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ossing of Gazes 시선의 교차

이후창展 / LEEHOOCHANG / 李厚昌 / glass sculpture   2011_0806 ▶ 2011_0817

이후창_The Other's Gaze III_Cast glass 열성형한 유리_220×50×30cm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1116b | 이후창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Project Space Gallery Golmok

관람시간 / 10:00am~10:00pm

갤러리 골목 Gallery GOLMOK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23번지 1층 5호 Tel. +82.2.792.2960 www.gallery-golmok.com

유리와 조각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이후창작가의 유리조형작품은 유리의 투명한 덩어리가 대개 조각의 불투명한 덩어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게다가 투명한 덩어리는 지금까지 상징적으로나 추상적으로나 암시적으로 표현하곤 했던 비가시적인 부분을 가시적인 표층 위로 불러낼 수 있게 해주고, 그것도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더욱이 그 투명한 덩어리가 인간이란 소재와 만나지면 인간의 허다한 비가시적인 영역과 범주들, 이를테면 내면적인 심리와 무의식적인 욕망, 이중성과 다중성, 다중인격과 자기분열, 그리고 트라우마 등등 인간 일반의 존재론적 조건과 실존적 자의식을 보다 직접적으로, 그리고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이후창의 주제의식이 바로 이렇듯 인간 일반의 존재론적 조건과 실존적 자의식을 밝히는데 맞춰져 있고, 따라서 그의 유리조형작업은 그 주제의식을 보다 직접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한다.

이후창_The Other's Gaze IV_Cast glass 열성형한 유리_240×45×40cm

나는 나를 볼 수가 없다. 나는 너에게 보여진다. 나는 언제나 너에게 보여진 나를 경유해서만 나를 인식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너에 의해 보여지고, 너에 의해 판단된 개연성 없는 조각들, 이질적인 편린들의 구성물에 지나지 않는다. 너(타자들)의 우연하고 무분별한 집합에 지나지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나에 대한 너의 인식을 내재화하고, 기정사실로서 받아들인다. 그렇게 마침내 나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공허하다. 내가 인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는 결코 나 자신을 인식할 수가 없다는 이 딜레마로부터 나는 결코 달아날 수가 없다. 이렇게 내재화된 너(나에 대한 너의 인식)는 내 속에 똬리를 튼다. 바로 내 속에 타자(너)의 시선이 심겨진 것이다. 타자의 시선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속에서 나와 더불어 나 스스로를 억압하고 간섭하고 통어하는, 나의 시선이다. 타자의 시선은 곧 나의 시선인 것. 이렇게 나는 나와 나(타자)로 소외되고(자기소외), 분열된다(자기분열). 어쩌면 자기소외와 자기분열은 피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소외된 너의 질책이 두렵고, 분열된 너의 책망이 무섭다. 이렇게 타자(너)의 시선(감시의 눈초리)을 내재화한 나는 도플갱어가 된다.

이후창_The Crossing of Gaze II_Cast glass 열성형한 유리_65×41×24cm

얼굴을 소재로 한 이후창의 작업은 유리의 투명한 성질 탓에 이처럼 내 속에 내재화된 너(타자)의 시선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내가 너로 소외되고 분열되는 양상을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광택 마감한 경우가 아니라면(광택 마감도 미세연마의 한 과정이지만), 흔히 유리를 연마하면 스크래치로 인해 불투명해진다. 그럼에도 유리 속엔 여전히 투명한 상태가 유지된다. 작가는 이렇게 한 덩어리(한 몸)의 유리 속에다가 두 개의 얼굴을 중첩시킨다. 형태 바깥에 새겨진 얼굴과 유리 속에 들어있는 얼굴. 불투명한 얼굴과 투명한 얼굴. 양각된 얼굴과 음각된 얼굴. 이 두 얼굴이 하나의 덩어리 속에 머물고 있다. 그렇게 나는 나의 분신, 나의 아바타, 나의 도플갱어와 만나지고 있다. 또 다른 작업에서, 나와 나 사이엔 건널 수 없는 심연이 가로 놓여 있다. 각각 유리 속에 음각된 두 얼굴이 사이를 두고 서로 쳐다보고 있는 작업에서, 유리를 성형하는 과정에서 생긴 기포들로 인해 무슨 물방울 같고 물속 정경 같은 사이공간이 심연을 효과적으로 표상한다. 이 일련의 작업들에서 작가는 내 속에 내재화된 너, 의식적인 나와 무의식적인 나 사이에 바다와도 같은 깊이를 설정해놓고, 심연과도 같은 거리를 떼어놓고 있어서 자기소외와 자기분열을 재확인시켜준다.

