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그림찾기

최상규展 / CHOISANGKYU / 崔相奎 / sculpture   2011_0713 ▶︎ 2011_0719 / 화요일 휴관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50×14.8×25cm_2011

초대일시 / 2011_071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화요일 휴관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B1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잠복된 형태의 복마전 ● 아크릴판을 정교하게 오려서 만든 이미지들은 물리적으로는 고정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어른거리는 물 표면처럼 끊임없이 변한다. 최상규의 '숨은 그림 찾기'전은 관객이 그 안에서 뭔가 낚아 올리기를 겨냥한다. 시각적 그물망의 가변성으로 인해 관객은 거기에서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본다. 교란된 시각상 안에 작가는 뭔가를 숨겨놓았지만, 그것은 어떤 객관적인 대상이나 의미로 고정된 것이 아니다. 전시장은 단지 작가가 제시한 것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테스트 얼룩처럼 이미지의 복마전이 이루어지는 역동적인 장이 된다. 2mm에서 15mm까지의 두께를 가지는 아크릴 판을 레이저로 잘라내 붙여 만든 작품들은 깔끔하게 각이 떨어지는 매우 인공적 산물이지만, 그 안팎을 출몰하는 이미지의 주요 원천은 동물이다. 최상규의 작품에서 동물 이미지는 상징보다는 형태적인 재미가 있다. 동물은 그자체가 자연의 진기한 형태적 발명품의 전시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동물은 다소간 정적이고 중성적인 배경을 휘젓고 다니는 동적 요소이지만, 동물은 자연 속에서 생존을 위해 보호색(의태)의 기술을 발전시키므로 형태와 배경 사이의 구별은 모호해진다.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32×6×21cm, 26×6×16cm_2011

나무 위의 표범이나 북극의 백곰 같은 이미지가 부조와 조각의 방식으로 표현된, 하얀 단색으로만 이루어진 작품은 더 구별하기 힘들다. 투명한 판을 10개 정도 붙여서 만든 작품 속에는 캥거루 이미지가 숨어 있다. 캥거루는 그 무한의 겹 속에서 저 멀리 달아나는 것 같다. 반복된 구조는 지시대상을 더욱 확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분명하게 한다. 최상규의 작품에서 대상은 관계망 속에서 사라지거나 재구축된다. 흑백의 판이 교차로 붙여져 단면이 바코드처럼 보이는 작품에서 형상의 유희는 또 다른 차원을 덧붙인다. 그것은 자연의 코드화를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흑백의 판에 은닉된 상어는 그것이 헤치고 간 바다의 물결을 그림자처럼 달고 있다. 여기에서 공간과 대상이 구조화되는 방식은 유사하다. 색의 대조는 형태의 대조, 즉 양각과 음각의 대조로 이어진다. 서로 다른 작품에서 활용된 조각들을 맞추면 평면이 된다. 흑백의 대조는 보통 배경과 형태를 이루는 선으로 나타난다.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코뿔소, 달팽이, 캥거루 등의 이미지가 숨겨져 있고 검은 바탕에 흰 선으로 그려진 반전 이미지도 보인다. 배경은 현대적 도시나 우주로 제시되기도 한다. 반사면이 있는 좌대 위에 설치된 작품은 동물과 자동차의 이미지를 겹쳐 놓으며, 별과 마주한 동물들도 있다.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80×16.5×33cm_2011

붉은 원에 나비가 새겨진 작품은 작지만 우주적이다. 나비의 날개 짓이 우주저편에 폭풍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은 모든 요소들이 명시적으로, 그리고 잠재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상규의 작품에 나타나는 원은 항성이나 우주의 이미지 외에, 돌고 도는 무한한 연상의 과정과 연결되는 듯하다. 그의 작품 중에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동물의 이미지도 등장한다. 지름 180cm로, 이 전시에서 가장 큰 작품은 표면에 입체적인 흐름을 부여하여 잠복된 형상을 더 분산시킨다. 2차원과 3차원 모두에서 파동 치는, 거대한 북 같은 원판은 우글거리는 잠재된 형상들로 들끓는다. 한 면은 푸른색, 다른 면은 붉은 색으로 이미지를 그려 넣어 이 혼돈을 헤치고 음양처럼 잘 맞아 떨어지는 무엇을 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준다. 최상규의 작품은 인간의 지각이 대상의 객관적으로 반영이 아니라, 매우 선택적이며 때로 창조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루돌프 아른하임은 『미술과 시지각』에서 모든 지각은 또한 사고이고, 모든 이지(理智)는 또한 직관이며, 모든 관찰은 또한 발명이라고 말한다. 외계를 바라보는 과정은 대상 자체의 속성과 관찰하는 주체 본성 사이의 상호과정이다. 아른하임의 비유에 의하면 형체는 연못에 던진 한 조각 조약돌과 같다. 그것은 적막을 깨뜨리고 공간을 활성화한다. 본다는 것은 그 운동을 지각하는 것이다.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30×6.5×20cm_2011

