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plife

박진아展 / Jina PARK / 朴眞雅 / painting   2010_1119 ▶ 2010_1219 / 월요일 휴관

박진아_스크리닝을 기다리며 Waiting for the Screening_캔버스에 유채_260×2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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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118_목요일_05:00pm

2009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

후원/협찬/주최/기획_성곡미술문화재단

관람료 어른,대학생(20~64세)_5,000원 / 학생(초,중,고교생)_4,000원 20인 이상 단체_1,000원 할인 * 65세이상 어르신, 7세 미만 어린이는 무료입장입니다. *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단체관람료가 적용됩니다. * 본 요금은 동 기간 전시되는 『박화영_C.U.B.A.』展 관람요금을 포함합니다. * 단 2관전시 준비기간 시 전시관람료_성인 3,000원 / 학생_2,000원

도슨트 설명_매일 2회 (2시, 4시) *단체_사전 전화문의 (T. 02.737.7650)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종료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성곡미술관_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성곡미술관은 『2009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 : 박진아―Snaplife』展을 개최합니다. 지난 1998년에 시작된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展은 미래의 한국미술을 이끌어나갈 역량 있는 국내작가를 발굴하고 전시를 통해 지원하는 국내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박진아 작가는 2008년 선정된 2009 내일의 작가로 전시일정 조정의 이유로 2010년에 개인전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지 13년째가 되는 해로, 2010 내일의 작가인 『이주형 : 공리적 풍경』展, 『이명호 : 사진행위 프로젝트』展, 『방병상 : 죽기에는 너무 젊은」展에 이어 4번째로 열리는 내일의 작가전이며, 선정 작가의 현재적 작업 성과와 미래적 비전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박진아_사다리 02 Ladder 02_캔버스에 유채_230×170cm_2010

"현대회화는 재현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도 말하지 않는다. 회화는 그 자체로 감각 즉 우연한 기호일 뿐이다." (질 들뢰즈) ● 전통적으로 회화는 가시적인 세계를 그대로 캔버스에 재현해내는 것을 주요 화두로 삼아왔으며, 눈에 보이는 대상을 얼마나 똑같이 그려내는가의 문제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의 진정한 목표가 되어왔다. 이처럼 자연의 모방으로서의 재현, 즉 '미메시스(mimesis)'개념은 회화의 전성기인 르네상스시기를 지배하며 많은 거장과 회화기법들을 탄생시켰다. ● 19세기 사진의 발명 이후, 전통적 의미의 재현개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진 회화는 점차적으로 외양의 모사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내외부에 주목하며 모더니즘 회화의 사조들과 새로운 거장들을 등장시켰다. 원근법에서 탈피한 사실주의 회화에서 '예술을 위한 예술', 즉 형과 색만 남아 물성만을 극대화 시킨 미니멀리즘 회화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미술의 역사에서 회화는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라는 고민을 거듭해왔다. ● 전 세계적으로 2명 중 1명은 사용한다는 스마트폰 세대, 일반 대중을 UCC유저 즉 창조자의 역할로 탈바꿈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유투브(You Tube)에 이르기까지 바야흐로 영상미디어 대중화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에도 무엇을 어떻게 그릴까 하는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작업에 도입하여 관람객의 오감을 자극시키며 끊임없이 형식을 변모해가고 있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스펙타클한 충격 속에서 박진아는 묵묵히 전통적인 매체를 고수한 채 현대회화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 박진아는 그간 몇 건의 개인전 및 단체전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 여가를 보내는 모습들을 캔버스에 담담하게 담아왔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박진아가 보여주는 일상은 카메라의 렌즈가 포착한 찰나적이고 순간적인 일상의 단면들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박진아의 작업은 먼저 자신의 일상을 카메라로 찍은 후 그 이미지들을 캔버스 위에 재구성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초기 그의 관심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간직한 로모(Lomo) 카메라에 주변과 지인들의 실제 모습을 담은 후 이를 두 개 혹은 네 개의 캔버스에 분할하여 재구성하는 것에 있었다. 렌즈가 4개 달린 로모 카메라가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순간의 기록이다. 하지만 로모 카메라의 특성상 예기치 않는 우연적인 효과 및 감성이 가미된 이 일련의 작업들은 일명 '로모그래피(Lomography) 시리즈'라 불리며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지나가는 일상의 흐름들을 보여준다. 「김밥 먹는 Y」, 「나비 의자」, 「새」, 「오렌지」 등의 일련의 작품들에서 알 수 있듯 김밥을 집어 먹거나 의자에 앉아있는 지인의 모습, 천천히 날아가는 새의 모습 등은 그 어떤 짜여진 각본이나 특별함 없이 그저 정원, 로비, 옥상 등 일상생활의 장소에서 한가롭게 여가시간을 보내는 비생산적 활동들이라 할 수 있는데, 관객들은 자연스레 이 장면들이 선사하는 미묘한 차이와 반복적인 리듬에 주목하게 된다. ● 이후 박진아의 작업은 일반 카메라의 스냅사진을 사용하게 되면서 보다 치밀하고 의도적인 그리기로 나아간다. 이는 「오후」, 「봄」 등 공원과 같은 야외나 밤풍경 안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는 현실의 순간 및 소박한 정서들을 기록한 스냅사진을 하나의 캔버스에 담아내는 작업들로 이어져왔으며, 2007년 이후 작업들에서는 「프로젝터 테스트」, 「스크리닝을 기다리며」, 「사다리」, 「수평재기」, 「저 위 조명」 등 작가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모습이라 할 수 있는 미술관, 갤러리 등에서 작품을 설치하거나 전시를 준비하는 모습, 오프닝 행사와 같은 파티장면에 집중된다.

