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한 꿈

강경미展 / KANGKYEONGMI / 姜京美 / sculpture.drawing   2011_0722 ▶ 2011_0805 / 월요일 휴관

강경미_in bloom_혼합재료_100×150×80cm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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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반디 SPACE BANDEE 부산시 수영구 광안2동 169-44번지 Tel. +82.51.756.3313 www.spacebandee.com

강경미의 『비대한 꿈』전에는 8점의 조각 작품과 10점의 드로잉 작업이 소개된다. 비대한 몸과 밀봉한 흔적으로서의 매듭을 보여주는 「비대한 꿈」, 「in bloom」, 「forbidden」, 「과욕 (too greedy)」, 「pride」 5개의 조각, 그리고 껍데기와 같은 얇은 3개의 조각 작품이 전시되는데 서로 다른 형식을 보여준다. 먼저 전자의 작품은 모두 비대하고 부푼, 절단되고 변형된 여성의 몸을 보여주고, 「pride」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형상은 밀봉한 흔적의 매듭이다. 이 매듭은 머리와 팔, 다리(「과욕」이라는 작품에만) 부분이 온전하게 붙어있지 않고 잘려나간 부분을 마무리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잘려나간 머리와 팔은 온전한 신체가 아닌 몸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지하게 한다. 이 독특한 형상은 몸의 반란이며, 몸을 다르게 볼 것을 요구한다. 특히나 여성의 몸을 일정한 기준 아래 수치화하거나 성적인 대상,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몸으로 환원하는 사회적인 편견에 대한 일침으로 비대하고 육중한 덩어리로서의 몸을 만들어 낸다. 즉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몸이 아닌 다른 몸을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시각에 반성의 지점을 던지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pride」라는 작품을 통해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세 명의 여성(라파엘로의 삼미신을 연상하게 하는) 은 비대한 몸이지만 당당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는 아름다운 여성의 몸을 이상화하는 것에 대한 단순하지만 역설적인 대응이다.

강경미_forbidden_혼합재료_50×50×30cm_2010
강경미_비대한 꿈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그런데 다른 작업들은 보편적 미에 문제제기 하는 것을 넘어선다.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아름다움은 왜 그런가에 대한 물음에 넘어서 있다는 사실. 오히려 그 몸들은 세계(외부)와 한 인간이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형상이다. 머리와 팔을 잘라내고 그것을 밀봉한 형상. 머리의 부재, 성기, 항문 등은 사라져 버리고 외부가 침투할 수 있는 그 어떤 여지도 남겨 두지 않는다. 오로지 밀봉한 매듭은 외부와 연결하는 하나의 고리일 뿐이다. 육중하고 단단하지만 부푼 몸은 그 밀봉한 매듭 때문에 언제든 외부의 것이 침투할 수 있는 형태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작품들에서 그 매듭은 너무 단단하고, 비집고 들어갈 혹은 나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외부와 한 인간이 관계 맺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부풀어 오른 몸과 그것이 터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매듭.

비대한 꿈展_대안공간 반디_2011

그 긴장감은 또한 매듭이 달린 단단하고 부푼 몸이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고 있다는 것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인물들은 그 자체로 온전히 의미를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외부)에서 요구하는 가치와 싸우고 부딪히는 상황들이 그 포즈에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그 포즈들은 의미를 만들어 내고 의미를 생성한다. 몸은 기울어져 있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는 「과욕(too greedy)」은 외부의 요인들에 넘어질 듯한, 그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한 아슬아슬한 장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세상에 저항하고 있는 모습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forbidden」의 몸은 이미 붙어있지만 머리 부분은 다른, 일명 샴과도 같은 이 형상은 부재한 두 개의 머리가 매듭이라는 흔적으로 서로를 묶고 있다. 타인과 관계 맺고 있지만 쉽게 소통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비대한 꿈展_대안공간 반디_2011

「비대한 꿈」은 인간의 몸이라기보다 핑크색 돼지(돼지머리처럼 보이기도한)를 연상하게 한다. 육중한 몸은 천장에 매달려 날아 오르는 포즈를 취한다. 자유를 향해서 육중한 몸을 뻗어 해방을 꿈꾸지만 그 몸을 옥죄고 있는 끈은 늘어진 살들을 감싸고 있다. 이 육중한 하나의 몸짓은 튀어 오르려 하지만 완전하게 외부의 것을 뿌리칠 수 없는 그래서 그것과 대결하고 있는 모습이다. 「in bloom」 또한 외부의 어떤 것과 맞서 있는 모습이다. 싸움장의 투사처럼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 어쩌면 그녀의 이전 작품들은 모두 그 자체만이 아니라 외부에 반응하고 그것에 응전하고 도전하는 모습이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 내고, 해방이나 자유를 꿈꾸기 이전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다. 세상을 밀어내는 밀봉한 매듭을 만들면서도 결코 세계(외부)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모습을 버리지 않는, 매듭이 달린 비대한 몸(들)은 그래서 단순한 캐릭터로 나아가지 않는 것이다,

강경미_올랭피아_150×60×50cm_2011
강경미_무제_30×50×60cm_2011

이전의 작업과 달리 이번 전시에 소개된 「올랭피아」와 두 점의 「무제」는 이전의 작업에서 외부와 싸우고 싶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몸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천이라는 형태가 보태진다. 두 점의 「무제」 작품은 천을 덮고 누워 있는 여성의 실루엣과 연결되고, 「올랭피아」라는 작품은 천에 둘러 싸여 있는 여성의 몸의 일부분만을 보여준다. 이 세 작업들은 에로틱한 포즈와 관련이 있다. 이 작품들에서 여성의 몸은 에로틱한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혹은 좀 더 침잠해 버린 자아의 모습을 상기시킨다. 형식적으로 과거의 덩어리감을 지워 버리고 얇은, 껍데기와 같은 형태로 변모했다. 이 변화는 형식적으로 다른 실험을 보여주지만 세상에 대해 응전하려고 했던 이전의 내용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작업들은 작가의 형식적인 실험이 변모한 과정을 보여준다. 앞으로 하게 될 전시에서 이러한 변모 과정들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다. ■ 신양희

Vol.20110722h | 강경미展 / KANGKYEONGMI / 姜京美 / sculpture.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