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리브레 Charles Libre

찰스장展 / CHARLES JANG / painting   2011_0720 ▶ 2011_0810

찰스장_Sonokong_캔버스에 에나멜_144×107.5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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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72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텔레비전12갤러리(현 TV12 갤러리) TELEVISION 12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0-12번지 2층 Tel. +82.2.3143.1210 www.television12.co.kr

힘을 뺀다는 것처럼 어려운 게 또 있을까. 자전거를 탈 때도, 춤을 출 때도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할 때도 힘을 빼야 자연스럽고 편안해진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의지와 욕망이 앞설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모든 육체와 정신의 근육에 힘을 주고 만다. 예술가가 작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힘이 잔뜩 들어간 작품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길 때도 있지만, 지치고 힘든 누군가에게는 그 작품을 감싸고 있는 강한 힘이 버거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빛을 알고서야 어두움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잔뜩 힘을 준 뒤에야 그것을 덜어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 듯하다.

찰스장_다쿠마_캔버스에 에나멜_91×116.8cm_2011
찰스장_티나_캔버스에 에나멜_130.3×162.2cm_2011

영미 미학자 앨런 골드만은 예술작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유머'를 들었다. 작품과 관객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할 때, 모더니즘 시대에 객체로 머물러온 관객이 주체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유머'라는 것이다. 코리안 팝 아티스트 찰스장이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힘을 뺀 뒤에야' 얻게 된 '자연스러운 유머'. 고로 전시명 또한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유머러스함'에 대한 오마주의 의미로 그의 출연작 '나초 리브레'를 인용해 '찰스 리브레'라고 지었다.

찰스장_Guyeongtan(Baseball)_캔버스에 에나멜_160.2×130.3cm_2011

힘을 뺀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우선 팽창된 의지와 욕망을 정리한다는 것이고, 세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며, 생각과 행동의 속도를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고로 그는 이번 작업에서 상상 속에 구현되는 장면들이 손끝에서 자연스럽게 꽃 피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 때문일까? 이번 작업에서 그는 그동안 사용해온 강렬한 색채와 강한 테두리를 과감하게 버리고, 톤 다운된 색과 다소 흐릿해진 형상들을 화폭에 얹었다. 그리고 그 위에 물감을 흩뿌리는 자동기술법을 덧입혔다. 스페인어로 '자유'를 뜻하는 '리브레'를 선뜻 전시 명으로 삼은 것처럼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은 작가의 소망을 마음껏 드러낸 것이다.

찰스장_Mickey Mouse_캔버스에 에나멜_145.5×112cm_2011

이번 작품에서도 카툰과 애니메이션에서 차용한 대상들이 등장한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지만, 그 강렬하고 발랄한 주인공들은 이렇듯 새로운 표현방식으로 미래적인 모습에서 과거적인 것으로 치환되었다. 마치 총천연색 컬러텔레비전 속에서 나와 초기 흑백필름의 끈적끈적한 젤라틴 표면 위로 걸어간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회귀가 반가운 것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진정한 자아를 깨닫고자 하는 작가의 순수한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진정성은 작품에 묘한 여운을 더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찰스장_Donald Duck_종이에 에나멜_162.2×130.3cm_2011

삶이 버겁고 고달픈 것은 의지와 욕망이 큰 탓이다. 고로 모든 의도적인 것을 버리고 순리를 따르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지며, 유쾌해진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처럼 우리가 사람에서 자연이 되는 길을 선택할 때, 퍽퍽한 식물이 붉은 꽃을 피워내는 것과도 같은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지가 사라졌다고 해서 수동적이게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힘을 빼기로 결정하는 것만큼 놀라울 정도로 주체적인 결심도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유머는 과장과 거짓이 없을 때 나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작품으로 누군가에게 웃음을 전하고 싶다는 찰스장의 소망은 이번 전시에서 확실히 실현된 듯하다. 지금 그에게 작업은 더는 고된 노동이 아니며, 생의 원천적인 즐거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 김지혜

Vol.20110720b | 찰스장展 / CHARLES JANG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