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다, 봄꽃

임진세展 / LIMJINSE / 林珍世 / painting   2011_0701 ▶︎ 2011_0713 / 월요일 휴관

임진세_빛나다,봄꽃_80×10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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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701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175 Gallery 175 서울 종로구 안국동 175-87번지 안국빌딩 B1 Tel. +82.2.720.9282 blog.naver.com/175gallery club.cyworld.com/gallery175

『빛나다, 봄꽃』의 공명 ● 우리는 「북악스카이웨이」를 앞에 두고 시각 공해에 대해 얘기했다. 앞유리로 돌진해 오는 저 밖과 옆유리로 스쳐가는 가드레일 너머 나무들. 스.카.이.웨.이.라고 부르는 하늘길이, 실은 사람의 속도 아닌 차의 속도로 기입된 이미지로 재단되어 있다는 걸 가끔 망각할 때가 있었다. 북악스카이웨이 제한속도 40km. 그러나 때로는 질주가 난무하는 길을 오가며 차의 속도와 겨룬 눈의 기억은 속필로 캔버스에 남았고 가만 멈춰 이 작품들을 바라보며 어느새 반했다고 느끼고 있을 때 작가는 이번 전시에 이 작품들을 내어 놓는데 주저하고 있었다. 왜요? 시각 공해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작업실에서 돌아오던 그날 이후 시각 공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 작가는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있었다. 갤러리로 들어서는 어느 누군가가 자신의 작품과 마주했을 때 느낄 당혹감이 그녀에게는 굳이 일컬어 시각 공해인 것이다. 전시 서문에서 이미 나는 시각 공해라는 말을 다섯 번이나 거듭하고 있다. 그렇지만 작품과 만날 관객에게 속삭일 감언만이 아니라 작가에게도 전할 말이 있어 이리 거칠게 군다. 작가가 이처럼 타진하고 서성거릴 때 작품이 공해가 되기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시각 공해일까 반문하게 만드는 당혹감의 성질에 대해 직시해 보기를. 되려 윤리학적 상상력에 대해 힘주어 얘기하며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작품에 대해 정초하는 방식을 빌리자면, 공적 영역에서 폭발할 뇌관으로의 작품은 그 자체가 윤리적이거나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윤리적, 정치적 판단을 선회하거나 유보시킬 다른 국면을 가능성으로 담보하는 작품이라는 점에 대해 지면을 통해 전하고 싶다.

임진세_목련가로등_145.5×112cm_2010
임진세_벚꽃피는 계절_167×62cm_2011
임진세_휘경동밤산책_162×112cm_2010

우려를 불식시키고 더불어 모멘텀을 과제로 놓고서 회화로 돌아오면 목련과 벚꽃이 핀 밤의 풍경과 이번 전시의 표제작인 『빛나다, 봄꽃』이 있다. 회화의 대상이자 가끔은 역전되어 화가를 객체화 시키는 화제(畵題)들은 작가가 천변이나 밤거리를 오가며 주운 조각들이다. 예전 작업에서는 등산로가 등장하기도 했다. 사실 작가는 주웠다는 말도 없었고 대체로 변호나 설득에 나서지 않는 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에게 회화의 이유는 무엇일까 헤아려 보는 과업은 오롯이 나/우리에게 부과되며 여기서 나는 '주운 것'들에 대한 선택과 수집의 기준에 주목해 보자고 (우리를 향해) 제안해 본다. 주운 것들의 나열 즉 제시되는 대상에 관심 갖는 것이 아니라 '줍는' 행위의 준거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 작가와는 일전에 전시를 함께 꾸린 경험이 있는데 그때 작가가 출품했던 작품의 과단이 재회의 계기가 되었다. 사선으로 화면을 발라내어 녹색 바랜 농구 코트처럼 보이는 한 켠과 한낮의 뿌연 대기가 빗금으로 만나는 한 켠의 중앙에 마냥 앉아 있는 사람과 강아지가 있었다. 사람도 강아지도 딱히 회화의 이유라 하기에는 어렵겠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꽃풍경이라, 얼마나 아름다울까 지레짐작하며 꽃핀 밤의 풍경들을 훑을 때 비록 목련의 꽃잎새가 도톰하게 드러나고 가녀리게 흐드러진 벚꽃을 골목에서 마주친다고 해도 꽃은 꽃이 아름답기 때문에 아름다운게 아니라 꽃을 비추는 한밤의 조명과 공명하면서 아름다움을 미루고 있다. 꽃도 빛도 회화의 주된 대상이 되고자 하지 않는다. 무엇을 그렸는가 물으면 심심해지기 일쑤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대신 특별해서 선택된 것이 아니라 선택되었기 때문에 특별해진 것들이 작가의 화면에 사이좋게 포진한다.

