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oundings

2011_0809 ▶ 2011_0814

권재나_Summer_캔버스에 유채_112.2×193.9cm_2010

초대일시 / 2011_0809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권재나_김보영_김지선 박신영_박호은_서한겸_이지현

후원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연구소 기획 / 김보영

관람시간 / 10:00am~06:00pm

서울대학교 우석홀 WOOSUK HALL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산 56-1번지 서울대학교 종합교육연구단지(220동) 1층 Tel. +82.2.880.7480 cafe.naver.com/woosukhall

"Compoundings" ● 'Compounding'이란 단어는 어떤 조합물을 연상시킨다. 단어의 형태 때문에 조합된 사물이자 조합하고 있는 행위 모두를 의미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이 단어가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는 여러 가지 이미지들의 존재방식을 이야기하는 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컴퓨터 화면에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 광고이미지나 기발하게 디자인된 상품들에서도, '조합'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방식이다. 그러한 까닭인지 우리는 종종 스스로의 상상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전에 경험했던 이미지들을 부분부분 떼내어 이리저리 접붙여보곤 한다. 이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또 하나의 이미지인 자신의 작업을 만드는 데 있어, 자신의 시각으로 관찰한 이미지나 사건들을 조합해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보영_검은 양 이야기_디지털 프린트_24×34cm_2010
이지현_앙상한 침대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0

이러한 조합 행위는 그림을 만들어 내는 데에도, 그림을 감상하는 데에도 흥미로운 요인이다. 작가들에게 있어서는 작업을 위한 구상 과정이었던 '조합하기'가, 보는 이에게는 유희적인 해석을 가능케 하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지현의 「침대」에서 당위적 연관이 없어 보이는 침대와 뼈 같은 이미지는 관람자로 하여금 임의의 사건, 이야기를 구성해내도록 하는 단서들이 된다. 물론 이 이야기에는 정답도 없으며, 작업의 토대가 된 사건이나 경험을 알아 맞추는 일은 중요하지 않다. 김보영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이용해 보다 직접적으로 구성한 이야기를 제시한다(「검은 양 이야기」). 그러나 여기에서도, 텍스트의 이미지화나 가려짐으로 인해 다른 요소가 개입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어떤 내러티브를 암시하는 듯한 이미지는 권재나의 「Summer」에서도 나타나며, 보다 유쾌하고 유희적인 양상을 띤다. 특히 수박, 하트심볼 같은 이미지는 상업매체를 연상시키는 강한 색채와 더불어 조형적 유희의 재료로서도 기능하는 듯하다.

박호은_2008년, 어떤 갈등에 대한 소묘1/3_캔버스에 유채_80.3×100cm_2008
김지선_꽃 도감4_종이에 펜_50×70.5cm_2011

김지선의 「꽃 도감4」와 박신영의 「내밀한 구조」는 유기체의 세포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을 조합, 상상해내어 가상의 유기체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이들 식물이나 유기체가 사물이나 신체의 다른 부분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각 작가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유기체는 묘한 낯설음을 불러 일으킨다. '익숙한 사물'들의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불러 일으키는 이러한 낯설음은 서한겸의 「Random Center」와도 연관이 있다. 작가는 사물들이 바람이나 빗물에 의해 우연히 놓여진 상태들에 흥미를 느끼고, 그 찰나를 사진의 사각 프레임 안에 담음으로써 하나의 연극적 상황을 연출한다. 박호은은 다양한 매체에서 수집한 이미지와 텍스트를 적재적소에서 결합시켜, 어떠한 문제상황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다. 「2008년, 어떤 갈등에 대한 소묘1/3」는 말 그대로 작가가 발견한 '어떤 갈등'에 대한 소묘이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신호등의 심볼이나 안내문구 등이 배치되었지만 작가는 막상 그 갈등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기를 꺼려한다. 명쾌한 해석보다는 유희적 감상을 기대하기 때문일까? 이러한 작업들은 작가가 제시한대로 보여지기 보다는, 보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조합 놀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다.

박신영_내밀한 구조_종이에 콩테, 목탄, 펜_69×52.5cm_2011
서한겸_Random lime_디지털 프린트_가변크기_2009

한편, 'compounding'이란 단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 등에서 볼 수 있는 수중 다큐멘터리 촬영 등을 위해, 동물의 몸에 카메라를 부착하여 마치 동물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듯하게 촬영한 영상(compounding cam)을 일컫기도 한다. 이 전시가 희망하는 바도, 관객으로 하여금 마치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듯이, 이러한 조합 경험에 참여하는 것이다. ■ 김보영

Vol.20110809a | Compounding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