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Space

장재철展 / JANGJAECHEOL / 張在喆 / painting   2010_1208 ▶︎ 2010_1221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45×45cm_2010

초대일시_2010_1208_수요일_05:00pm

후원_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월~토_10:30am~06:30pm / 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_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수공예성의 극적 반전-오브제성의 극적 반전 ● 장재철의 작업은 작가의 인간적 공이 들어간 '수공예성'의 극적 반전을 통해 전체적으로 마치 '무관심의 미'를 표방한 듯하다. 일반적으로 이 무관심의 미는 작품의 오브제화, 즉 물체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장재철의 작업 또한 외관상으로 이러한 기조를 따르고 있다고 보여진다. 자연 대상의 재현으로부터 철저하게 벗어난 기하학적 형태들, 사람의 체취와 감성적 붓질이 사라진 매끄러운 표면과 광택의 질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개성의 취향이 말소된 측면은 변형 캔버스의 사용으로 강화된다. 더구나 이 변형 캔버스 안에는 어떠한 암시적인 3차원의 일루젼을 다루지 않고 실제의 3차원성을 현존하게 함으로써 더욱 강화된다. 이를 위해 장재철은 캔버스의 지지대를 돌출시키는 방법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조각적 형태들은 실제의 3차원성을 구현해낼 뿐만 아니라 숨 막힐 듯한 팽팽한 긴장감을 창출해낸다.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45×45cm_2010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125×110cm_2010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57×57cm_2010

그런데 주목할만 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장재철의 작업이 외관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특성을 따르는 듯 하지만 거기에는 매우 인간적인 감성과 여운의 축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업적인 간소화된 형태를 위해 작가는 고도로 정밀하게 캔버스를 직접 재단하고 제작한다. 또 반질반질한 표면을 위해 캔버스에 플라스틱 용액을 바른 후 연마하는 행위를 20여 회 반복할 정도로 수고로운 밑 작업을 해낸다. 이것은 캔버스의 올, 즉 씨줄과 날줄의 질감을 역행하여 매끄러운 표면을 창조하기 위한 고된 행위인 것이다. 고전적인 캔버스의 질감을 소멸시키고 중성적이고 인공적 특성을 내기 위해 작가는 매우 느리며 세심하게 표피, 정확히 말하자면 표피의 밑을 매만지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 있었던 무관심의 미는 이와 같은 수공예성의 개입으로 극적 반전이 이루어진다. 그의 작업이 매우 우아하며 예민한 아날로그적 특성으로 다가오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그 표피는 보는 이의 시선을 단순히 미끄러져 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 묘한 감성적 속성으로 인해 그 곳에 오래 동안 머물게 한다. 사실 장재철은 자신의 작업에서 인간적 개입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하겠다. 조형적 아름다움을 위해 가장 우아하며 수려한 형태의 포물선이나 호의 형상을 끊임없이 탐구하여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색감 또한 매력적으로 발산되는 지점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의 작업은 매우 치밀하며 조형적 전략을 지니고 있다. 형태뿐만 아니라 작품의 고저의 조정으로 리듬과 강약을 갖추고 있다. 특히 가장 높게 튀어나온 클라이막스와 같은 부분은 시각적 긴장감과 심리적인 긴장감을 동시에 유발시킨다.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78×162cm_2010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108×85cm_2010

글쓴이가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작가는 스키장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한 바 있었다. 그 순간 글쓴이의 머릿속에는 돌출되어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선과 아무도 없는 스키장에 단 한 사람의 스키어가 활보해 놓은 선의 흔적이 동시에 오버랩 되었다. 이 순간부터 자족적이어야 될 그의 작업 속에서 다른 암시 혹은 문맥을 읽게 되었다. 동시에 그 순간 장재철을 미니멀리즘의 개념을 제시했던 뒤샹의 후예로 의심 없이 보았던 글쓴이의 오류를 인정했다. 그는 뒤샹의 후예가 아니라 오히려 브랑쿠지의 후예에 가까운 듯하다. 뒤샹의 후예처럼 작가와 작품과의 단절을 제시하기 위해 인위성과 즉물적인 표면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자신과 작품의 소통, 개입, 나아가 천착을 위해 수공예적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것이다.

장재철_Time-Space_캔버스 릴리프_48×135cm_2010

결과적으로 장재철의 작업은 수공예성의 극적 반전으로 이루어진다. 동시에 오브제성의 극적 반전으로 이루어진다. 어쩌면 미술사적으로 양립하기가 힘든 이 두 요소를 포괄함으로써 감성적이며서 중성적인 묘한 지점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 김지영

Vol.20101208h | 장재철展 / JANGJAECHEOL / 張在喆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