박진아_그림을 바라보는 네 여자 Four Women Looking at a Painting_캔버스에 유채_230×178cm_2010

정물화를 지칭하는 'Still life'를 연상시키듯 이번 전시제목이기도 한 'Snap life'는 이러한 그의 작업을 핵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두 가지 단서를 제공한다. 카메라가 포착한 찰나적 이미지, 즉 스냅 샷들이 보여주는 부정할 수 없는 평범한 이미지들은 또한 우리가 늘 마주하는 삶의 가장 객관적인 모습이자 벌거벗겨진 일상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들이라 할 수 있다. ●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대회화와 맥을 같이하여 변화를 거듭한 '사진'은 외부세계를 그대로 재현하거나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눈으로 미처 볼 수 없었던 사소한 부분까지 날카롭게 포착해내며 새로운 표현매체로 떠올랐다. ● 사진을 작업을 위한 중간매체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회화작가인 박진아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사적인 경험들을 사진기의 눈을 거쳐 화폭에 객관화 시키는 작업에 주목한다. ● 여기에서 작가의 관심은 현실의 기록으로서의 사진이 아니라 작가가 카메라의 눈으로 포착한 현실의 한 순간과 빈 캔버스 속 회화의 공간이 겹쳐지는 순간에 있다. 사진이 제시하는 현실적 이미지들은 박진아 특유의 회화적인 터치로 캔버스에 재구성된다. ● 이때 회화적 장면들은 카메라의 렌즈가 포착해 낸 경험적 사실들과 중첩되며 이 과정에서 이질적인 간극이 만들어진다. 나아가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공간이 합쳐지는 바로 그 순간은 다시금 작품을 바라보는 '지금, 여기', 즉 관객의 현재와 마주한다. ● 근작들에서 두드러지게 보여 지는 'Art Scene', 즉 전시장에서의 모습과 같은 작가 주변의 일상의 모습들은 미술활동 및 미술현장의 구조를 넌지시 제시해준다. ● 사다리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작품을 걸고 있는 설치스텝들의 뒷모습, 파랗게 벽면에 비춰지는 텅 빈 프로젝터 화면을 바라보며 영상을 테스트하는 전시스텝들, 작품을 걸기위해 수평을 맞춰보고 있는 사람들, 어딘가 위에 달려있는 하나의 조명을 바라보는 사람들, 영상작품 상영을 기다리는 일련의 무리들, 해가지는 전시장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들이 그려진 작품들은 작품이 걸리는 미술생산 구조, 즉 미술현장과 활동을 캔버스 내부로 적극 끌어들여 관객들이 엿볼 수 있도록 한 어찌 보면 주객이 전도된 전복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할 수 있다. ● 이처럼 관객들이 작품을 바라보는 전시장이 주요 소재가 된 작품들은 관찰자의 시선으로 객관화되는 인식의 과정에서 묘한 낯설음과 불협화음을 만들어 낸다. ● 박진아가 주목하는 것은 크게 주목받기 힘든 먹고 자는 것과 같은 지극히 본능적인 행동들이다. ● 이는 연속적으로 찍힌 사진들 혹은 스냅사진들을 회화로 전환하며, 일상이 보여주는 삶의 리듬과 반복의 힘을 강조하려 하려는 시도이자 사진이 기록한 사적순간을 모든 주관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시킨 관찰자의 시선으로 객관화하는 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 바로 이 중성적인 그리기를 통해 예기치 못한 실재들의 귀환하며, 대상에 몰입되지 않은 객관적인 바라보기에서 조금씩 간극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는 곧 소소한 일상, 즉 지극히 평범한 순간을 강렬한 경험으로 인식하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 박진아 회화의 특징은 기법적 측면에서 볼 때 속필(速筆)과 시간성에 주목할 수 있다. 그의 회화적 공간은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한 순간을 보여준다. 사진 속 정지되고 고정된 시간은 그의 회화적 공간에서 다시금 되살아나 천천히 흐르기 시작한다. ● 특유의 속필기법, 즉 시원하고 빠른 붓질을 통해 얇게 겹겹이 칠하는 방식은 회화적 공간속에 켜켜이 중첩된 시간의 거친 흔적을 만들어준다. 사진 속 시간과 평면의 회화 속 시간이 중첩되는 순간에 대상의 겉모습이 아닌 바로 대상이 갖고 있는 감각 그 자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 모호한 윤곽선, 섬세하고 꼼꼼한 묘사가 아니라 무언가 덜 그린 듯 한 미완의 붓질은 특유의 함축적이고 생략적인 표현을 통해 꾸며지지 않은 날것의 감각을 회화의 표면에 제시한다. ● 작가 스스로도 '너무 많이 그리지 않으려고 했다'라고 밝히듯 그 자체로 완전하다 할 수 있는 느슨한 그리기의 방식은 회화의 완성도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한다. ● 더불어 명도와 채도가 낮은 그레이톤의 컬러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정서는 정교하고 논리적인 화면구성에 한가로움과 평온함 등의 서정적인 감성을 부여해준다. ● 즉 박진아가 보여주는 화면은 전통적 의미의 재현을 포기한 대신 우연한 기호의 펼침인 감각 그 자체를 드러내준다. 회화적 차이와 반복을 통해 표현된 감각은 그 어떤 논리적인 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단지 그자체로 느껴질 뿐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사유하도록 만들어주는 박진아의 회화만이 갖는 가장 큰 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전시는 크게 3개의 전시공간으로 구분했다. 먼저 관람객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1전시실은 페터 간(Peter Gahn)과 함께 협업한 사운드 설치 작업 「Black Landscape」을 포함하여 「Night Tree」, 「Night Picnic」 등과 같은 주로 밤 풍경 들이 전시된다. ● 2층의 2,3전시실은 야외풍경 보다는 미술관, 갤러리 등 최근 그가 주목하고 있는 전시실 내부에 모습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2전시실에서는 「수장고」, 「수평재기」 등과 같은 일련의 작품들과 종이에 과슈(Gouache)로 그려진 작은 액자들이 전시되며, 3전시실에서는 「스크리닝을 기다리며」, 「사다리」 등의 대형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끝으로 전시실 한 켠에서는 하나의 영상으로 편집된 작품이미지들도 관람할 수 있다.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리드미컬하게 바뀌는 이미지들은 회화의 그것과는 또 달리 마치 오래된 영사기에서 천천히 상영되는 영화와 같은 시공간을 보여준다.

