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 the Boundary – 한국화의 재해석

김이슬_신하정展   2011_0117 ▶︎ 2011_0225 / 주말 휴관

김이슬_메콩강의 일상_장지에 채색_80×160cm_2010 신하정_가리소 너머 II_견에 채색, 석탄, 자연염색_234×55cm_2009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00am~05:30pm / 주말 휴관

샘표스페이스 SEMPIO SPACE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매곡리 231번지 Tel. +82.31.644.4615 www.sempiospace.com

한국화란 한국인의 손으로 그려진 회화를 총칭하는 의미로 확대 해석할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기법과 양식에 의해 다루어진 회화를 말한다. 서구의 문명이 도입되며 급변하는 사회의 요구에 따라 장르의 장벽이 무너졌다고 말한들 전통이란 현재 우리의 삶 속에 항상 존재 해 왔으며, 지금 현재가 존재 할 수 있는 바탕이고, 미래를 만들어 주는 힘이라는 점은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한국화 전공 작가들은 전통과 현대화 사이에서 많은 고민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전통에 짓눌리고 첨단에 주눅들어 있는 현 시점에 한국화 장르의 위기라는 식의 담론까지 떠오를 때도 있었다. 흔히 한국화라고 하면 상상력이 배제되어 있는 전통 산수화나 고사인물도, 정갈한 사군자 그림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정 관념들과, 무관심 속에 늪처럼 정체된 한국화의 현실을 뚫고 빠져 나오려는 젊은 작가들의 만만치 않은 패기와 열정이 곳곳에 꿈틀대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싣기 위해 뜨거운 열정, 섬세한 고뇌의 결실, 특히 한국화 부문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명의 작가를 샘표 스페이스에서 선보인다. 신하정 작가는 서양화를 주 전공으로 하였지만 대학에서 접한 예민하고 다루기 어려운 전통 재료인 견(Silk – 비단)의 매력에 사로잡혀 먹과 석탄 등 한국화의 재료들을 젊은 작가의 아이디어로 재해석 하여 섬세함은 배가 되고 새삼 견의 또 다른 매력을 일깨우게 만드는 작가이다. 반면 한국화를 전공한 김이슬 작가는 전통적인 화려한 색채와 재미있는 현대적 구성, 서양 재료의 혼합(젯소, 아크릴 등)이 만나 한국화의 판타지를 경험하게 만드는 작품이 눈길을 끄는 전시가 될 것이다. ■ 김연희

김이슬_싱가폴 시장_장지에 채색_44×77cm_2009 여행길 아침, 문득 세상의 밖이 궁금해진다. 창 밖을 내려다보니 왁자 지껄 그들의 세상이 펼쳐
김이슬_걸어가는 길_장지에 채색_66×33cm_2009 제주도 해안도로 뉘엊뉘엊 저물어 가는 그 길가엔 하이킹은 잠시 여유를 돌린다.

나의 작업 모티브(일상의 일상)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where"이다. 내가 활동하고 생활하며 접하는 공간을 시점에 구애받지 않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끌어내어 표현하려 한다. 어딘지 궁금증을 일으키며, 무언지 궁금해 하며, 개인이 지닌 장소의 추억을 작품으로 바라보며 다시 돌아보게 한다. 둘째는 "what"이다. 대상에 대한 감정이 담긴 선의 느낌을 살리고 그곳에 색을 입혀 감정을 혼합시킨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 본질에 감정의 색을 부여하며 그만의 색을 만들어감으로서 그들의 동적인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

김이슬_남산카페_장지에 채색_45.5×38cm_2010 추석 여행길, 남산타워에서 내려다본 풍경엔 자연이 있고, 사람이 있고, 삶이 있다.
김이슬_그 어디_장지에 채색_88.4×116.7cm_2008 잔잔히 흘러가는 남한강. 그리고 그 어디의 일상풍경

