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오승환展 / OHSEUNGHWAN / 吳承桓 / photography   2010_1208 ▶︎ 2010_1231 / 월요일 휴관

오승환_Camouflage_008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초대일시_2010_121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자하미술관_ZAHA MUSEUM 서울 종로구 부암동 362-21번지 Tel. +82.2.395.3222 www.zahamuseum.com

『위장. 전복된 명제-오승환』展 ● 모든 일은 서두르지 않고 진행되었다. 사물과 공간 사이, 비좁은 찰나의 간격에서 보이지 않던 시간이 드러났다. 흐릿한 표면질감을 통해 암시되고 있는 사실은 이미 중요한 목적이 아니다. 이 모두는 우발적 탄생이 아닌 명확한 오승환의 의도임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표면 위에 드러난 불안정한 선들은 암시된 이들의 정체를 일시적이나마 감추어 주는 안정장치의 역할처럼 보인다. 까발리기엔 너무도 사변적이거나 혹은 너무나 가벼운 일상일 수 있기에 작가는 예술에 존립하기 적당한 양의 상상 여지만을 남겨놓는다. 오승환의 카메라에 잡힌 대상은 질량과 공간을 잃고 대신 그 잃어버린 공간에 시간을 채웠다. 그러나 실존은 반환되지 않았고 다만 다른 형태로 변이되었다.

오승환_Camouflage_002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오승환_Camouflage_007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작가는 비닐에 노동으로 표면질감을 만든 후 불특정 다수의 소재를 화면에 담아 본래의 모습을 바꿔버렸다. 위장이라 불리는 이러한 행위는 역사상 생물의 시각 출현에 기원을 담고 있으며 이는 생물의 실존 문제를 철학과 고생물학적 특성과 연계하여 드러내었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풍부한 영감과 알맞은 방법론으로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위장은 진화 속 시각의 발견으로부터 출발하며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관계를 포식자와 먹이의 관계 혹은 번식의 이유 등의 관점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러한 사고의 과정 중 진화는 진보가 아닌 생물과 생물간 또는 환경과의 적응 축적을 통한 다양성의 증가라는 결론에 다다르며 더 복잡해진 인간사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누설한다. 그 누설은 약간의 위트와 함께 사진이라는 시각예술로 다루어졌다. ●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건져 올리는 비범한 눈의 힘이다. 그리고 대상을 포착한 작가 특유의 접근 방식과 사진에 대한 미학적 사유의 소산이다. 순간적 감흥으로 선택된 것은 대상만이 아니다. 대상의 위장과 진화 역시 직감으로 선택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선택된 대상은 풍부한 상징과 알레고리, 위트와 미감, 아이러니 등을 동원하여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관람자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 게다가 대상의 미묘한 각도와 간발의 조명 차이, 정서적 느낌의 포즈와 아다지오적 속도는 그의 사진을 충분히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좋은 장치들이며, 그가 설정한 위장과 진화론에 적합한 도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숨기지 않고 의식적으로 표현한 미묘한 낌새들은 그의 사진 속 대상을 파악하려는 노력보다 그 자체를 바라보게끔 하는 요소가 되어 주니 오승환의 사진은 다각도로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오승환_Camouflage_006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오승환_Camouflage_003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관심을 두지 않던 보잘 것 없는 미물, 시간을 가리키지 못한 채 가라앉는 시계, 과시를 잃어버린 나비, 주목받지 못한 일상의 고무신 따위는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의식의 사각지대라 할 수 있다. 그곳에서 그가 펼치는 새로운 논리는 일반적 사진에서 연상되는 고정관념들을 보기 좋게 배반하고, 좀처럼 사진의 소재가 될 것 같지 않은, 의심스러운 심상들을 끌어 모아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만들었다. 그렇게 오승환을 통해 전복된 논리는 위장이라는 속임수의 단순한 변신 방법이 아닌 진화 혹은 적응을 위한 삶의 태도를 말하는 또 다른 명제를 탄생시켰다. 다시 말해, 오승환에게 있어서 일상의 대상을 선택한 후 화면의 상흔으로 그 형태를 해체 하는 것은 곧 위장이고, 그 위장으로 인해 대상의 상징성이 보편화되는 것은 곧 진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찍은 대상이 무엇이었는가는 중요치 않고 또한 화면에 담긴 후 위장과 진화를 겪은 피사체가 무엇을 지칭하는 것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다만 이러한 개념은 그의 사진이 예술작품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데 사진적 미감 이외의 한층 더 높은 의미를 부여하게 한다. ■ 김최은영

