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phzibah's for her

김가영展 / KIMGAYOUNG / 金佳英 / painting   2010_1210 ▶︎ 2010_1230 / 토,일,공휴일 휴관

김가영_BLACK CURTAIN HEPHZIBAH_아크릴판에 혼합재료_40×31×14cm_2010

초대일시_2010_1210_금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큐브_SongEun ArtCube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舊 송은 갤러리) Tel. +82.2.527.6282 www.songeun.or.kr

Hephzibah's for her ●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커피'를 접했던 작가(그녀)는 이를 소재로 작업을 시작한다. 커피를 마시는 공간은 작가에게 후각, 청각, 시각적인 자극을 주어 그녀의 작업을 다지고 정리하는 도구 같은 것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비단 그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을 공유한다. ● 실내에서 바라본 창 밖에는 화려한 샹들리에, 그 너머 꽃과 나무 사이로 테이블과 의자의 모습이 보인다. 깊은 공간감과 더불어 균형잡힌 구도, 화려한 장식과 색감은 마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트의 한 부분 같다. 누군가에게는 이 공간이 그저 잘 꾸며진 특정한 장소로 여겨질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그녀의 시간과 이야기들이 스며있는 공간이며, 화면에 등장하는 소재 하나하나가 특별하다. 아버지가 만든 테이블과 의자, 어머니가 장식한 꽃과 소품을 그녀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화면에 담는다. ● 어린 시절 그녀는 어머니에 대한 물리적, 감정적 거리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어미니는 그녀를 위해 이 공간을 만드셨고, 상대적으로 그녀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적었다. 때문에 어머니의 손길을 빼앗아 간 이 공간은 그녀에게 질투의 대상이었다. 누구나 느껴 보았을 어머니에 대한 소소한 투정과 그리움 그리고 사랑이 그녀의 작업에 배어있는 것이다.

김가영_BLACK HEPHZIBAH_장지에 혼합재료_55×30cm_2010
김가영_casablanca HEPHZIBAH_장지에 분채_130×162cm_2009
김가영_FIRST HEPHZIBAH_아크릴판에 혼합재료_31×40×14cm_2010

성인이 된 그녀는 어머니의 남다른 사랑의 표현방식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녀만의 방법으로 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한다. 이 장소의 이름인 헵시바(Hephzibah)는 '그녀 안에 기쁨이 있다'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로써 성경의 한 구절이다. 이때의 '그녀'는 하나님, 어머니 또는 특벼한 개인적인 공간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작가는 '헵시바'를 작품의 제목으로 차용한다. ● 한국 전통의 재료를 기본으로 하여 현대적인 방법을 더하는 작업경향을 보이는 작가는 투명한 레이어를 겹치거나, 화면에 물감을 쌓아올리고, 화면을 긁어내어 깊이를 만드는 방식을 통해 공간감을 극대화 한다. 깊은 공간의 표현과 몽환적인 색감은 시각을 끌어들이며, 시선은 하나하나의 소재로 흘러간다. 모든 소재들은 더하거나 덜함 없이 성실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주인공으로 여기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편안하고 안락한 공간을 넘어 소유욕과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화면을 통해 복합적인 감정을 읽을 수 있다. ■ 이윤지

김가영_GARDEN_R_HEPHZIBAH_장지에 분채_65×162cm_2010
김가영_maple HEPHZIBAH_장지에 분채_162×130cm_2010

그녀가 상상하고, 그가 만들고, 내가 그리고... ● 레스토랑 헵시바(Hephzibah)는 찾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곳이다. 아름다운 조경과 화려한 실내장식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대화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따뜻한 시간들을 채워나간다. 그 시간들은 여러 만남들 속에서 아름답고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 헵시바는 우리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이며 나의 이야기의 시작이다. 어머니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상상하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상상을 현실로 만든다. 만들어진 물건들은 다시 어머니의 감각으로 가게 곳곳을 장식하며 환상적으로 느껴지는 특별한 공간으로 탄생한다. 이렇게 나의 부모님들에 의해 창조된 일상에 쉽게 접하지 못할 - 어쩌면 비현실적인 - 이 특별한 분위기의 헵시바라는 공간은 누군가의 즐거움을 위한 장소이기 이전에 나에겐 나의 삶과 가족의 의미를 전하는 매개체이다.

김가영_RAIN HEPHZIBAH_아크릴판에 혼합재료_40×31×14cm_2010

매년 반복되던 외로움의 기억이 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반짝반짝한 계절의 중심에 있던 그 특별한 날에 나는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 많은 가족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그 날에 분명 나에게도 그 특별함이 적용되어야 함에도 매년 부모님은 나를 다른 공간에 남겨두고는 헵시바(Hephzibah)로 가버렸다. 어린 시절 나에게 헵시바(Hephzibah)는 나의 외로움과 부모님에 대한 미움의 이유였으며,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아가는 질투의 공간이었다. ● 하지만 지금의 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릴 적 알지 못했던 헵시바(Hephzibah)의 의미를 발견했다. 특별한 날 함께 하지 못한 것은 나 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오히려 부모님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당신들의 특별한 추억 만들기를 희생하셨다. 그리고 그 희생을 가족과 또, 나의 미래를 위한 부모님의 사랑이었다. ● 여전히 나는 헵시바(Hephzibah)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지 못했다. 아직도 그곳은 나보다는 부모님의 공간이다. 그 곳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문 밖에 서서 가족과 합께 하지 못해 헵시바(Hephzibah)를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들어가 가족과 함께 하고자 한다. 그곳에서 나에게 주어진 재능을 통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역할로 가족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헵시바(Hephzibah)를 그리는 것은 부모님의 사랑과 나의 외로움이었던 우리 가족의 삶을 완성하기 위한 것이며 세상에 부모님의 사랑을 선물하려는 것이다. 그녀가 상상하고, 그가 만들고, 내가 그린다... ■ 김가영

Vol.20101212a | 김가영展 / KIMGAYOUNG / 金佳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