박진아_수평재기 Measuring Level_캔버스에 유채_135×182cm_2010

박진아의 회화 속 그려진 이미지들은 그저 흔적만 있을 뿐 대상은 없다. 이는 주인공이라기보다는 크게 집중할 가치가 없어 보이는 부분적인 단상들로 하나의 사건이 벌어지는 시점 안에서 주된 대상이 제거된 여백, 즉 부재하는 장소 그 자체이다.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들과 포커스가 잘못 맞춰진 듯 한 담담한 화면구성으로 작가는 마치 하나의 단서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 듯 화면에서 보여 지지 않은 비가시적인 세계들을 넌지시 제시한다. 또한 그 동안 미술의 역사를 지배해 온 모든 회화적인 모델들과 규칙들을 거부한 채 완강히 저항하고 있다. A도 B도 아닌 그 사이공간에서 구축되고 성취되는 모든 규율들과 법칙들이 부정되며, 캔버스에 남는 것은 오로지 규정하기 힘든 실재의 잔재들이다. 이것이 바로 회화만이 성취할 수 있는 강한 울림이자 감각의 또 다른 이름인 힘일 것이다. ● 박진아는 시선이 전복되고, 일상이 벌겨 벗겨진 순간 불현듯 침투하는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과 낯선 느낌 그 자체를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런 일상의 낯선 단면들은 우리 자신의 삶과 주변을 객관적으로 성찰해보고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모든 것은 결국 그리기에 대한 꾸준한 성찰 및 실험이자 현대회화의 활로를 찾기 위한 작가의 끊임없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 김진섭

Vol.20101121h | 박진아展 / Jina PARK / 朴眞雅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