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죽음 항해자'를 모집합니다.

2011_0721 ▶ 2011_0722

이수영_죽음 항해자_2011

초대일시 / 2011_0721_목요일, 0722_금요일_02:00pm~07:00pm

* Thanatonautes.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제목. 죽음(Thanatos)과 항해자(Nautes)의 합성어.

주관 / 이수영 (미술 작가) 후원 / 국립현대미술관 고양창작스튜디오

출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 (임대한 버스를 그곳에서 타고 떠납니다.) * 참여하실 분은 미리 이메일로 신청해주세요. '죽음항해'는 무료입니다. * 이름과 전화번호, 참여하실 날짜 7월 21일 혹은 22일 중 하루를 골라 적어주세요. 이수영 newbus11@hanmail.net 010-9466-9897 * 노출이 심하거나 화려한 옷은 삼가 주세요. 검은색 종류면 더 좋습니다.

서울시립승화원 일대 경기 고양시 통일로 504(대자동 산 178-1)

나무로 관(棺)을 열개 넘게 넉넉히 만들어놨습니다. 유서 쓸 종이와 수의도 준비했습니다. 참석하시어 유서 쓰고, 수의 갈아입고 입관해 주십시오. 장의사가 우리를 안내할 겁니다. 우리는 화장장(火葬場)에서 삶의 마지막에 이른 이들이 화장로에 들어가는 것을 다 같이 볼 것입니다. 우리차례도 언젠가 다가오겠지요. 화장장에서 나온 후 우리는 다 같이 각자가 들어갈 관을 당당히 매고 구제역 동물이 살(殺)처분된 매몰지에 갈 것입니다. 물론 그 가축들은 우리의 먹이로 길러지던 생명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풍문으로 듣던 옛 인디언들이 자신의 먹이를 존중하여 죽이고, 감사히 먹고, 인간 또한 죽으면 자연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기꺼이 순응하였던 싱싱한 먹이사슬을 기억합니다. 그 그리운 인류의 기억을 우리는 그곳에서 다시 한 번 떠올릴 것입니다. 그 후 우리는 장소를 옮겨 널따란 갤러리에 갑니다. 다 같이 모여 유서를 써 봅시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언젠간 죽습니다. 자연이란 마땅히 그런 것이지요. 어떻게 사느냐가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결정한다고 하지요. 삶을 차분히 정리해 보면 우리 생의 마지막이 보일 것입니다. 유서 다 썼으면 수의 갈아입고 관 안에 들어가 눕습니다. 관 뚜껑을 닫습니다. 잠시 어둠에 갇히겠지요. 버스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개울가에 들립니다. 써온 유서를 태워 떠 보냅시다. 잘 살아보자고 쓴 유서이니 품에 안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죽음 항해 내용입니다. 삶이 부질없으니 어서 죽음을 준비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북유럽 신화에는 '이그드라실'이라는 거대한 세계수(樹)가 있어 삼라만상 뭇 생명들이 땅 밑으로는 이 거대한 생명수에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라는 행성을 공유하고 있는 뭇 생명들과 우리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다른 인간의 죽음 또한 나의 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배 죽음들에 우리 생을 비추어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더 잘 살아 보자는 것입니다. 죽음 하나하나를 징검다리로 우리 생을 싱싱하게 같이 건너가 보자는 것입니다. ■

이수영_타나토노트_2011

죽음 하나하나가 베이스캠프다. / ∙∙∙ / 모래 위의 낙타뼈와 / 그보다 몇 걸음 앞에 놓인 사람뼈를 보고 / 길잡이를 삼는다 / 그러므로 뼈는 별 / 죽음 하나하나가 生의 징검다리다. (김중식 「황금빛 모서리」) ● 내가 사는 동네인 고양시 벽제에는 오래된 큰 화장(火葬)터가 있다. 그 주위에 납골당, 비석을 깎는 석재소, 납골함을 파는 장례품 상점, 납골이나 묘역 등을 대행해 주는 장례대행 가게들이 몰려있다. 거대한 공동묘지가 있고, 조선시대 왕릉인 서삼릉, 고려 공양왕릉, 최영장군 묘, 6.25 필리핀 참전비도 있다. 옆 동네 사리현동에선 작년 7월 잣나무와 느티나무 벌목으로 3백여 마리 백로들이 떼죽음을 당하였는데, 마을 주민들이 그곳에 백로 위령비를 세웠다. 그 아래 마을인 신원동엔 구제역으로 살아있는 돼지, 사슴 465두를 살(殺)처분해 묻은 매몰지가 있다. 나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죽음 하나하나가 생의 징검다리'라는 시(詩)를 떠올렸다. 한국에서 자살은 2010년 기준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여성 사망원인 3위, 남성 사망원인 4위이다. 2009년 세브란스 병원 김할머니의 존엄사 논쟁은 뜨거웠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350여만 마리의 가축이 구제역으로 살처분 됐다. 소·돼지를 잃은 농가는 모두 6241가구이다. 살처분에 직접 관계한 공무원과 수의사 등을 셈하면 엄청난 사람들이 거대한 죽음의 쓰나미에 직접 휩쓸렸다. 쓰나미 먼 곳에 있는 듯 했던 우리도 매일 업데이트 되던 흉흉한 죽음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북유럽 신화에는 이그드라실이라는 거대한 세계수(樹)가 있어 삼라만상 뭇 생명들이 땅 밑으로는 이 거대한 생명수에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언젠가는 죽는다. 선배 죽음들을 비추어 우리 생을 바라볼 수 있을까. 나의 죽음이 뒤에 남은 이들의 베이스캠프가 되어 줄 수 있을까. 죽음 하나하나를 징검다리로 우리 생을 싱싱하게 같이 건너갈 수 있을까. ■ 이수영

죽음 항해 일정 2:00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모임 (임대 버스로 이동) 2:40 벽제 화장장(火葬場) _서울시립승화원 직원 3:30 구제역 매몰지 (집단 입관(入棺)체험) 4:10 공동묘지 4:40 고양창작스튜디오 (유서쓰기, 염습, 입관) _ 을지대 장례지도과 6:00 개울가 (각자 자신이 쓴 유서를 태워 강에 뿌린다.) 7:00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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