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공미선, 이제그만할래요

공미선展 / KONGMISUN / 孔美善 / photography.video   2010_1211 ▶︎ 2010_1217 / 월요일 휴관

공미선_착했던공미선씨가이제그만착하려는까닭은_단채널 비디오_00:09:40_2010

초대일시_2010_1211_토요일_06: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커뮤니티 스페이스 리트머스 LITMUS COMMUNITY SPACE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786번지 B1 Tel. +82.31.494.4595 www.litmus.cc

'착한 딸, 착한 친구, 착한 동료였던 공미선이 웃통을 벗고 울부짖는 헐크가 되어 그들 앞에 돌아왔다!' ● 자유, 개성, 각자의 다양성이 그야말로 유행 같은 이 시대에 나는 얼마나 자유롭고 얼마나 자신의 주체성을 지키며 얼마나 잘 살고 있나. 포스트모더니즘도 이제는 막을 내린다하고 우리는 이사회분위기에 발맞춰 마치 자신이 자유로운 영혼으로 재탄생이라도 한 것 마냥 느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사회 시스템과 타인과의 관계로부터 그저 자유로운 영혼이 된 걸까. 우리사회 안에서 개인에게 미치는 집단의 영향력에 대한 얘기는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우리가 여전히 무의식중에 사회의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다 우리는 자신이 이 사회에 억압되어 있음을 느끼는 순간 헐크 같은 괴물로라도 변신해서 자신을 해방시키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 세상을 산다는 것은 어쩌면 타인과의 관계에 따라 수많은 이름표를 부여받고, 그에 따른 수많은 역할을 강요당하는 노예살이 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우리는 관계와 그에 따르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호명당하고 여러 역할에 충실할 때 정작 나를 거울에 비추고 나란 주체를 알아가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이처럼 나를 둘러싼 외부세계에만 집중해있던 나에게 나는 '넌 얼마나 니 정체성에 충실하며 살고 있어?'라는 물음을 던지며 「착한공미선, 이제그만할래요.」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공미선_착한공미선,이제그만할래요-결혼식_사진_30×40inch_2008
공미선_착한공미선,이제그만할래요_퍼포먼스_2008

이 프로젝트는 사람들이 모인 행사에 수상한 옷차림을 하고 찾아가 사람들과 단체사진촬영을 하고 돌아오는 사진연작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찾아가 인터뷰하는 영상작업, 이렇게 두 갈래로 진행됐다. 프로젝트의 주인공격인 단체사진연작은 2008년 4월의 어느 날 시작되었다. 그날은 내 사촌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자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나의 솔직한 모습을 선언했던 날이기도 하다. 가족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고 열심히, 열심히 살아왔던 나는 가족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착한 아이라는 타이틀로 나 자신을 포장하고 늘 모범적이고 순종적인 아이를 자처했다. 하지만 한집안의 착한 막내딸이 아닌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삶의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나는 늘 가족의 기대와 내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해야 했다. 그런 고민 끝에 나는 무작정 축구 운동복 차림에 축구공을 옆구리에 끼고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의 치기어린 반항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이 프로젝트의 단초가 되었다. 그 사진 속에서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몸짓으로 사람들 속에 서있는 나는 공동체란 이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개인의 작지만 큰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다. 여전히 보수주의의 성격이 강한 한국사회의 공동체가 내게 그렇게 서길 바라는 모습이 아닌 내가 서있고 싶은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서있는 것이다. 이 선언은 한 번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고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또 다른 공동체 안에서도 계속 되었다. 나는 계란에 바위 치듯 맨땅에 헤딩하듯 되풀이 되는 그 무모한 행위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찾고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공미선_착했던공미선씨가이제그만착하려는까닭은_단채널 비디오_00:09:40_2010
공미선_착한공미선,이제그만할래요_퍼포먼스_2010

착한 공미선은 이제 없고 착했던 공미선이 다시 사람들 앞에 섰다. 지난 시간을 살아오며 나는 언제나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들을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것이 우리관계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지 타자의 질서에 순응하고 의존적인 종이인형 같은 삶에 불과했다. 나는 이제 착한 짓을 그만두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섰고 이 모습이 거북하건 화가 나건 이상하건 즐겁건 어쨌든 간에 나의 진실한 이야기는 시작 됐다. 나는 사회와 관계없이 살아갈 수 없고, 사회 시스템 속에서 나의 욕망을 온전히 표현하며 살수 없음을 안다. 하지만 사회의 기대에 따른 대리인이 될수록 내 삶의 주인은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고 진정한 주체성을 잃게 됨 또한 안다. 이제는 타자의 욕망 속에서 까맣게 잊고 살아왔던 나를 해방시키고 대리인이 아닌 주체로 다시 서고 싶다. 우리는 이따금 사회의 관계 속에서 거리를 두고 내 정체성을 되돌아 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전시가 사람들에게 자신을 새롭게 재인식하고 우리를 둘러싼 관계를 재정립할 여유가 될 수 있길 바란다. ■ 공미선

Vol.20101211b | 공미선展 / KONGMISUN / 孔美善 / photography.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