크색 인체 이미지로서 화면 안에서 주로 주변 대상들과 단절된 상태로 보여지거나, 자기들끼리 만든 작은 그룹으로 등장한다. Pink Human과 더불어서 다양한 색상으로 표현된 브로콜리, 펭귄의 형상 등이 화면 속 이야기를 만들어 작가의 내면 탐험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서 화면 도처에서 드러나는 핑크색 덩어리가 있다. 이것은 Pink Human처럼 색상은 밝고 화사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굉장히 무거운 듯 흐르는 느낌을 주는 액체 덩어리이다. 이 핑크색 액체는 작품의 등장 요소들을 지탱해 주는 기반 역할을 하거나, 때로 그것들을 덮어버리는 액체 덩어리로 등장한다. 상상의 존재인 핑크색 액체가 언제든 변해버릴 수 있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은 화면 속 세상은 영구히 존재하는 공간이 아닌, 가상 세계임을 강조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화_A hive and bees_혼합재료_23×25×8cm_2009
김현화_Shadow of the creatures_혼합재료_30×30×18cm_2008

오리엔탈 비자트는 기묘하고, 비정상적이지만 유머러스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자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이 전시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이 작가가 창조해 낸 '보이지 않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경험하고, 동시에 작품의 상상력을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 오리엔탈 비자트

Vol.20101029f | 김현화展 / KIMHEENA / 金玄和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