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와 장막의 이중주 Barricade

2010_1213 ▶︎ 2010_1222

김윤경숙_가족의-숲_가변설치_2010

초대일시_2010_1213_월요일_06:00pm

참여작가_김윤경숙_박준식_백정기_심정은_오영은_이여운_장서영

전시기획_경기대학교 미술경영학과 전시기획팀 *sparklet 전시후원_경기문화재단_Seed Gallery 장소후원_수원화성운영재단

관람시간 / 09:30am~05:00pm

수원화성행궁 홍보관 SUWON HWASEONG HAENGGUNG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길 185(남창동 68-5번지) B1 기획전시실 Tel. +82.31.251.4435 hs.suwon.ne.kr

Preface역사적 건축물은 오늘날의 사건을 나타내는 현실적인 사용가치를 위한 장면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낯설고 다른 차원의 시간을 가리킨다.(『공간의 안무-시간 속에서 사라지는 공간』, 볼프강 마이젠하우어 저, 김정근 역, 동녘, 2007, p.106발췌) 이곳은 과거, 조선의 제 2의 수도라 일컬어지던 도시이자 붕당간의 대립이 극심했던 정세를 쇄신하고 강력한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했던 한 왕의 이상(理想)이 담긴 도시였다. 이를 증명하듯 특정 건축물은 대규모의 영역을 확보하여 공간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주장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역할은 소진(消盡)되었고 이곳의 시간은 거대한 성곽과 함께 멈춰버렸다. ● 박제된 공간과 무의미해진 시간은 우리에게 깊숙이 내재된 자신을 마주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스스로를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지 않는가.

박준식_공간-창,-I-Space---Window-I_흑백사진_170×120cm×5_ 2008
백정기_Vaseline-Helmet-and-Gloves_바셀린, C 프린트_127×85cm_2007

Point of view ● 오늘날의 수원화성(水原華城)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수원의 심장이자 문화의 보고이다. 당시의 첨단 기술로 축조된 성곽은 격변의 세월을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은 수원의 랜드 마크(land mark)로서 권력의 상징물에서 관광자원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여받았다. 정조의 지극한 효심과 개혁사상의 산물인 이곳은 수원 문화의 토대로서 그 의미를 기리는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린다. 이처럼 수원은 역사적 내러티브가 상당히 뚜렷한 곳이다. ●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심을 둘러싼 성곽으로 인해 수원이 인공적 분지형태의 도시로 고착되어 현재의 문화적 불균등화를 초래한 원인은 아닌가에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기획자들은 이 점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라 판단하였다. 그러나 화성의 가치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수원의 도시상과 방어기제로서 성곽의 이중적인 면(보호 또는 제한:protection or constraint)에 착안하여 오늘날 현대인들의 방어기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한다.

심정은_The-Rooms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오영은_415-162F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150cm_2008

Prologue ● 역사의 시작과 동시에 인류의 방어(防禦)를 위한 투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문명 이전의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오는 위협뿐만 아니라 다른 무리로부터 자신을 방어해야했다. 국가가 형성되면서 개인에게 주어졌던 방어의 임무는 대부분 국가에 위임되었다. 국가는 영토를 명시하고 적들의 침입을 막고자 울타리를 치고 성곽을 둘러 군대를 배치하였다. 방어체계는 문명사회의 발달속도에 발맞추어 안정적으로 구축되어갔다. 국가의 보호망 안에서 인간은 더 이상 외부의 위험요소로부터 방어 태세를 취하는데 과거만큼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방어적 기질은 본능적인 것으로 이 에너지는 소멸되지 않으며 일생에 걸쳐 존재한다. 이 때문에 외부 세계에서의 방어대상을 잃어버린 인간은 외부가 아닌 내부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모든 방어적 에너지는 오직 인간에게 집중되어 한 개인의 무의식에서부터 의식까지 총체적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방어기질은 역사적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둘러싼 주변 환경 혹은 자아가 떠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스스로가 집중하게 된 것이다. ● 심리학자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Austria)는 이 같은 태도를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라 명명하며 자아가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갖는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하는 자기 보호 행동을 뜻한다.그러나 방어는 자기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틀 안에 가두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이중성을 가진다. 방어기제의 사용은 인성(人性)의 성숙을 가져오지만, 적절치 못한 상황에서 나타나거나 과도하게 표출되었을 때는 아이러니하게도 보호의 의미를 넘어서 개인을 제한한다. 이는 타인과의 소통을 막는 제한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자기애 성향이 극도로 폐쇄적이거나 공격적인 성향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이여운_어떤-시간-a-certain-time_천에 수묵_112×146cm_2007
장서영_권태_나무, 종이, 붕대_2009

『Barricade展: 보호와 장막의 이중주』은 개인의 방어기제가 지니는 이중성에 대한 짧은 단상이다. 이 전시에 모인 작가들의 작품은 자아가 가지는 욕구, 불안,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체되는 전위(displacement)적 활동의 최종결과물이다. 총 28점의 작품들에는 작가 개인의 내면에 잠재된, 표면으로 쉽게 드러낼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으며 작품 안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사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스스로의 방어기제에서 보호받는 것인가, 장막을 치는 것인가에 대한 모호한 선에 놓여있음을 발견한다. 평안과 불안, 안락감과 낯섦, 개방과 폐쇄 등 상반되는 개념에서 그들은 자신만의 작업방식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해나간다. 또는 오류에 유연하게 대처하고자 하는 면도 모색된다. (참고로 작가와 비 작가 사이의 전위적 활동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서 불안요소는 충분히 두 그룹이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이라 생각한다.) ● 결론적으로 우리는 이처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작가들마다의 다양한 방어기제를 통하여 오늘날 현대인의 불안과 자폐적인 심리상을 살펴보며 공유하여 긍정적으로 해소해나가는 소통의 장이 형성되길 바란다. ■ *Sparklet

Vol.20101213f | 보호와 장막의 이중주 Barricad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