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s & Books

2011 이랜드문화재단 기획展   2011_0701 ▶︎ 2011_0831 / 주말,공휴일 휴관

김근배_책(대장정)_대리석, 브론즈_35×40×15cm_200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근배_박선영_서유라_임수식

주최,기획 / 재단법인 이랜드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2.2029.9885

예술가와 책, 그 매력적인 만남 ● 독서는 유쾌한 고립행위다. 책 읽기는 개인의 관심사와 내밀한 욕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독서의 순간은 즐거움을 주며 우리를 잠시나마 다른 세계로 옮겨놓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독서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이탈하는 체험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책의 역사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자기록으로 추정되는 기원전 1750년경에 제작된 함무라비법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문자기록을 통해 인류가 문자를 실생활에 사용하고, 인간의 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책이 개인의 사유물이 되고, 독서의 대중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유럽의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독서가 대중적인 문화가 되었는데, 그 이전시대에는 책을 소유하며 사적인 공간에서 읽는다는 것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특수한 계층만이 누릴 수 있었던 일종의 특권이었던 것이다. ● 책 읽기와 예술가의 창작은 그 모습이 닮아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영역으로 몰입한다거나,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한 행위라는 것에서 그림 그리기와 책 읽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자신만이 드나들 수 있는 상상의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의식을 획득하게 되는 체험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독서하는 모습을 그린 다거나, 책을 소재로 한 작품은 예술가들의 매력적인 소재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책을 통해 예술가는 상상력을 충전받기도 하고, 지식습득 즐거움을 맛보며, 혹은 소유 그 자체로 수집의 기쁨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그만큼 예술가에게 있어서 책은 창조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이번 전시는 이러한 책과 예술가의 매력적인 만남을 테마로 기획되었다. 책이라는 공통된 소재를 가지고 작업하는 4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작업을 모색하고 있다. 전시회는 동화 속 인물들의 유쾌한 이야기를 대리석과 브론즈로 만들어내는 김근배, 일상의 사물을 단순화시키며 회화적 요소를 가미한 조각을 선보이는 박선영, 동양의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사진작업으로 재구성하는 임수식, 「책쌓기」라는 방식의 화면을 통해 작가 개인의 다양한 관심사를 표현하는 서유라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 4명의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 작가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엿보고, 재미난 상상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전시는 작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장(場)으로 펼쳐지고, 매력적인 현대미술의 세계로 초대할 것이다.

김근배_토끼로봇의 여정_대리석, 동_50×40×40cm_2010

김근배는 동화 속에서 나올 법한 등장인물들의 유쾌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대리석과 브론즈를 결합해 조각작품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작품의 80%가 책에 관련된 것 일만큼 책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많다고 한다. 이때 무겁고 심오한 철학적인 정신세계가 아니라, 가볍고 유쾌한 상상력의 세계가 작품의 주된 테마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조각작품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입체화시켜 책으로 형상화하며, 대리석과 브론즈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결합해 매력적인 작품으로 탄생된다.

박선영_꿈_대리석_30×40×30cm_2005
박선영_책-마법의 주전자_대리석, 크리스탈_30×40×30cm_2005

박선영은 일상생활에서 봐왔던 다양한 사물을 단순화시켜 조각작품으로 제작한다. 작가는 주로 대리석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이때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서 완성하기 때문에 거친 노동의 흔적이 남아있지는 않다. 그의 조각은 돌이 주는 물성과는 다르게 차갑지 않고, 모나지 않으며,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또한 곱게 다듬어진 돌의 표면에 날카로운 끌을 이용해 다양한 이야기를 드로잉으로 선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렇게 완성된 두꺼운 책 위에 「마법의 주전자」가 꽃을 피워내는가 하면, 대리석쿠션과 함께 꿈의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회화적 드로잉이 담긴 박선영의 조각은 보는이로 하여금 작가개인의 유쾌한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서유라_Best Sellers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9
서유라_History of Egypt_캔버스에 유채_97×130cm_2010

서유라는 책을 그리는 작가이다. 작가는 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5년 넘게 몰두 하고 있는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접하게 되는 역사, 여성문제, 사랑과 소비, 대중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을 그림의 소재로 사용한다. 이때 작가는 책꽂이에 놓인 책이 아닌, 주로 바닥에 쌓아올리거나 세워놓은 책을 내려다보는 식의 화면을 연출해서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구사하며, 유희적 상상력을 표현하고 있다. 박물관이나 도서관 깊은 곳에 있을법한 낡은 고서에서부터 근래에 출판된 다양한 주제의 서적, 혹은 잡지 등을 이용해 만든 반복적인 화면 안에는 책과 더불어 책 속의 그림을 그려넣고 있다. 서유라만의 「책 쌓기」라는 독창적인 방식의 그림을 통해 작가 개인이 처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지를 살펴볼 수 있다.

임수식_책가도031_한지에 핸드 스티치, 피그먼트 잉크_128×100cm_2010
임수식_책가도056_한지에 핸드 스티치, 피그먼트 잉크_61×79cm_2010

임수식은 조선 민화의 한 형식인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작업은 다양한 사람들의 책장과 서재를 촬영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책장에 놓인 책과 여러 물건들은 소유자의 취향을 알게 해줌과 더불어 시각적인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또한 작가는 전통사진방식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의 사진인화지대신 한지에 사진을 출력하고, 이들을 전통 조각보를 만드는 것처럼 바느질로 한땀한땀 이어나가면서 완성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러한 수고스러운 행위는 한지가 지닌 자연스러운 물성과 어우러져, 책 속에서 접했던 아련한 옛 기억을 상기시켜주는 동시에, 사람들의 책 소유를 통한 지식습득, 혹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욕망을 살며시 엿볼 수 있다. ■ 고경옥

Vol.20110702d | Artists & Book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