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d Happened

김아영_김재범_전채강_진기종展   2011_0714 ▶ 2011_0818 / 월요일 휴관

What had happened展_두산갤러리 서울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화~금 11:00am~08:00pm / 토,일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두산갤러리 서울 DOOSAN Gallery Seoul 서울 종로구 연지동 270번지 두산아트센터 1층 Tel. +82.2.708.5050 www.doosangallery.com

What Had Happened는 우리의 일상을 살펴보는 데에서 출발한다. 개인적 일상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서 현대인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심리적 문제점의 원인을 찾아보고자 한다 ● 우리의 일상적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되풀이 되는 여러 일들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이 살아가고 있는 단조로운 삶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현대라는 사회는 갖가지 스펙터클들이 벌어지고 있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우리가 늘상 접하는 사건과 사고는 스펙터클한 사회의 모습을 잘 반영한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과 사고를 대하는 현대인의 태도를 살펴보면 공통적인 문제점들을 찾아볼 수 있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네 작가는 모두 사회적 사건을 다룬다. 이들은 여러 가지 사회적 사건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 속에 감춰져 있는, 그리고 쉽게 지나쳐버렸던 것에 주목한다. 이들은 사건이라는 사회적 텍스트를 각자의 관점에서 회화, 사진, 영상 등으로 재생산하여 개인적 삶 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우리 앞에 펼쳐 보여준다.

김아영_잘못된 때와 장소에 있지 않도록_디지털 C 프린트_120×160cm_2010
김아영_자살소동 20대 경찰과 함께 투신, 2008.6.5_디지털 C 프린트_210×163cm_2009

김아영과 전채강은 각각 사진과 회화로 사건의 현장을 재현한다. 김아영은 특정한 사건을 보도했던 기사들을 수집, 그 현장을 답사하고 실제 공간을 바탕으로 정교한 모형으로 제작하여 사건 현장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 이렇게 제작한 김아영의 「ephemeral ephemera」연작은 실제 공간을 직접 찍은 사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담고 있다. 사건이 발생했던 바로 그 시간대와 유사하게 연출된 사진은 사건을 보도한 기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그리고 그 공간 속에서 사라져 버린 사건이 남긴 허무함과 덧없는 공허함을 더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김아영은 미디어가 전달하는 여러 사건들이 사후적일 수밖에 없는 근본적 속성을 제시하며, 이미 지나가 버렸기 때문에 잊혀지고 소비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전채강_오늘날의 사건사고: 차사고_캔버스에 유채_162.2×193.9cm_2008
전채강_오늘날의 사건사고: 달성보2_캔버스에 유채_160×160cm_2009

사건 현장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김아영과는 반대로 전채강의 회화는 가상의 사건 현장을 만들어낸다. 얼핏 실제 사건 현장처럼 보이는 화면 속을 자세히 관찰하면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이질적인 단편들이 동시에 존재함을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의 사건·사고」라는 제목의 작업들은 주로 인터넷에서 찾아낸 다양한 사건의 이미지들을 화면 속에 유려하게 조합하여 어색하거나 낯설지 않은 초현실적 풍경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가상의 사건 현장은 주변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반영한다. 다양한 사건들이 한군데에 모여 있어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 항상 구경꾼의 입장에서 이를 방관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김재범_Let's wait and see_설치(ID picture)_244×366cm_2011
김재범_Rise of Evil_C 프린트_120×148cm_2010

얼핏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다큐멘터리 사진처럼 보이는 김재범의 사진은 실제로는 볼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긴장된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김재범은 하나의 사건에 대해 가능한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이를 최대한 객관적 시선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그리고 사건의 주요 상황이나 도구를 통해 어떠한 사건이 막 일어나려는 징후를 보여준다. 이 사진들은 특정한 사건을 바탕으로 하지만 또다른 사건의 모습으로도 읽혀질 수 있다. 김재범은 발생가능성을 담지한 징후를 제시하면서 이 시대에는 유사한 사건들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이나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방안은 외면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관점은 수백장의 작은 얼굴사진을 모아 하나의 이미지로 보이도록 조합한 설치작업으로 이어진다. CCTV의 정지화면을 보는 것처럼 구성된 얼굴사진들은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성범죄자알림e'사이트에서 찾은 이미지를 가공한 것이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인지 혹은 그 이후인지 알 수 없는 이 설치작업 또한 성범죄, 나아가 다른 사회적 범죄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진기종_4GOT_6채널 비디오 설치, CCTV 카메라, 6 LCD 모니터,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1
진기종_4GOT_6채널 비디오 설치, CCTV 카메라, 6 LCD 모니터,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1

천국에서 달걀들을 모아 놓고 '거짓말을 하려면 될 수 있는 한 크게 하라. 그러면 사람들은 그것을 믿게 될 것이다'라고 연설하는 히틀러. 그리고 무리를 지어 날아가는 닭을 보며 이야기하는 오바마와 부시, 빈라덴. 6컷 시사만화의 형식을 차용한 진기종의 영상작업 4got은 이 네 명의 신이 나누는 가상의 이야기이다. 히틀러의 연설을 들은 달걀은 닭이 되어 어디론가 날아가고 부시는 멀리 우주에서 이를 지켜본다. 그리고 부시를 비판하는 오바마에게 빈 라덴은 '자네도 결국은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걸 몰라?'라고 의미심장하게 반문한다. 진기종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네 명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 시대와 이전 시대에서 세계적으로 커다란 문제를 발생시켰던 인물들이다. 이 인물들을 통해 진기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떼지어 날아다니는 닭의 우스꽝스러운 광경을 보여주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진기종은 어리석은 가축으로 비유되는 닭을 통해 이 시대의 커다란 문제들 뒤에 감춰진 무엇인가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깨닫지 못하고 망각(4got – forgot)한다면 결국 거짓된 언어에 속아 날아다니는 닭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라고 물음을 던지며, 미디어 속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요구한다. ● 이처럼 네 명의 작가들은 사건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각각 서로 다른 작업을 보여준다. 이들이 제시한 사건은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기에는 한 사회나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내용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사회적, 계층적, 인종적 다양함을 떠나 공통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반응을 불러 일으킨다. 세계를 놀라게 한 테러나 인간의 기본 윤리에 어긋나는 범죄에 대해 모든 사람들은 분노와 연민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작업에서 사회적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공통된 태도를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사라지고 잊혀진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인들의 일상이 사회적 현상으로부터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 현대 사회의 모습은 기술, 정보,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풍요롭지만 과잉의 시대이다.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인터넷, 신문, 방송 등을 통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사회적 고통과 사건, 사고들은 모두 충격적이지만, 각자가 수용할 수 있는 심리적 한계를 넘어선다. 동일한 크기의 자극이 반복되면 점차 그 감각이 무뎌지는 것처럼, 현대인들은 계속되는 사회적 충격과 고통을 경험하면서 점차 이에 대해 무뎌지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처럼 계속되는 사회적 사건들은 현대인의 정서를 소모시켜 점차 방관하게 하고 결국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연민피로'와 같은 심리적 문제를 발생시킨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 서로 어긋나 있는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문제들의 차이를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네 작가의 시선을 통해 이 시대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 속에서 현대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살펴보며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외면하지 않고 이에 응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 두산갤러리 서울

Vol.20110711c | What Had Happene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