이후창_Internalization II_Cast glass 열성형한 유리_235×60×50cm

그리고 근작에서 작가는 또 다시 시선의 문제를 건드린다. 그 문제의식이 전작에서의 타자의 시선과 겹치면서 일정정도 심화시키고 있는 경우로 볼 수가 있겠다. 바라보는 시선과 보여지는 시선과의 엇갈림, 그 교차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인데, 엄밀하게는 바라보는 시선이 시선인 반면, 보여지는 시선은 응시로서 시선과는 구별된다. 그리고 주지하다시피 시선과 응시의 교차는 사르트르에 연유한 것으로서, 시선이 바라보는 주체에게 속한 것인 반면, 응시는 그 주체에 의해 보여지는 객체의 반응이다. 핵심은 내가 동시에 시선의 주체이면서 응시하는 객체이기도 한 것. 나는 동시에 너를 보면서, 또 다른 너에 의해 보여지는 것. 그리고 그렇게 너에 의해 보여지고 있다는, 나의 인식은 너의 유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너(타자)의 시선은 이미 내 속에 내재화되어져 있기 때문이다. ■ 고충환

이후창_The Crossing of Gaze I_Cast glass 열성형한 유리_65×41×24cm

Lee Hoo-chang - who majored in glass and sculpture - experiments with the point between transparency and opaqueness. A mass of transparent glass has for him an atmosphere different to a sculptural lump. It enables him to express invisible things represented in symbolic, abstract, or implicative ways. If this transparent mass meets the subject matter of man, he can represent human ontological conditions, and existential identity a human's invisible spheres, categories, psychology, unconscious desire, duplicity, multiple personalities, self-disruptions, and trauma, directly and efficiently. Lee's work highlights man's ontological conditions, and existential sense of identity, directly and effectively. ● I cannot see myself. I am shown to you. I alwaysrecognize myself through 'I' shown to you. I am the composition of improbable, heterogeneous fragments, shown to and judged by you. I am thus an accidental, indiscreet congregation of others. I at last internalize your recognition of me, and accept this as an established fact. I come to recognize myself, but still feel vacant. Thisis not what I recognized. I can never escape this dilemma - I am unable to recognize me for myself. Likewise, the internalized 'you' - your recognition of 'I' - settles within me. ● Your gaze enters me. The others' gaze is not outside, but inside, oppressing, governing, and interfering with me, within my self. The others' gaze is mine. I am alienated from myself (self-alienation)split from myself (self-disruption). Self-alienation and self-disruption is inevitable. What I fear is not myself but 'you' within me, your reprimands and criticism. You are a doppelganger within me. ● Lee's glass work, addressing the face as a primary subject matter, features the gaze of 'you' internalized within me, alienation, and disruption. Lee overlaps two faces in a glass mass. The face engraved on the surface, and the face within it, are opaque and transparent faces, a face engraved in relief and a face engraved in intaglio. As this, I meet my avatar and doppelganger. ● Signified in his another work is an untraversable abyss between conscious 'I' and unconscious 'I'. In the work featuring the two faces engraved in intaglio, the inter-space between the two faces showing vapors like waterdrops or an underwater scene is symbolic of such an abyss. In this seriesof works Lee reconfirms self-alienation and self-disruption, placing a deep sea or an abyss between 'I' and internalized 'you', conscious 'I' and unconscious 'I'. ● Lee addresses the gaze in his recent work. Overlapping with the others' gaze in his previous work, it has become deep. He alludes to the crossing of gazes - of seeing and being seen: the gaze being seen distinguished from the gaze seeing. This cross of the gazes comes from Jean Paul Sartre. The gaze being seen belongs to the subject seeing, while the gaze seeing is the object's response to being seen by the subject. The core is I am the subject of the gaze being seen, and the object of the gaze seeing. I am seeing you, and simultaneously being seen by another - 'you'. My recognition of I am being shown by you, has nothing to do with your existence or non-existence, since your gaze is already internalized within me. ■ Kho, Chung-Hwan

Vol.20110806g | 이후창展 / LEEHOOCHANG / 李厚昌 / glass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