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마이 phyomai

브릿지갤러리 개관기념展   1부 / 2011_0720 ▶︎ 2011_0807 2부 / 2011_0810 ▶︎ 2011_0828

초대일시 1부 / 2011_0720_수요일_05:30pm 2부 / 2011_0810_수요일_05:30pm

참여작가 1부 / 유봉상_이재삼_정용국_조지연_채우승_추인엽 2부 / 김소현_백지희_신민주_안정현_제여란_홍수연

기획 / 박영택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월요일 휴관

브릿지갤러리 Bridge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9번지 2,3층 Tel. +82.2.722.5127

'피오마이 Phyomai_[fioumai] VERD be born, be raised' - 새로운 회화 ● 회화는 없음에서 있음으로 전이되는 모종의 상황을 풍경처럼 안긴다. 그것은 불모의 땅에서 피어나는 기이한 생명체를 연상시킨다. 부재의 공간에 또 다른 세계를 가설하지만 그 세계가 어떠한 세계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모호함으로 번지고 낯설음으로 자라나는 생명체가 다름 아닌 회화다. 미술이다. 이름 붙일 수 없고 호명될 수 없는 것이지만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아주 난감한 영역에 속해 있는 것이다. 환영과 실재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한편 물질이자 동시에 정령적인 존재로 흘러 다닌다. 사실 인생이 모호하고 저마다의 내면 또한 불안하고 알 수 없는 미지의 것인 것처럼 회화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또한 그리 많지는 않다. 그림 역시 하나의 기미이거나 단서와도 같은 것이다. 간절하기만 한 몸짓인 것이다.

유봉상_M20091026_나무에 못, 아크릴채색_70×200cm_2009

매번 회화는 새롭게 태어난다. 이미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 자체가 이전의 그림과는 다르며 그림 그리는 시간의 지속은 그 새로움이 쌓여가는 과정이자 축적이다. 그것은 단지 그림 그리는 행위의 결과들이 아니라 기존의 회화에 대한 관습에 저항하는 것이며 상식화된 아름다움을 숙고하는 일이자 매번 새로운 생명체를 길러내는 일이다. 회화는 태어나는 것이다.이번 전시는 하나의 회화가 생명체로 탄생되는 과정을 '자연'과 '질료'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자연이미지가 되어 풀처럼, 물처럼, 구름이나 공기처럼 자리한 회화와 질료 자체가 활력적인 생명체가 되어 스스로 자존하는 회화가 그것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의 회화를 통해 우리는 회화가 개념이나 논리, 혹은 자의적인 감정의 그물에 포박되거나 스스로 기계적 이미지가 되어버리는 상황에서 빠져나와 자존하는 그러한 회화, 그렇게'피오마이'한 회화를 만나고자 한다.

이재삼_달빛 心中月(Dalbit-Moonshine)_캔버스에 목탄_194×130cm_2011 정용국_Rootless Tree_한지에 수묵_54×45cm_2008 추인엽_순환계-흐르는 江(환수環水)_종이에 콩테_150×150cm_2005
조지연_별_캔버스에 단청_38×45.5cm_2011 채우승_창 - 풍경(하늘)_라이스 페이퍼에 아크릴채색_180×270cm_2010

자연이란 나와서, 자라고, 쇠약해져, 사멸하며 그 안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생성, 발전하는 것이라 칭한다. 그렇게 알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자연을 피시스(physis)라 불렀는데 이 말은 피오마이(태어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한다. 피오마이는 본래 '생성(生成)'이란 뜻이다. 태어나는 회화! 그렇게 회화를 그 자체로 살아있는 활력적인 생명체로 여기는 이들의 그림을 한 자리에 불러 모았다.

김소현_BL#0310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혼합재료_97×145.5cm_2010 백지희_afloat_패널에 유채, 아크릴채색_117×90cm_2010 신민주_Object Seri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각 7×37cm_2010

1부 작가들은 자연이미지를 화면으로 불러낸다. 그러나 그것은 대상세계, 자연의 복제가 아니라 그 자연이미지를 빌어 화면 스스로 자연이 되게 하는 일이자 생명체를 만드는 일이다. 물과 구름, 별과 식물이 되어 순환하고 자라나고 번식하고 서식한다. 생명력으로 충만한 화면을 만들어 보이면서 자연에 내재한 신비스러운 생명에 주목시킨다. 목탄과 콘테, 먹과 물감은 저 활력적이고 변화무쌍한, 생생불식하는 자연의 자취를 따른다.

안정현_SeiSei-JakuJaku 20110704_면에 수묵_91×91×9.5㎝_2011 제여란_usquam nusquam_하드보드에 유채, 인조물질_39.2×56cm_2006 홍수연_Still Life In Sp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2×116cm_2010

2부 작가들은 주어진 화면과 물감의 질료성을 바탕으로 그 자체로 자기충족적인 세계를 형성한다. 물감이 번지고 스미고 쌓여가면서 시간의 축적을 이루고 그 시간의 결이 세포처럼 번식한다. 유동하고 생성하면서 화면을 하나의 생명체로 만들어 보인다. 단지 질료와 물성, 평면성이라는 논리와 개념에 사로잡힌 딱딱한 화면이 아니라 흐르고 유동하고 활력적인 상황으로 충만한 그런 추상적 화면이자 자연의 속성을 고스란히 전유하고 있는 화면이 되었다. 본래 추상회화란 재현할 모델이나 서사가 없으며 도상의 유사성을 거부하면서 순수한 형태를 지향한다. 그러나 추상으로의 논리적인 길은 언어의 감옥에 갇히는 것으로 귀결된다. 반면 그 논리의 길을 따르지 않고, 닫힌 회로에 갇히지 않고 나아가는 이 생성적인 회화들은 스스로 자연이 되어가는 생의 지도를 따른다. ■ 박영택

Vol.20110720i | 피오마이 phyomai - 브릿지갤러리 개관기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