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안의 가족

송세호展 / SONGSEHO / 宋世鎬 / sculpture   2010_1215 ▶︎ 2010_1228

송세호_내안의 가족2010-07_브론즈_65×46×23cm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0119d | 송세호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6:00pm

충북도시자관사 제1전시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수동 36-3번지

내안의 가족 - 사색과 탐구의 자화상 ● 작가 송세호의 작품에는 형식적 측면의 조형성과 물질성의 탐구와 내용적 측면의 작가로서의 삶에 관한 자기반성적인 철학적 물음이 혼재되어 있다. 작가의 개인적 이력을 통해 유추해보면 인체의 사실적 조형어법에서 추상적 조형어법으로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지각의 충돌은 작가에게 지속적으로 조형어법의 문제물음을 순환시키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현대조각에서 형상과 개념의 문제를 배제한 후 남는, 어쩌면 현시대에 용도 폐기된 듯한 작가적 정신과 태도에 관한 물음이 중심에 자리한다. 현재적 시점에서 작가는 천천히 이전의 구축된 테크닉들을 제거하며 자신의 조형어법 형성에 중점을 두며 사유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현재의 젊은 작가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에 대해 그는 심도 깊게 천착하며 그 과정을 형상으로 구현해 내려는 것이다.

송세호_내안의 가족2010-09_브론즈_65×37×13cm

작가의 초기 형상은 인체의 리얼리티를 추구하였다. 초기 작품의 경우 인체미의 완전성과 군상의 전체성을 고려하며 응축과 확산, 긴장과 여유의 리드미컬한 반복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작품 「내안의 가족」시리즈 형상에서는 초기의 리얼리티 추구의 형상과 테크닉을 배제하면서, 환조에서 부조로, 타원형 또는 유기적-기하학적 공간을 구성하며 단순한 인체의 형상만을 암시하는 몇 개의 선들을 통해 최소화시키고 있다. 전회의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을 심화시키면서 단순한 유기체적 형상과 간략한 매스의 분할 그리고 완결된 형태의 추구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을 훔쳐내는 듯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형상의 추구에서 벗어나서 소박하고 절제된 단순미 추구로의 전환이다. 그리고 그는 수줍은 듯 내비치는 여인 형상 아래에 우리의 삶, 버겁지만 살아내야 하는 보편적 인간의 삶에 대한 명상을 심어놓았다.

송세호_내안의 가족2010-06_브론즈_65×39×14cm

작가의 형상적 특징에서 부조 기법의 도입은 인체의 형상표현에서 추상성과 내러티브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손, 발, 머리카락, 가슴 등의 부분적 특징들은 제거되어 구조적 특징의 간략한 요소로 전환되었고, 작품 내부의 기하학적-유기적 공간 구성이 원활해지며 작품의 외-내부의 공간구성이 자유로워지며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더불어 드로잉적 요소를 삽입할 수 있는 가능공간이 확보되면서 그의 내러티브적 공간이 마련되었다. 작가의 작품에서 살며시 기울인 채 가볍게 감은 눈과 엷은 미소를 지닌, 여인의 얼굴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구체적 형상을 비워내고 거칠고 강렬한 숨결을 억제하면서도 여인과 가족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미세한 요소만을 심어둔다. 작가가 인체형상을 배제시키면서도 아직까지 유지하는 까닭은 얼굴을 통해 사유의 전반을 통찰하는 하나의 통로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동양미술에서 '얼굴'이 그 사람의 정신성을 나타낸다는 것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이상세계로부터 하강하는 초월적 숭고가 아닌 평범한 인간세계로부터 울려나오며 상승하는 인간적 숭고 같은, 그래서 더욱 우리를 현실 속에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송세호_내안의 가족2010-03_브론즈_67×39×13cm
송세호_내안의 가족2010-05_브론즈_58×23×15cm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 송세호의 위치는 현대 미술의 주요 특징인 포스트 팝, 캠프, 댄디적 제스춰 등의 방향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 좀 더 명료하게 작가의 조형어법은 인위적인 인체의 리얼리즘을 벗어나 단순-명료함과 심상의 미의 추구라 할 것이다. 이러한 작가적 태도는 간략하게 처리된 인체의 리얼리즘적 표현을 통해 현실의 실증적 상황을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무심하게 물성 자체와 행위를 드러내면서도 그 내면에는 관조적 태도, 정신적 사유의 오묘한 세계를 담고자하는 경향을 닮아 있다.

송세호_내안의 가족2010-04_브론즈_56×28×12cm

결론적으로 작가의 작품은 자신과 우리의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우리가 잊고 있던 ‘소중함’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우리를 심리차원과 유기체 차원 사이의 경계로 이끌어, 우리의 잠재적인 원형(가족애, 사랑 등)이 그의 작품을 통해 현실화되고, 지각이 가능해지며, 의식의 영역에서 확장되게 한다. 이 순간 우리는 잃어버린 세계-간과하며 지나쳐왔던 세계와 조우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작품을 통해서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적 의미의 원형을 연상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원형'은 현시대의 우리 가슴속에 그리움으로 흔들리고 있는 공통감으로서의 '그것', 우리들이 망각해가고 있는 '원형'이자 '노스텔지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작가가 예술인가 미인가의 차원을 넘어 그 보다 훨씬 더 깊은 심급 instance인, 현재의 많은 예술작품에 유착된 해석과 가치 평가와 같은 가면 씌우기 또는 포장의 기술을 넘어서, 항상 고뇌하며 탐구하고 그곳에서 소박한 희열을 느끼는 작가의 자화상을 발견해 내는 일에 몰두하는 까닭일 것이다. ■ 황찬연

Vol.20101214g | 송세호展 / SONGSEHO / 宋世鎬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