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ION,팩션 쇼!

2011_0714 ▶ 2011_0824 / 월요일 휴관

오프닝 리셉션_2011_0714_목요일_06:30pm 오프닝 퍼포먼스_2011_목요일_06:30pm_버스커 공연 (G#)

참여작가 김재범_김재영_서평주_이샛별_전채강_하태범

기획_일현미술관

후원_을지재단

관람료 / 일반_2,000원(대학생 이상) / 학생_1,5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일현미술관 ILHYUNMUSEUM 강원도 양양군 손양면 동호리 191-8번지 Tel. +82.33.670.8450 www.ilhyunmuseum.or.kr

본 전시는 사건, 사고와 같은 객관적 사실fact을 미디어라는 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태도와 그 시각에 대한 관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분초를 다투며 쏟아지는 사건, 사고에 대한 사실들은 매체에 의해 실시간으로 노출되며, 그 수용자에 의해 순식간에 소비되어 진다. 이러한 소비행위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일련의 사실들이 주체자(미디어 수용자)의 입맛대로 과장, 축소, 조합되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새롭게 구성되고 재해석되어 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 때문에 사건사고 속 객관적 사실들이 변질될 위험성은 거의 없다. 다만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체자들이 그 사건을 토대로 한 기록들의 근본적인 사실을 잠시 망각한 채, 한 낱 이야기의 소재거리로 가볍게 치부해 버리고 만다는 것이 문제이다. 즉 사실Fact에 픽션Fiction을 섞은 팩션Faction이 이미 대중에게 하나의 놀이이며 취향이 되어버린 것이다. ● 이것은 현대사회가 더 이상 주어진 사실들만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세계가 아니며, 점점 능동적이고 다차원적으로 변해가는 대중들의 미디어 수용방법과 현실세계에 대한 쌍방향 소통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습관적이고 반복적으로, 대중이 허구에 더 몰입하고 집착한다면 사건과 사고 속 사실을 바라봐야 하는 현대인들의 시야를 흐리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현상이라 판단된다. 미디어 수용자들의 주관적인 개입에 대한 올바른 역할과 그 기준에 대해 필요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 미디어 소비자들이 이러한 태도를 낳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진실에 바탕을 두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해야하는 매체들이 본연의 자세에서 벗어나 본질은 외면한 채 단순히 흥미위주의 보도를 일삼는 경마저널리즘(horse race journalism)에 빠져있는데 일차원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디어도 잘못되거나 편향된 사실에 대한 정보가 많으며 더 이상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사가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이 생기는 현대사회에선 무엇보다 대중 스스로 어떠한 방식으로 매체를 수용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이번 전시는 이러한 현상을 현대인 스스로가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본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한 사건(=사고)을 작업의 소재로 삼고 있으며, 그곳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내고 있는 작업들이다. 즉 현대인들이 미디어를 대하는 습관적 행위가 낳은 이야기들이 작가의 작업에 투사되어 보여지는 현장을 눈앞에서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을 대면하게 되는 관람객들 각자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주체자로써 사실fact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그 새로운 기준의 필요성을 인식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재범_no casualty_C 프린트_120×148cm_2008

김재범은 911테러, 남대문 방화와 같은 국내외에서 크게 이슈화된 사건부터 학교폭력에 반대하며 종이비행기를 날렸던 진성학원 시위와 같이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사건(fact)들을 작업의 소재로 삼는다. 그리고 사건에 대한 집요한 분석과 방대한 양의 자료 수집을 통해 객관적인 증거물과 가장 유사한 것들을 찾아 치밀하게 합성하고 연출하여 사진을 만든다. 그래서 일까 그의 사진에는 실제 사건이 일어날 당시 현장의 분위기와 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의 절묘한 타이밍에 노출되었을 법 한 장면(또는 증거)들이 포착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람자를 그 현장을 목격한 목격자의 입장에 놓여지게 만든다. 즉 작가는 사건의 전조가 되는 공간에 관람객을 배치하고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일과 연관지어 버린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스스로가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 되어지는 사실들을 대하는 태도와 좀 더 객관적이고 올바른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김재영_부아아앙_C 프린트_171.6×123cm_2007