오승환_Camouflage_005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오승환_Camouflage_009_피그먼트 프린트_150×100cm_2010

Camouflage, the overthrown proposition- Exhibition by Seung Hwan Oh ● Things took off slowly without rush. The time hidden in the narrow gap between objects and space revealed itself. The fact implied by the blurred surface is not the artist's main purpose. All these have been carefully conducted by Seung Hwan Oh, excluding any possibility of coincidence. ● The unstable lines exposed on the surface seem to function as an equilibrator that temporally conceals the captured subjects' identities. ● As it could appear to be too speculative or too daily-life-orientated to disclose, the artist has left just enough space for imagination in order to make room for art. ● The subjects captured by Seung Hwan Oh's camera lost its mass and space. Instead, they brought time into that lost space. However, the true nature has remained intact, it just mutated into different forms. ● Through the transparent plastic film on which he created texture, Oh took pictures of random objects altering its original figure. ● This act, called as 'Camouflage' derives from emergence of sight in the history of living things. It is a bona fide act as it relates to philosophy and paleontology in order to raise life's existence issues. He executed a new attempt built upon his rich inspiration and by clever means. ● Camouflage that he talks about sets out from the birth of sight in the midst of evolution. He regards the relationship between viewer and viewee as the one between predator and prey, or as the cause of breeding. While processing such thoughts, he reaches out the conclusion that evolution is not advancement but increasement of multiplicity through accumulating experiences of adaptation between living things and environment. It also reveals the close similarity to human history. This revelation was handled wittily by the medium of photography. ● In Seung Hwan Oh's art, there is a power of unordinary vision about ordinary and plain things. There is also the outcome of the artist's unique approach to the captured subjects and his reflection upon aesthetics. ● It is not just the subjects that were selected spontaneously. The idea of camouflage and evolution also got chosen by intuition. Then, his works convey rich symbolic aspects, allegories, sense of wit and beauty, and irony both in serious and humorous ways to the viewers. ● Besides, his strategies using a subtle angle, a slight difference of lighting, a poetic pose and slow downed speed add beauty to his photographs. They are also used as appropriate tools to relate to his concepts of camouflage and evolution theory. ● The voluntarily expressed ambiguity became the factor encouraging people to look at the photograph itself, instead of trying to figure out the identity of the taken subjects. This is the reason why Seung Hwan Oh's photographs surely appear to be interesting from multiple points of view. ● Insignificant creatures with no interests, a sinking clock out of order, a butterfly without pretense and ordinary rubber shoes reside in the blind spot of our consciousness. Within that place, Oh's new logics betrayed fixed ideas of photography and he created the unusual works engaging doubtful imageries seemingly unsuitable to be a subject for photography. ● The overthrown logics by Seung Hwan Oh gave birth to another proposition of camouflage, not as a simple disguising method but as a life attitude orientated toward evolution or adaptation. ● In other words, for the artist, choosing a common subject and deconstructing its form as a scar left on screen is camouflage. And generalization of subject's symbolism by this camouflage is evolution. Therefore, it is not important to know what the initial subject was at the beginning, nor what it refers to after having been processed by camouflage and evolution. His photographs have simply suggested various paradigms of art, bringing significant meanings into his art in addition to his esthetic achievement in photography. ■ Eun-yeong, Gimchoe

Vol.20101207a | 오승환展 / OHSEUNGHWAN / 吳承桓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