不徑一事 不長一智 (불경일사 부장일지) ● 낯선 곳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문화와 사는 곳은 다르지만 한 가지 다르지 않은 점은 사람 사는 모습은 똑같다는 것이다. 그곳은 내가 익숙해진 곳과는 또 다른 문화가 있지만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낸 아득한 아름다움에 대해 상상하게 한다. 그 상상은 또 다른 세계로 열려 있어 또 다른 길을 열어간다. 모든 사물에 그들 속에 울림을 전달해주는 진동이 있듯이 색면을 입체감으로 표현하여 그들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며,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나만의 색을 입혀 다시 옷을 갈아입히려 한다. ● 나는 여행을 좋아하고, 익숙한 공간을 나만의 색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머무르고 바라본 것을 기억하고, 순간에 느낀 내 감정을 이입하여 기록하길 좋아한다. 기록함에 있어서 소통을 하고 이야기를 넣고자 노력한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하며 소중했던 기억, 작업하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담아간다. 나의 추억과 행복과 꿈이 늘 함께 공존하며 내가 살아있는 시대의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라봄을 좋아하는 내게 그곳의 향기를 느끼고 그릴 수 있음을 표현하고 나타냄은 더욱 더 활기를 불어주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배경이 아닌 색다른 분위기로 색을 입혀 다시 그곳을 피어나게 하는 것이다. 느낄 수 있고 바라봄에, 아기자기한 이곳 저곳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 소통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과 소통하며 제한적으로 얽매여 있지 않은 나의 시각에 재미와 놀이를 끌어낸다. ■ 김이슬

신하정_검은 풍경_스치다_견에 먹, 석탄, 목탄_210×210cm_2011
신하정_검은 풍경_종이에 먹, 목탄, 콘테_29.7×42cm×24_2011
신하정_7개의 검은 언덕_석탄가루_15×15cm, 가변설치_2011

검은 풍경 Dark scenery -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 여행 중 만난 어디선가 본 듯한 길, 낯설지만 낯설지 않았던 풍경. 해가 사라진 뒤 나를 에워싼 공기는 시각적으로, 심리적으로 사물, 혹은 풍경과 나와의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게 소소한 개체들(바람, 풀, 나무, 나무뿌리)은 빛을 잃은 검은 풍경 속에서 선명해진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드문드문 선 가로등 익숙한 고향 길에서 검은 산과 나무가 날 쫒아 오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던 것처럼... 거친 터치의 먹과 석탄의 드로잉은 하늘거리는 견의 재료에서 도드라져 외려 무서운 덩어리(존재감)를 극대화시킨다. 익숙한 내 손끝의 터치들은 익숙하지 않은 드로잉으로 나에게 새로운 낯섦을 선사한다. 그리고 기계음 가득했던 연탄공장 인근의 거대한 석탄언덕은 외려 정적이고 모던한 석탄가루산이 된다.

신하정_7개의 검은 點_견에 먹, 석탄, 실_62.7×53cm_2011
신하정_검은 사각형_견에 먹, 석탄, 실_32×32cm_2011

검은 산 Dark mountain ● 기존 「검은 산」 작업은 태백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시리즈 작업이다. 우리나라 7,80년대의 산업의 도시로 부흥했던 태백이라는 도시를 소재로 지금은 잊혀져 가는 그곳의 정체성을 다시 되짚어 보고 현실을 넘어 그곳의 부활을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이것은 사회현상을 다룬 다큐멘터리식의 보여짐이 아닌 회화적인 접근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한다. 태백이라는 소도시를 둘러싼 산의 풍경과 그 산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광산에서 관광레저산업으로 탈바꿈한 과정 속에서 정체성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심상적 표현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내 집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버려진 산업시대의 석탄이라는 잔재를 재료로 하여 스스로의 치유이자 회화로서의 승화를 기대하며 이뤄진 작업이다. 광부의 도시로서 존립했던 도시의 거대함은 내 작품 속에서 헐벗은 소녀의 등장과 까칠한 석탄 나무줄기로 이질적 공간을 드러낸다. ■ 신하정

Vol.20110118c | Over the Boundary – 한국화의 재해석_김이슬_신하정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