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展 / LEEJUNHO / 李俊昊 / painting   2011_0803 ▶ 2011_0809

이준호_두개의 상_캔버스에 스크래치_100×8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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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블로그_blog.naver.com/narara7723

초대일시 / 2011_0803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주말_10:30am~06:00pm

제이에이치갤러리 JH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29-23번지 인사갤러리빌딩 3층 Tel. +82.2.730.4854 www.jhgallery.net blog.naver.com/kjhgallery

칼 - 긁고 칠하고 다시 긁기 ● 하늘은 아침부터 먹구름으로 덮여있다. 세상 물상들은 어둠의 막 아래에 갇혀 을씨년스럽다. 장대비가 쏟아진다. 장마가 시작되는 것일까? 가로수는 강한 바람에 허리가 꺾이고 쓰러질 듯 위태위태하다. 빗방울이 굵어지면서 시야는 흐릿해진다. 비는 멈출 기세가 아니다. 예리한 선들의 연속이다. 선이 쏟아진다.

이준호_산수경1_캔버스에 스크래치_45.5×53cm_2010
이준호_산수경4_캔버스에 스크래치_116.7×91cm_2010
이준호_Imaege_캔버스에 스크래치_100×80cm_2011

날이 저무는 들판엔 빗소리, 바람소리, 나뭇가지들이 뒤엉켜 비벼대는 음울한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비가 그치고 먹구름은 바람에 밀려 이편에서 저편으로 빠르게 물러나고 있다. 해질무렵의 세상은 어둑어둑하다. 먹구름이 밀려난 하늘에는 붉은 노을이 산등성이 경계에 걸쳐있다. 어둠을 밝히고 소멸하는 촛불처럼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누워있는 능선을 넘어가며 밤을 향해 가고 있다. "나는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놀랄 만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림은 마치 꿈처럼 다가온다"는 고흐의 말이 떠오르는 저녁하늘이다.

이준호_난초_캔버스에 스크래치_60.5×73cm_2011
이준호_산수경 3_캔버스에 스크래치_72.7×91cm_2010

창문너머 풍경이 그림으로 꿈으로 관념의 산수로 다가온다. 칼로 긁어내고 색을 입히는 과정에서 예리한 선들의 흔적들 속에 대나무며, 난초, 문자를 닮은, 이미지들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또한 하얀 속살이 드러난 산수경에 노을이 주변 풍경을 붉게 물들이며 능선과 골짜기를 다시금 붉은 옷으로 갈아입힌다. 일상의 흔적과 소소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이곳은 안[內]이면서 밖[外], 겉이면서 속. 현실과 사유가 함께하는 작은 우주다. 유리창엔 자연과 형광불빛에 투영된 주변 물건들이 오버랩되어 있다. 두 필름이 겹쳐져 있다. 관념과 현실의 모호함 속에 있는 지금 시간은 더 깊은 밤으로 향하고 있다. ■ 이준호

Vol.20110803a | 이준호展 / LEEJUNHO / 李俊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