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 BALBOA

홍남기展 / HONGNAMKEE / 洪男基 / mixed media   2011_0415 ▶ 2011_0501 / 월요일 휴관

홍남기_DEUX_드로잉 애니메이션_00:01:15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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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415_금요일_06:00pm

기획 / 스페이스15번지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 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space15th.org

비슷한 취향을 지닌 동시대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특히나 남자들끼리라면 더욱 그렇다. 홍남기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본 것은 2009년 7월쯤이었다. 거대한 3채널 작업인 'Mr. Hong'은 3D 애니메이션, 디지털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등이 뒤섞여 있었다. 작가 본인이 게임과 영화(좀비, 호러, 밀리터리 물)을 좋아하는 남자라는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은 내가 비슷한 취향의 남자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기 위해 그의 신작을 보게 되었을 때의 반응 역시 과거의 그것과 비슷했다. 아니 비슷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쩌면 남자들이 좋아하는 소재와 주제는 전형적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다분히 한국의 남자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것도 아닌가 보다. 홍남기 작가는 함께 경기창작센터에 머물렀던 지하드라는 아랍 아티스트와 서툰 영어로 군대이야기를 몇 시간씩 떠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밀러터리 대화 이후에 남은 단어이자 둘의 인사법이 '헤이~ 칼라시니코프'였다고 한다. 지하드가 떠나기 전날 함께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을 미친 듯 따라 불렀다는 영상을 내게 보내줬고 영상을 보는 나도 오래간만에 고개를 흔들면서 소리를 질렀다.

홍남기_John_드로잉 애니메이션_00:01:10_2011
홍남기_John & Balboa_드로잉 애니메이션_00:01:25_2011

동시대의 인물이면서 비슷한 외형을 갖추었지만 그 삶과 성향이 기묘하게 다른 사람들이 있다. 마치 희비가 교차하듯 두 인물의 유형이 철저하게 호불호로 나뉘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4일이라는 차이를 두고 태어난 찰리 채플린과 아돌프 히틀러는 모자의 여부로만 구분이 가능하리만큼 비슷한 모습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한 사람은 위대한 광대로 또 한 사람은 위대한 독재자로 시대를 장악했고 이들의 묘연한 운명론에는 수천 가지의 이유가 나열될 것이다. 그 중 첫째로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납득하는) 각기 다른 시선이 있었을 것이고, 둘째로는 그들 자신이 파악한 자아와 이를 기반으로 규명화 된 자아가 이 묘연한 운명론을 결부 시켰을 것이다. ● 홍남기 작가의 '칼라시니코프'에 대한 잔상 또한 이러한 이면적 효과를 내포했다고 할 수 있다. 나치즘에 대항하기 위한 방법으로 AK-47자동소총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칼라시니코프 병사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유일한 소통 단어가 되는 상징어로써의 칼라시니코프가 그 예이다. 병사 칼라시니코프가 불호(不好)의 잔상이라면 상징어로써의 칼라시니코프는 호(好)적 잔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것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측면으로 보았을 때와 인식하게 되었을 때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 이 차이가 이면적 효과로 상징화 될 수 있는 것이다. 홍남기는 작업을 통해 이 두 지점을 친숙한 영화와 게임 장면에서 포착해 내어 연출하기를 시도한다. ● 이처럼 기표에 대한 작업 방식은 '존 앤 발보아'로 수렴하게 된다. 얼굴이란 기표는 무엇보다 강력하다. 하나의 얼굴로 두 개의 영화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는 두 혹은 한 남자, 존과 발보아. 여기에는 같은 남자를 다른 남자로 의도적으로 오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영화보기의 미덕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동시에 존과 발보아가 비슷하게 폭력을 행사해야만 하고, 보는 이는 이 폭력을 충분히 즐기게 되는 영화 즐기기의 구조 역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홍남기_미하일 칼라시니코프_아스키코드 드로잉, 디지털 프린트_가변크기_2011
홍남기_못말리는 람보_아스키코드 애니메이션_00:00:25_2011
홍남기_John & Balboa_가변설치_2011

컴퓨터로 영화보기의 장점은 영사의 권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게임도 이와 비슷하게 1인칭 시점과 조작이라는 유사 전능을 제공한다. 홍남기 작가는 디지털이 제공하는 이러한 시점, 시간과 유사 전능을 작품 제작의 형식으로 전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영상작업들의 시간은 내러티브를 위한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은 오히려 단지 대상을 보여주기 위한 시간으로 종속하게 될 뿐이다. 더불어 순간적으로 멈춰지는 이미지들을 재편집하고 디지털로 이에 효과를 주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영화의 맥락과 재현 방식을 탈맥락화 시킨다. 그 결과 노골적이면서 현실적인 폭력의 이미지는 오히려 에로틱해지고 성스러워져버린다. 이는 의도된 재맥락화일 수도 혹은 유사하게 작동하지만 순수하게 유희의 활동일지도 모른다. 이미지를 가지고 노는 장난, 근엄한 초상 이미지에 콧수염을 낙서하거나 팔다리를 하나 더 붙이는 식의 그런 장난말이다. DOS기반의 컴퓨터 환경에서 이미지를 구현하려고 했던 방식(ASCII 코드를 이용한 방식)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 ■ 성용희_신진영

Vol.20110415f | 홍남기展 / HONGNAMKEE / 洪男基 / mixed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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