여기에서 형태적 특징들은 정신의 인식적 기능에서 도출된 것이다. 아른하임은 『시각적 사고』에서 시지각은 시각적 사고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각의 사고 요소들과 사고의 지각요소들은 상보적이다. 관찰은 보이는 대로 담는 과정이 아니라, 어떤 형태를 추구하고 부여하는 정신의 탐색인 것이다. 어지러운 외곽선에서 어떤 형태와 의미를 끌어내기 위해서 관객은 유사성(similarity)을 찾는다. 『미술과 시지각』은 지각과 사고에 있어서 유사성은 단편적인 동질성이 아니라, 본질적인 구조적 특징들의 일치관계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구조적 일치성이 동형성(isomorphism)이다. 관객은 작가가 만들어 놓은 가시적 패턴과 의미 사이에 구조적인 일치성을 찾아내려 한다. 여기에서 모든 형(shape)은 어떤 내용을 담은 형태(form)가 된다. 의미와 형태를 꺼내는 과정 뿐 아니라, 그것이 주입되는 과정 역시 일종의 번역이다. 어디에도 기계적인 반영이나 객관적인 재현은 없다. 재현은 주어진 매체로 그 대상과 구조적으로 대등한 등가물을 생산할 뿐이기에, 결국 실물과 이미지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본다는 것은 그리는 것만큼이나 복잡한 인지조작의 과정이다.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80×80cm_2011

관객은 구별되는 항 사이의 관계망을 적극적으로 구성함으로서, 객관적 구조가 아닌 자신의 경험적 현실의 구조를 찾아나간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반영이 아니라 구성이다. 1970년대 칠레의 생물학자이자 신경생리학자인 움베르토 마투라나로 대표되는 구성주의(Konstruktivismus)는 인지 이론에서 이러한 구성의 과정을 강조해 왔다. 지크프리트 슈미트가 편집한 책 『구성주의』에 의하면, 마투라나는 생명체계를 물리적 공간 안에 존재하는 자기생산체계로 규정한다. 자기생산체계들은 구조가 구체화된 체계들이다. 구성주의에서 생명체계에서 생명은 곧 인지이다. 인지한다는 것은 산다는 것이고 산다는 것은 인지한다는 것이다. 최상규의 관객은 교란된 형상 속에서 최적의 안정성을 가지는 형태를 찾아낸다. 그것이 소통이다. 작품은 수동적인 수용이 아닌 적극적인 지각의 구성과정이다. 지각의 과정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지각의 과정 속에 이미 선택과 범주화가 전제되어 있다. 그것은 '조작적인 인지도식'(피아제)을 통과한다. 관객의 기억과 체험에 의해 새로이 그려진다. 구성주의자들은 구성적인 체계로서의 인지체계를 강조하며,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는 우리의 구성능력의 결과라고 본다.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80×80cm_2011

구성주의 같은 지각에 대한 합리적인 모델은, 인간들은 자신이 지각하고 자신이 대면하는 그 세계 안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세계라는 성질을 가진 것을 구축함으로서 살고 생존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상규의 작품은 유기체가 세계를 체험하고 구성요소들로부터 안정적인 세계상을 구성하는 방식을 알려준다. 그의 작품은 존재론이 아닌 인지이론, 재현이 아닌 구성적인 과정을 중시한다. 객관적 존재나 현실(reality)은 배제되고 상호간에 결정된 합의가 중시된다. 구성주의자인 글라저스펠트는 인식론을 존재론으로부터 철저하게 분리하자고 제안한다. 그에 의하면 서양철학의 인식론의 한계는 바로 '내가 인식하는 것은 이미 거기에 존재 한다'는 가정들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가 구성하는 것은 '마치...같다'는 가정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모든 것을 실험적으로 가정한 것으로서 구성한다는 것이다. 해석이란 어디에선가 쪼갠 조각들을 다시 가져와서 조립하는 가운데 생긴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전달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하나의 구조를 구축하고 이 구조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최상규의 작품은 결코 '실제로 보이는 그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것이 마치 그렇게 보인다'라고 말하게 한다. ■ 이선영

