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연展 / JUNGYEONYEON / 鄭瑌延 / painting   2010_1201 ▶︎ 2010_1230 / 월요일 휴관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76×55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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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10_1204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소_Gallery SO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17번지 네이처포엠빌딩 201호 Tel. +82.2.548.9648

치명적인 & 매혹적인 여자에 관한 n개의 진실 1. 식물, 여자 ● 여성이라는 개념이 문명 발달이 후 존재하였던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여성으로써, 남성과의 비교에 의한 고전적으로 부여된 역할에 의한 '사회적 소산물'이라는 점을 우리는 여전히 간과하고 있었다. 여성학에 의하면 이러한 사회 문화적으로 여성에게 부여된 역할을 총칭하는 여성적 특성이란 남성에 비하여 부정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부정적 내용은 또 다시 '여성'이라는 신화를 끊임없이 재생산하는 촉진제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사실, 수천 년에 걸친 여성에 관한 정의는 성녀와 마녀의 극단적인 이중적 원형(原型, archetype)을 벗어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여성을 그리는 정연연은 이러한 인류의 오랜 시각 속에 고착되어진 여성의 이중적 시각과 관념들을, 여성의 심리를 연구해 나가듯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여성들을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종이위에 수채화를 사용함으로써, 식물과 여성이 결합되어 가볍게 때론 유영하듯, 영원히 여성적인 도상(icon)들이 유령처럼 춤을 추듯 연출되고 있다. 식물은 꽃과 동일선상에서 이해되는 상징으로서 죽음의 부활이나 생명력, 생명의 순환적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바다와 같은 풍요와 생명을 주는 '물'과도 연결되는 것으로서 탄생, 창조의 의미도 내재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성이 생명, 탄생, 창조, 지모신(地母神)이라고 볼 때, 작가의 화면은 여성적인 상징, 결합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라나는 식물, 이는 마치 물속에서 떠다니는 생명의 알갱이와도 같은데, 이로써 물속의 여자, 거울의 여자, 기억의 여자와의 관련성을 배재할 수 없다. 물속을 바라보는 작가의 자아, 거울을 바라보는 여성을 환기시키는 화면은 일종의 신화속의 나르시스(Narcissus)의 연못과 같이 함몰되는 자기애로의 표출과도 무관할 수 없을 것이다.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76×55cm_2010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55×76cm_2010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55×76cm_2010

2. 몽상의 모나리자 ● 사실, 작가의 유년기에서부터 현재까지 여성에 관한 경험들이 함축되어진 머리위에 빼곡히 장식하고 있는 상징의 덩어리들은, 여성의 숙명, 운명, 희망, 사랑, 평화와 같은 작가의 숨겨진 여성의 생각들에 관한 집합체이다. 여성의 상징으로 오랫동안 고착되어진 다이아몬드형의 육각형이나 식물 넝쿨의 응집, 생식기, 고무호스(이는 작가의 어머니의 상징물이다), 그리고 내면속에 도사리고 있는 또 다른 여성의 인격체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거나 살아 있다. 풍성하게 머리를 장식한 여인들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응집하며, 과거로부터의 상처, 기억들을 환기시키거나 치유하거나, 본래의 자신의 심리적 상태나 여성의 내재된 심리를 고백하는 내면의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그리기와 같은 몰입하고 토해내는 반복의 과정 속에서, 작가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의 화면은 공허와 신비가 교묘하게 교차되고 있는데, 그 교차점에서 일어나는 불안, 공포, 공항, 강박, 스트레스와 같은 여성의 수면 속에 내재해 있는 굴곡진 감성의 심리 상태가 드러나고 있다. 이는 독일의 여성학자인 바흐오펜 (J.J. Bachofen)이 말하고 있는, 중도와 정도를 지키는 것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여성으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 전투적인 여성들은 아주 빠르게 연결되는 여러 극단 상황을 통하여 보여 주고 있다는 것과 동일선상에서 이해된다. 이러한 여성의 심리 가운데 정연연 작가가 더욱 주목하는 것은 모략과 질투와 같은 여성이 여성에게 가하는 적개심이다. 사실 이러한 여성상은 작가의 개별적 경험 속에서 탄생한 일화적(episode) 소재에서 출발한 것이기도 하지만, 여성에 관한 사회구성원 전체의 무의식속에 깊이 작용하고 있는 고착화된 신화속의 여성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여성의 내면을 드러내기 위해 작가는 눈썹을 지운 채 표정을 알 수 없는 모나리자를 그려낸다.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영원한 명작으로 회자되는 것은, 그녀의 감춰진 묘한 미소 속에서 미의 다양한 비밀 (Secret)들이 끊임없는 물음을 달고 해석과 해석들을 반복시키기 때문이다. 정연연의 꿈을 꾸듯 몽상하는 모나리자들은 작가가 여성의 이중적 심리상태를 드러내고 감추고자 설정한 일종의 트릭이기도 한 것이며, 이를 통해 영원한 여성이나 영원한 미(beauty), 그 속에 감춰진 적나라한 여성의 비밀들이 끊임없는 반문을 일으키게 된다.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76×55cm_2010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76×55cm_2010
정연연_Redefinition of herself_종이에 수채, 과슈, 금박_76×55cm_2010

3. 치명적인 그녀의 n개의 비밀 ● 머리에 올린 풍성한 장엄물에서 작가의 여성에 관한 다양한 심리상태와 상징들을 읽어낼 수 있다. 사실 작가의 여성들은 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overthinking woman), 너무 사랑하는 여자, 너무 ..., 너무.... 와 같은 지나친 감정의 욕구를 지닌 존재들로 드러나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작가가 고민하고 있는 여성의 질투나 불안과 같은 특정의 심리적 상태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인 것이기도 하다. 정연연의 작품은 아름답다, 매혹적이다와 같은 형언할 수 없는 매력, 꽃과 열매에서 느끼는 매혹적인 힘과 부드러운 우아함, 달콤함과 같은 감성으로 부풀어 올라 있다. 이러한 자아적 환희, 황홀경(ecstasy)에 빠진 이미지들 속에서 작가는 수면 맞닿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즉물적이고 중독적인, 치명적인 심리의 연출을 시도한다. 이는 시바(Śiva)가 탄생과 생명의 신이지만 동시에 파괴의 신인 것처럼, 여성은 꽃이나 생명으로 이야기되지만 섬득한 상처가 공존하고 있음과 같은 것이다. 즉, 정연연의 작품에서 비너스, 마돈나와 같은 성녀의 아니마(anima) 속에서 감정적 폭력의 아니무스(animus)를 경험하는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닌 것이다. 양파껍질과도 같이, 미로와 같은 알 수 없는 그녀의 n개의 비밀들이 작가의 화면에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이 매혹적인 그러나 치명적인 여성들에게서 작가의 상처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 모두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경험할 수 있는 트라우마(trauma) 이기도 한 것이다. 작업의 지난한 과정 속에서 유희와도 같이 자연스러운 자기치유의 과정을 경험하거나, 감상으로서 치유의 과정과 승화를 경험하게 되는 것은 작가의 화면이 주는 일종의 즐거움일 것이다. 정연연은 포토그래퍼, 퍼포먼스,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아티스트로서의 뜨거운 열정의 끼를 발산하였다. 이제, 여성을 연구하고 그리는 작가로서 그리고 여자에 관한 무한한 진실을 말해주는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된다 하겠다. ■ 박옥생

Vol.20101202g | 정연연展 / JUNGYEONYEON / 鄭瑌延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