임진세_북악스카이웨이-sign2_146×112cm_2010
임진세_영산홍_80×100cm_2011

이목이 집중될 대상을 집요하게 낚는 능력은 작가에게 없어 보인다. 「나의 창문」 앞에는 안그려도 됐을 법한 전선 몇 줄을 보게 된다. 창밖을 그렸으면 더 많은 호기심을 자아냈을텐데 작가는 정말 창밖을 그렸다. 카이유보트의 창밖 풍경처럼 이편에서 저편을 매혹의 시선으로 넘겨 보게 만드는 통창도 아니고 또 리처드 에스테스의 쇼윈도우와 같이 거울상에 현실을 반영하는 것도 아닌 밖에서 쳐다본 창문을 그리고 있다. 불투명한 창유리 너머 묶여 있는 커튼과 창가에서 키우는 듯한 화초가 언뜻 비추인다. 내부에는 형광등이 켜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임진세라는 작가는 이런 작품을 하는 작가였지. 현혹도 과장도 없으면서 '연약하거나 소외된 것들을 향한 관심'이라 표현하는 어느새 흔해져버린 수사도 필요 없다. 담담하고 유연하며 욕심내 덧붙이자면 시선이 공평하다고 적고 싶다. ■ 김현주

임진세_나의창문_91×117cm_2011

Resonance of Shine, Spring Flower ● We talked about visual noise on 「Bugak Skyway」. Outside, scenery was rushing toward the windshield and trees, behind the guard rail, were passing the side window. Sometimes we forget that the way called the Skyway is actually made of images of the speeding cars instead of human speed. Please remember that the speed limit at the Bugak Skyway is 40km/h. Memories of visions which compete with speeding cars passing on high speed roads were left fast on the canvases. When I was captivated by her paintings, standing still in front of them, the artist, Jin-se Lim, said that she hesitated to show the paintings in this exhibition. I asked why and she answered. "It might be seen as visual noise." Since the day I visited the artist's studio, I began to think about the idea of visual noise. ● The artist considers many things. For the artist, visual noise is the embarrassment people might experience while looking at her works at the exhibition hall. In this foreword I used the word visual pollution five times. I was being a little harsh because I have something to say to the artist and to exhibition visitors. It is not easy for artwork to become visual noise when artists examine and consider their work in the way Jin-se Lim does. It would be better to think about the character of the embarrassment which makes the artist think that it is visual noise. I'd like to say in this writing that the art works can work as a fuse, which can explode in public territory, and are not moral or political themselves but have other aspects of possibility which can either move around or reserve moral and political judgment, according to the method of the literary critic Hyung-chul Shin's uses for art work, saying about the ethical imagination. ● Dispelling worries and remaining a task, I return to the paintings. There are the night scenery of blooming magnolias, cherry blossoms and this exhibition's title piece, 「Shine, Spring Flower」. The subjects of the paintings are pieces that were picked up, by the artist, from the scene at the side of a stream or in the night city. There were hiking trails in her previous works. The artist didn't say that she picked these scenes and usually doesn't explain or try to defend her works. So the task of considering the reason for the artist's paintings is completely mine/ours. Here I suggest that we should pay attention to the choice of images she 'picked up' and the criteria of the collection. We should think about the criteria of the 'picking' instead of being interested in the list of things picked up, the shown objects. ● I had one exhibition with the artist before. The choice of the works she showed became the opportunity for this reunion. There is a seated person and a dog in the middle of the canvas. One side of the canvas is faded green like a basketball court and the other side has the hazy atmosphere of the middle of the day. It gave the impression that the person or the dog was not the subject of the painting and now in the paintings and in this exhibition, this happens again. When we see a night scene with flowers blooming, we guess how the flower scenery is beautiful. But even though we see magnolia's beautiful petals and fully blooming cherry blossoms, the reason they are beautiful is that the flowers resonate with the light shinning on them. Neither flowers nor light is the main subject of the painting. When we ask what it is a drawing of, it becomes a useless question but I'd like to emphasize that she didn't choose it because it's special, but it became special when she chose it. ● It seems that the artist doesn't have ability to catch objects persistently that attract people's attention. In 「My Window」, we can see several electric lines which shouldn't have been drawn. If she draws the outside scene through a window, it would cause more interest, but the artist drew the external view of window. It is not a big window that lets us see outside of window with fascinating gaze like in a Caillebotte's scene from the window, nor does it reflect the reality on the mirror as a Richard Estes's show-window does. She just drew a window from the outside. Behind the opaque window glass, tied curtain and plant are revealed. There might be a lit fluorescent light inside. Jin-se Lim is the artist doing this kind of work. It is unnecessary to use trite modifiers such as the expression 'an interest in weak or alienated things' without dazzlement and exaggeration. I just want to write that her vision is calm, flexible, and also fair. ■ Hyunju Kim

Vol.20110703c | 임진세展 / LIMJINSE / 林珍世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