김재영의 사진은 배트맨이나 인어공주와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와'부아아앙'과 같은 의성어를 그린 만화 속 문자들을 활용해 실제 사건사고의 이미지와 혼합하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디지털 기법을 이용해 재창조된 작가의 사진은 사건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교란과 환상을 통해 현실의 사건fact의 격차를 만들고 현실도 가상도 아닌 제 3의 세계를 만든다. 이는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수많은 사건들의 이미지를 접하면서 마치 영화나 드라마처럼 감상하고 사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들을 만들어 가상처럼 받아들이는 동시대인들에 미디어 향유 방식에 대해 그리고 실체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 즉 오해나 오인으로 세상을 투명하게 볼 수 없는 지점에 대한 얘기를 한다.

서평주_바나나는 원래 하얗다_신문에 아크릴채색_18×24cm_2010

서평주는 신문지위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조작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킨다. 작가에게 캔버스의 기능을 부여받은 신문지는 고도의 스킬이나 전략을 구사한 작업을 보여주기 보다는 간단하게 지우고, 슬쩍 칠하고, 가리는 행위를 통해 재치있고 유쾌한 댓글을 단 것처럼 보여 진다. 하지만 그의 댓글 안에는 작가의 날카로운 잣대와 사회현상에 대한 은유 그리고 특유의 통쾌한 서사가 드리워져 있다.

구성물(composition)_캔버스에 유채_200×300cm_2010

이샛별은 특정사건을 지시하는 이미지를 구성하여 비인간적 폭력 그 자체를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그가 그려놓은 화면어디에도 사건의 내러티브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는 보이지 않고, 낯설고 신비로운 판타지적 요소들이 연극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작가는 현실의 상황을 꿈처럼 해석하고 그 꿈안에서 표현되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실재를 그리고자 하였다. 이는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사건 사고 속 이야기들이 그 수용자에 의해 허구나 환상을 만들어 내는 현실에 대한 반영으로 작가는 오히려 현실자체를 하나의 허구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현실과 허구를 분별해보고자 한 것이다.

전채강_Today's issues No Country for Father_캔버스에 유채_110×163cm_2009

동시대 예술작업은 기생하는 창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채강은 본인의 작업에 대한 모티브를 온라인 상의 많은 이미지와 정보 수집에서 시작한다. 그가 채집한 이미지들은 특정 검색어를 통해 선별되며 그 중에서 「Today's Issues」시리즈는 재난에 대한 모음이다. 캔버스 안의 이미지들은 미디어 속에서 떠도는 일시적인 이야기, 단편적인 정보, 무가치 하게 취급받은 여론 등을 화면안에 재편성하여 안착시켰다. 이러한 표현방식은 이전 매체를 실용적이고 합리적으로 받아들였던 세대와는 달리 온갖 종류의 정보를 수합하여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사용하며 재창조함으로써 능동적인 생산자를 자처하는 세대가 등장하였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태범_그루지아 레이더기지_디지털 프린트_70×100cm_2008

하태범은 사건사고를 다룬 뉴스의 사진자료를 모으고, 그 중 몇몇을 선정하여 실제 현장과 최대한 유사하게 모형을 만든 뒤 확대하여 찍는다. 이때 모형은 실제 사건현장의 잔혹함이나 긴장감이 묻어나는 흔적과 인물들은 삭제되고, 현장은 표백되어 진다. 이 모형을 통해 보여지는 표현의 부재와 단순화는 작가자신이 대상을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의 여과 또는 냉정함의 표현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수많은 이미지 속에서 소통하며 반응하는 가운데 작가는 감정의 동요가 차단된 자신을 보았다. 그리고 현대인들이 사건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 귄터 안더스의 말에 의하면 사실을 의미하는'Fact'의 어원이 만들어진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Factum'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 또한 현실세계에서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만들어진 것 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만들어진 세계를 유영하며 허구를 인식하는 가운데 그것에 더 몰입하여 사건사고 속 사실과의 간극을 점점 더 벌어지게 만들고 있다. 현대사회의 팩션쇼장. 우리는 과연 그 속에서 사실을 얼마나 건져 올릴 수 있는 것일까? ■ 일현미술관

Vol.20110716g | FACTION,팩션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