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풍경

김현정_윤세열_이시현展   2011_0112 ▶ 2011_0130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_이목화랑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이목화랑 YEEMOCK GALLERY 서울 종로구 가회동 1-71번지 Tel. +82.2.514.8888 www.yeemockgallery.co.kr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 눈을 뜨면서부터 모든 풍경들을 보게 된다. 풍경이라는 것을 흔히 자연풍경이라고만 생각한다. 사실 풍경의 사전적 의미에서도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이라고 나온다. 하지만 그 두번째 의미에서 풍경의 의미는 어떤 정경이나 상황 이라는 의미가 포함이 된다. 풍경이라는 말에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의 모습이 아닌 바라보는 이의 심정이 담겨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풍경』 전의 작가 3인은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을 표현한다. 그들의 생활과 상황과 어우려져 보여지는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풍경을 바라본다. ■ 이목화랑

김현정_새벽 5시55분, 5;55a.m_캔버스에 유채_72.4×99.4cm_2008
김현정_하얀 단어들 White Words_캔버스에 유채_116.8×80cm_2010

나의 그림은 풍경이다. 그 풍경은 특별한 대상이나 상황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연결되어 나에게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내가 그 감정에 몰입된 순간 보통의 풍경은 현실보다 더 생생한 장면으로 연출된다. 나는 그 장면을 붙잡아 마치 원래 그런 것처럼 실재적으로 묘사한다. 그것은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디테일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결국 보고 그리는 행위는 내가 보고자 하는 방식대로 그리는 행위가 된다. 나는 대상을 나의 감정처럼 실재적인 것으로 재현하기 위해서 그것의 물질감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느끼는 실재의 상상적 질감을 그리는 것이다. 대상의 색은 표면의 색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차오르는 색이고 여러 얇은 겹으로 그려진다. 반복해서 그리는 행위를 통해 대상은 평면 위에서 그 자체의 깊이와 밀도를 갖게 된다. 그림이 그려질수록 감정 이입된 대상들이 화면 안에 실제와 다른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은 나의 감정만큼이나 이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만 나에게 가장 진실한 순간을 드러낸다. ■ 김현정

윤세열_山水-재개발된 도시풍경_비단에 먹_100×180cm_2009
윤세열_山水-재개발된 도시풍경_비단에 먹_52×180cm_2009

나는 화폭에 담은 도시 풍경을 통해 멈출 줄 모르는 불도저 뒤에 가려진 우리의 모습을 이야기하려 한다. 화폭에 나오는 한강의 고층 아파트를 뒤로하고 술통을 싣고 뱃놀이를 하는 어느 선비의 모습을 통해, 삶의 여유 속에서 물질적 가치보다는 정신적 가치에 대한 소중함이나, 끊임없이 재개발 된, 그리고 재개발 예정인 도시 풍경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았으면 한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삶의 척도로 삼는 현실에서, 우리의 자연과 전통의 소박하고 전원적이며 탈속한 가치를 통해 오늘날을 조망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얼마 안 있어 작업실이 위치한 동네도 헐리고 뉴타운이 들어설 것이다. 작업실이 있는 우리나라 최고령 아파트(충정아파트)도 사라질 것이다. 이 아파트는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현재까지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곧 이런 풍경도 사라질 것이라고 하니 지금의 모습을 사진으로라도 기록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닌 듯싶다. …… 사람들이 하나둘 동네를 드고 철거 딱지가 붙은 텅 빈 건물들을 보며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일순간 많은 것들이 해체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이 든다. 나의 작품들을 통해 '재개발 될 도시 풍경'을 기록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 윤세열

이시현_에스컬레이터_광목에 유채_72.7×50cm_2007
이시현_주차장_광목에 유채_60.6×90.9cm_2007

나의 작업은 어떤 풍경을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1회 개인전까지의 작업이 '창'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된 풍경이라면 그 이후에는 실내와 오가는 길에 마주치는 '익숙한 풍경들'로 연장되어 나타난다. 작업실을 얻기 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던 나는 집안의 모습을 관찰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고 이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익숙한 장소나 사물이라도 때에 따라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풍경은 나를 압도하곤 한다. 여름이 지나 제 역할이 끝난 선풍기, 구석에 놓인 트라이포트, 쌓여있는 그릇들. 무심코 바라보다 마주친 이러한 사물들을 응시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들은 '사물'이 아닌 '존재'로서 다가온다. 나는 그들을 주인공으로 사진을 찍고 다시 캔버스로 옮긴다. 때로는 대상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 배경을 생략하기도 한다. 한편 자주오가는 장소- 주차장, 마트 등도 그림의 소재이다. 몇 년 전 부산으로 이사 오면서 서울을 오가는 KTX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 역시 눈길을 끈다. 단 몇 시간의 거리 이지만 도착지에 다다라 변해있는 하늘의 모습이나 계절에 따라 다른 색을 보이는 풍경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는 '창'을 통해 바라보던 예전작업과 맞닿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익숙하지만 어떤 풍경에 압도되는 건 그런 이유인 것 같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다니고 있는 이 시간과 또 다른 시간대가 존재하는 듯 정지되어 조용한 풍경들, 일상이지만 문득 '일상'이 제거된 듯 낯설게 느껴지는 경험 때문인 것이다. ■ 이시현

Vol.20110103d | 우리들의 풍경-김현정_윤세열_이시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