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nning the dream

육근병展 / YOOKKEUNBYUNG / 陸根丙 / drawing   2011_0210 ▶︎ 2011_0310 / 일요일 휴관

육근병_2010_01 UN project plan 2010 drawing_캔버스에 연필, 목탄_218×291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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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210_목요일_05:00pm

갤러리 이마주 초대展

관람시간 / 09:30am~06:3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이마주 GALLERY IMAZOO 서울 강남구 역삼동 735-33번지 AAn tower B1 Tel. +82.2.557.1950 www.imazoo.com

다시, 조우하다 Rendez-vous, again"아름다움의 경우에서처럼 사랑에서도 진정한 시선은 마주치는 시선입니다."_프랑수아 쳉(François Cheng) TV카메라를 본 행인들이 무의식적으로 렌즈를 바라보며 손을 흔들며 독특한 표정을 짓는다. 사람들은 알고 있다. 카메라 너머의 세계를. 그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표정들은 일종의 메시지다. 어떤 특별한 의미를 담은 몸짓은 아니지만 자신의 존재를 표명하는 무의식적 행위로 미디어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어떤 세계를 품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디지털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는 덜 순수하게 표현되지만, 현대인이 미디어기술을 통해 여전히 기대하는 것은 바로 소통의 가능성이다. 인류는 성장했지만 그렇다고 인간 자연 물질 사회 간의 소통이 진화한 것은 아니다. 소통의 매개체가 발전했을 뿐. 지구는 점점 메트로폴리스 간의 경쟁에 의해 시공간의 표준화로 질주하는 중이고 그곳에 살고 있는 도시인은 타인에게 시선을 던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도시인의 세련된 행동은 문화라는 필터를 거쳐 완성된 기계적이고 차가운 감성만을 수용하는 듯하다. 실제로 이제 카메라의 눈은 자신과 자신의 주변만을 기록하여 실체적인 삶의 경험보다는 미디어화 된 삶으로 편집한다. 물질의 부피와 질감이 도시에서 사라지면서 현대인의 눈은 그 앞의 세상을 곧바로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세련됨은 스스로 타인과 구별되는 정체성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과연 기술문명의 발전이 예술의 가치와 정비례할 수 있을까?

육근병_2011_01 energy in a dream2010 drawing_캔버스에 연필, 목탄_97×162cm_2011
육근병_2011_02energy in a dream2010 drawing_캔버스에 연필, 목탄_97×162cm_2011

예술의 가치란, 소통을 믿으며 순수하게 손을 흔들던 행인의 몸짓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문명의 규율을 좇는 대신 그것을 비틀고 잊혀진 본성을 깨우는 영매의 행위야말로 오래된 미래를 꿈꾸는 예술가의 모습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육근병은 미디어기술 너머의 미디어란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에게 기술이란 문명의 최첨단이라기보다는 문명 이전의 원초적 삶을 좇는 유도체에 가깝다. 육근병 작업의 원천은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비롯된다. 어느 날 아홉 살의 어린 육근병이 담장의 작은 틈으로 엿보던 그 '너머'의 세계를 발견하면서부터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틈 사이로 본 세계는 이상한 나라로 간 앨리스가 우연히 마주친 새로운 차원의 세계였던 것이다. 차원이 뒤집어지거나 덧붙여지는 신기한 경험은 그를 몽상가로 만들어준 원동력이었다.

육근병_2011_5book in a dream2010 drawing_캔버스에 연필, 목탄_103×103cm_2011

그는 서구중심의 미술계에 동양사상의 가치를 주목한다. 무엇보다 그 가치는 '만남'이란 개념으로 이어지는데, 어릴 적 틈새 너머 펼쳐졌던 원형으로서의 세계와의 조우(rendez-vous)야말로 작가가 말하는 동양사상의 밑바탕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서구근대사상의 관점으로 본다면 틈을 통한 응시는 관음적인 욕망 또는 감시자와 같은 권력자의 시선으로 해석되곤 한다. 반면 육근병의 시선은 만남을 지시한다. 그것은 단지 엿보는 눈이 아닌 서로 마주보는 관계를 맺는 시선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선의 교감은 작업 전반에 걸쳐 작가의 생각을 지배한다.

육근병_draw a forest 2010 drawing_캔버스에 연필, 목탄_254×254cm_2010

이번 전시 『Scanning of Dream』은 드로잉만을 위한 전시다. 최근의 드로잉부터 20여 년 전의 드로잉도 포함되어있다. 드로잉이란 가장 기본적인 매체를 통해 육근병은 그의 꿈을 그린다. 작가는 스캔이란 단어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의 몸과 감각이 가장 원초적인 미디어란 사실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일 것이다. 「숲을 그리다, 2010」의 경우 비처럼 쏟아지는 선의 겹침이 만들어낸 시간의 깊이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그는 특히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는 선 긋기의 방향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세로 쓰기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종서란 주종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늘과 땅의 만남을 뜻한다"라고. 육근병에게 만남이란 에너지의 교감이자 궁극적으로 세상에 대한 깨달음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는 이런 동양사상이 가진 '신성한 기운'의 미학적 가치를 "아시안 코드"라는 개념을 통해 전지구화 된 미술계에 화두를 던지는 전방위 계획을 진행 중이다. ■ 정현

Vol.20110210b | 육근병展 / YOOKKEUNBYUNG / 陸根丙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