최상규_숨은그림찾기_아크릴_58×6.5×58cm_2011

Intricate, Chaotic Images Hiding in Choi Sang-kyu's Work ● The images Choi Sang-kyu creates by precisely cutting acryl plates are physically fixed but change incessantly like water's shimmering surface. His Finding the Hidden Picture exhibition is a discovery into in his work, open to interpretation, due to his visual nets' variability. The artist hides something in chaotic visual images, but they are not something objective with fixed meaning. The venue displaying his works is a dynamic forum for his intricate images like Rorschach Test inkblots. ● His works, made by laser-cutting 2-15mm acryl plates, are artificial products with fine cut angles. Images appearing vaguely within are mainly animals. Choi's animals are interesting in terms of form rather than symbolism. They are dynamic elements active on a static, neutral background. As they evolve protective coloring to survive in nature, distinction between their form and the background becomes ambiguous. ● It is hard to distinguish animal form from background in Lee's work, featuring a leopard in a tree, and a polar bear on a white monochrome background. A kangaroo is hidden in an overlapping of 10 transparent plates. This recurring structure makes the object of reference ambiguous. In Choi's work an object disappears or is reconstructed in a network of relations. In work with a cross section like a barcode, overlapping black and white plates, his form brings a playful dimension, or representation of a coded nature. A shark concealed in the black and white plates accompanies the waves it has swum through like a shadow. The structure of each space is similar to each object. ● Color contrast echoes contrast of form, depressed engraving, and embossed carving. The contrast of black and white is present in lines forming the background and form. A rhinoceros, snail, and kangaroo depicted in black lines are hidden on a white ground, and reversed images in white lines are seen on a black ground. The background sometimes features a modern city or the universe. Works on a pedestal with a reflective surface overlap an animal and car or animals facing a star. ● A work with a butterfly on a red circle is small yet cosmic. The butterfly flapping its wings could create a hurricane, as all elements are linked to one another. The circle in Choi's work associates with the star, universe, and process of recurring association. In some of his works animals appear, one after another. Larges works of 180cm diameter have a three-dimensional flow on the surface, distracting concealed images. Inherent forms are crowded on drum like circular plates. An image rendered in red on one side and blue on the other anticipates a mutual construction, like yin and yang. ● Against the idea of objective reflection, Choi's work presupposes human perception is a selective, creative process. In Art and Visual Perception, Rudolf Arnheim argues perceiving is thinking, reasoning is intuition, observation is invention. Viewing space is an interaction between the attributes of an object and nature of a subject. According to Arnheim, form is like a pebble thrown into a pond. It animates space, breaking serenity. Seeing is perceiving the movement. ● The features of form derive from the spirit's perceptual function. In Visual Thinking Arnheim defines visual perception as visual thinking. In this sense, the elements of visual thinking are complementary to its perceptual factors. Observation is not a process of containing the seen but a spiritual exploration of pursuing and lending form. Viewers thus can discover a similarity in Lee's work by drawing out form and meaning from chaotic outlines. In Art and Visual Perception, Arnheim alludes that a similarity in perception and thinking depends on a coincidence of essential fundamental structural features, not fragmentary homogeneity. ● This structural coincidence is isomorphism. Viewers intend to discover this structural coincidence in his visible patterns and meanings. All shapes in his work become the forms encapsulating some content. A process of drawing out meaning and form as well as a process of putting them into is a sort of interpretation. There is no mechanical reflection or objective representation. Seeing is a process of recognition as complex as drawing. ● A viewer can search for the structure of their experiential – not objective - reality through an aggressive construction of a network of elements. Important here is construction, not reflection. Chilean biologist and neurobiologist Humberto Maturana emphasizes such construction in his Constructivism. According to Constructivism compiled by Siegfried Schmidt, Maturana defines the life system as a self-producing system within a physical space. In Constructivism life is perception. Perceiving is living, and vice versa. ● Choi's viewers find most stable form among chaotic shapes, thereby achieving communication. His work is for viewers not a passive acceptance but a process of aggressive perception. The process of perception is in no way neutral. The process presupposes selection and categorization. Constructivists underscore the system of recognition as a constructive system, and see the world we view as the result of our ability for construction. ● Through a Constructivist model of human perception argues humans do not live in a world they perceive but live while constructing the world. In this sense, Choi's work shows how organisms experience and construct a stable world. His work emphasizes cognition over ontology, construction over representation, bilateral consent over objective reality. Constructivist Ernst von Glasersfeld proposes to separate epistemology from ontology. For him, Western the limit in epistemology lies in the assumption, "What I perceive already exists, there." However, we construct all experientially. Interpretation derives from reassembling broken pieces from somewhere. This makes a structure, and this structure becomes complex. Through Choi's work, 'what is seen to me like that' is preferred to 'what is really seen'. ■ Lee Sun-young

Vol.20110713f | 최상규展 / CHOISANGKYU / 崔相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