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동화

김범준展 / KIMBUMZUN / 金範俊 / sculpture   2010_1216 ▶︎ 2010_1228 / 일요일 휴관

김범준_The Sheepsaekkideul 중 한 마리만 사자_가변설치_2010

초대일시_2010_1216_목요일_06:00pm

갤러리 K 초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K_Gallery K 서울 서초구 서초동 1463-10번지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 B1 Tel. +82.2.2055.1410 www.galleryk.org

어른들의 동화 ● 얼핏 보면 작가는 어릴 적 만화 속 캐릭터 작품들로 관객을 안내하는 듯하다. 녹색 잔디 위에는 조그만 양들이 자유롭게 흩어져 있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캐릭터 인형 같은 느낌의 귀여운 양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속에 애절한 눈빛의 사자 한 마리가 같이 있다. 이쯤에서 작품의 제목이 궁금해질 것이다. 우리는 작품을 볼 때 이미지를 먼저보고 그것에 흥미를 가졌을 때서야 비로소 작품의 제목을 본다. 작가가 캐릭터로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거기에 있다. 캐릭터란 우리 일상생활 속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으며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친밀하다 그래서 거부감이 없고 누구나 흥미를 가질 수 있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이있다. 대중들에게 일반적으로 미술은 조금 어렵고 타 예술장르에 비해 친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캐릭터는 누구나 알고 있고 하나쯤은 집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점을 노린 것이다. 관객이 작품을 쉽게 외면해버리기 보다는 조금 더 집중력있게 관찰하고 작가가 하려는 이야기에 비로소 관객이 소통하고 같이 느껴 보기를 바라는 것이다. ● 다시 제목이야기로 돌아간다. 눈에 쏙 들어오는 익숙한 단어가 아니라서 다시 한 번 집중해 글씨를 읽어 보았다. 'Sheep - sae- kki - deul 중 한 마리만 사자' 언뜻 보면 영어로 욕을 하고 있는 듯 하고 무슨 말인지 알 수 가없다. 작가는 언어유희 말장난을 통해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선 sheepsaekkideul 이란 작가가 만들어낸 영어와 우리말의 합성어이다 양을 가리키는 sheep이라는 단어와 우리말의 어린동물을 가리키는 새끼란 단어를 소리 나는 데로 적은 것이다. 거기에 우리말에만 있는 '동음이의어'의 특징을 더한다.

김범준_간절한 LUY_ 합성수지에 자동차 도료_45×30×42cm_2010

우리말에는 같은 단어지만 그 의미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단어들이 있다. sheepsaekkideul들이란 단어도 소리나는 데로 읽으면 어린양들을 뜻하는지 아니면 10마리의 어린동물들을 뜻하는지 아님 비속어로 욕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렇듯 같은 한 단어를 가지고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보여 질 수가 있다. 처음에 귀여운 양들을 보고 그 제목을 연상했다면 그 쌘 발음에 다소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어색하게 같이 있는 사자 한 마리. 왜 여기에 그것도 육식동물 사자가 저렇게 애초 로운 표정으로 같이 있는 것일까. 그것은 보여 지는 그대로 10마리의 양들 중 한 마리만 사자(lion)이다. 그런데 그 상황을 또 다르게 해석해 보면 10마리의 양들 중 한 마리만 사자(buy)의 의미를 담고 있는듯하다. 미술의 상업화... 작품이 상업적이며 작품가가 비싸고 거래가 되는 작가들은 속된말로 스타작가가 돼서 일류취급을 받으며 메이져급 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실험적이고 비상업적인 작품을 하는 작가들은 전시장을 섭외하기 조차 힘들은 현실이다... 어찌보면 작가는 이 우스광스러운 상황을 작품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김범준_밀렵#3(밤비의 눈물)_합성수지에 자동차 도료_35×29×45cm_2008
김범준_로드킬(스누피의 또다른일상)_합성수지에 자동차 도료,에폭시_ 70×70×20cm_2009
김범준_인어공주 스시 와 삶은마녀_스컬피에 에나멜 도료_30×30×10cm_2009

김범준의 이전 작업들에는 유명한 만화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작가는 푸우, 바니,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의 친숙한 캐릭터들을 원래 그들이 놓여 있는 맥락과 다른 상황에 놓음으로써 관객에게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모습, 그것을 통한 말 걸기를 시도해 왔다. 예를 들어 방충제와 싸우고 있는 스파이더맨이나, 회 접시에 놓여 있는 인어공주는 우리가 가지는 일종의 고정관념에 도전하여 재미를 주며, 상황을 보는 다른 시각이 있음을 보여준다. 「톰과 젤리」, 「왈츠 디즈니」는 캐릭터 작업에 언어유희를 더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있으며, 건전지를 과다 섭취한 「비만 아톰」이나 밤비와 푸우를 소재로 한 '밀렵' 시리즈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작가의 진지하지만 재치 있는 말 걸기가 돋보인다. ■ 고유경

김범준_비만 아톰_스컬피에 에나멜 도료, 건전지_35×27×17cm_2009

내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일상고정관념의 탈피이다. 어릴 때 나를 지배하던 TV 만화 속 캐릭터들...하지만 현실에서 그것들은 그렇지 못하다. 어른들이 만든 동물캐릭터들을 통해서 웃고 울며 동심을 교육받고 예절이나 도덕 등을 배운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쩌면 mass media 의 허구 속에 빠져서 그렇게 길들여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작업을 하면서 문득 생각났다. 동심이란 '아이들의 마음'이 아니라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이들의 마음' 이란 것을... 급격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와 Mass madia 의 홍수 속에서 넘쳐나듯 이미지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것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인기를 끌거나 혹은 그렇지 못하여 바로 소멸되고 유행의 흐름에 따라 재창조 된다. 나는 이런 현대사회의 흐름 속에 작업을 하는 사람이다. 나 역시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서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그 강물 속으로 쓸려가 버릴 것이다. 작가에게 혹은 나에게 관심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치명적인 일일지도 모른다. ■ 김범준

김범준_어덜트 피노키오_합성수지에 자동차 도료_125×67×150cm_2010

귀여운 이미지로 우리의 눈을 통해 먼저 읽고, 그 안에 메시지를 알아차림으로써 작품을 한번 더 읽게 된다. 김범준의 작품들은 이렇게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화려한 색채로 이야기하고,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자리매김한 캐릭터로 이야기하고, 언어유희 말장난을 통해 사회적 말 걸기까지, 작가는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싶어 하고 또 그의 반응을 기대하며 작품을 선보인다. 「어른들의 동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이제까지 관심을 가지고 시도해 왔던 부분들이 잘 버무려져 좀 더 세련되고 유쾌하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강지연

Vol.20101216b | 김범준展 / KIMBUMZUN / 金範俊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