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우다 blossom

강희주展 / KANGHEEJOO / 姜希妵 / painting   2010_1217 ▶︎ 2010_1230 / 월요일 휴관

강희주_peony_장지에 채색_91×73cm_2008

초대일시_2010_1217_금요일_06:00pm

2010-2011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43.200.6135~7 www.cjartstudio.com

강희주의 언어화되지 않은 낯선 감각적 소통방식 ● 강희주의 작업은 우리에게 지각의 혼란을 야기시킨다. 이것은 언어화되지 않은 생명체 본연의 생존욕구를 가진 원초적이고 감각적인 결정체이다. 애매하고 무어라 규정짓기 어려운 이 '덩어리'는 작가를 줄곧 사로잡아 왔다. 그의 작업에서는 색채가 두드러진다. 공간은 있으되 거의 무시되며, 시간성이나 (상호) 관계성이 부재한다. "나는 외부에 대한 욕망,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 아이러니, 공허, 현실에 대한 두려움, 내면의 붙잡을 수 없는 세계에서 버티기 위해 몸부림친다. 수많은 가식과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진실은 차가우면서도 냉혹하며 뒤돌아보는 순간 깨져버린다. 충족 받지 못하면 충격을 필요로 한다" ● 그는 직감적으로 반응한다. 강희주의 작업의 핵심을 이루는 감각적이고도 촉각적인 덩어리들은 소통가능 한(열려진) 규정되지 않은 영역(공간)으로 뻗어가고자 하는, 내면에서 오랜 기간 응축된 강력한 충동적 에너지를 잠재적으로 담고 있다. 이것은 오랜 기간 반복, 증식, 확장, 보류, 단절이란 과정을 되풀이해왔는데, 극히 익명성을 띠긴 하지만, 앞으로 다른 세계와 조우할 수도 있는 전조를 예징한다. 이것은 앞으로의 또 다른 세계를 생성하기 위한 정의하기 어려운 혼돈(chaos)이라 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강희주_피우다_장지에 채색_160×130cm_2009

그의 작업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해석'이라는 일반적인 방식을 취하기보다는, 보다 직감적이고 본능적으로 '물성(物性)' 자체를 '감각'해내기 위해, 학습되기 이전의 벗은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기존의 제도적인 틀을 허물고 개별적이고 독자적인 가치와 감수성을 존중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질 때 비로소 이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 하지만 혹여, 작가에게서도 오랜 작업 과정을 거치는 동안 자신에게서 비롯된 습관적으로 인식된 관행이 존재한다면, 스스로 이것을 타개해나가야만 할 것이다.

강희주_dear_rose_장지에 채색_80×80cm_2009
강희주_dear_rose_장지에 채색_80×80cm_2009

"처음에는 단순히 종류 따위는 구분 없이 꽃이라는 단어에 갇혀있었다. 난 꽃의 종을 따지기 보다는 그 꽃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형태에 중점을 둔다. 그만큼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외형들은 신비롭다"눈으로 볼 수 있는 보여지는 형태의 가시적인 실재성에 그치지 않고 다른 세계를 구축하여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모습의 꽃을 혹은 다른 대상을 느끼며 그것을 표현한다" ● 이처럼 감각적 덩어리(소위 '꽃그림')는 작가에게 반복되는 일상으로 말미암아 인식되는 고정된 시각에서 형성되는 진부한 형식적 틀을 깨뜨리고 새로운 경험의 토대를 제공했다. 이것은 작가로 하여금 내면적 감정과 사상들을 현실에서는 채울 수 없는 비가시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재탄생하게 한다. 꽃의 형태들은 작가의 영감을 자극하여 자신이 지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적인 충동을 일으키게 하며 시각적 형상화라는 방식을 통해 내적 교감을 시도하고 소유된다.

강희주_panorama_장지에 채색_73×91cm_2010

그의 내면에는 무엇엔가 집요하게 집착하고 있는 욕망이 있고, 부단히 형상화함으로써 이것을 감각적으로 소유한다. 이 행위는 내면의 불안을 넘어서려는 무의식적 시도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실제로 작품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한) 색점, 선, 면과 같은 형태를 빌어 시각적으로 형상화된 덩어리들은, 내적 불안과 욕구들을 분해하거나 재생성함으로써 또 다시 새로운 생명체를 이루어간다.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어 감추어진 자신의 욕망을 검열해내며 작품을 통해 자신을 또 다시 분해하는 과정을 수 없이 되풀이한다. 화려한 색으로 그려진(치장된) 생명체는 결코 완결되지 않는 원초적이고 감각적 결합체다. ● 작가는 현실에서 채울 수 없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요구를 함축적 공간에 투사한다. 무수한 점과 선, 면과 같은 형태로 반복된 구성은 왠지 불편한 결합체(덩어리)로 제시된다. '향유'와 '노동'에서 시작되어 작가 내면의 '욕망'의 깊은 영역을 들춰낸다. 이것은 어딘가로 끊임없이 탈주하고자 하는 욕망과 가능성을 내비춘다. 구체적인 방향성을 가진 유형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존재의 본질을 찾아가는 탈주이다. 이것은 자신만의 감각적 지각방식을 통해서 자신이 꾸는 꿈이자 환상의 영역(덩어리)이기도 하다. 이것은 우리에게 고정된 시각의 틀을 깨고 새로운 경험의 토대를 제공한다.

강희주_peony_장지에 채색_91×73cm_2008

강희주의 작업은 주술성을 띤 강력한 염원의 결정체이며, 또한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강희주_flowers_장지에 채색_36×51cm_2009방어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심적 기제이다. 이것은 정형화되지 않은 심리적 파편들이 모여, 질서라는 테두리에 구속되지 않고 임의적인(자율적인) 방향으로 각각의 촉수를 뻗치지만, 그러면서도 이 감각기관들은 크게 일탈하지 않고 일정한 형상을 이룬다. 쾌와 불쾌, 미추의 알 수 없는 감정을 동시에 유발하는 존재로 거듭난다. 앞으로 촉매들의 성격에 따라 이것들은 변모해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강희주_flowers_장지에 채색_36×51cm_2009

앞으로 강희주는 다음의 선택이 가능할 것 같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것으로, 이러한 응축된 욕망의 에너지들을 시간적 추이에 따라 외부와 관계하며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작가는 작업을 전개함에 있어 보다 다양성을 모색하고 시도해봄과 더불어, 자신에게 주어지는 환경과 자극에 좀 더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관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두 번째로, 미술영역에 있어 여러 가지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데, 강희주의 작업의 경우에 허구에 불과할 수 있는 의미내용으로 구성된 작업에서 탈피해 무의미한(의미내용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는데, 작가는 이 독자적 영역을 부단히 탐구하고 주장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개념화되고 무엇이든 의미론적으로 규정하는 인습적인 것에서 벗어난 이 감각적이고 촉각적인 덩어리는, 정형화된 사고방식의 틀을 붕괴시켜, 미술을 의미 영역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힘을 내포한다. ● 강희주가 어떤 것을 선택하게 되든지, 그의 말처럼 자신의 작업이 "자신이 가꾸고 다져서 만들어나가는 크고 아름다운 숲"으로 성장하기 바란다. 더욱 탄탄하고 건강하게 작가의 세계를 형성해내기를 기대한다. ■ 김수영

Vol.20101217e | 강희주展 / KANGHEEJOO / 姜希妵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