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thers

류정미展 / RYOOJEUNGMI / 柳貞美 / sculpture.installation   2011_0817 ▶ 2011_0823

류정미_Let therm there be detail_혼합재료_53×14×13.5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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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081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주말 10:30am~06:00pm 화요일 오후 휴관

갤러리 라메르 GALLERY LAMER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3층 제5전시실 Tel. +82.2.730.5454 www.gallerylamer.com

한 젊은 여인과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나는 오늘 그녀와 처음 만났다. 그저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의 말간 피부와 윤기 흐르는 머리카락만으로도 그녀는 빛나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햇살을 등지고 앉아 나와 이야기 하는 내내 자신의 곧고 긴, 검은 머리카락을 왼손 검지에 조금 말아 걸어 비비 틀어댄다. 그리고는 계속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 한다. 마치 숨도 안 쉬듯 입에서 말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마술사가 자신의 입에서 색색의 종이 테입을 줄줄이 잡아 빼듯 연달아 뿜어져 나온다. 사람과 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거울을 보며 독백을 하는 모노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하다. 나는 관객이고 그녀는 배우처럼... 가느다란 목소리로 그렇게 두어 시간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가만히 말을 이어가며 손가락과 기타의 몸짓으로 그녀의 많은 부분을 보여주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 우리의 만남은 끝이 났다. 돌아오는 내내 나는 그녀와의 대화 내용보다 그녀의 몸짓언어가 남긴 그 무엇을 계속 곱씹어 생각한다. 그녀는 나와의 만남이 무척 어렵고 어색했던 모양이다.

류정미_ Let them there be_혼합재료_53×14.5×14.5cm_2011
류정미_The others_섬유, 석재점토_61×16×11cm_2011

사람은 사는 동안 알게 모르게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수집하며 산다. 어떤 이는 그것이 돈이거나 물건이거나, 혹은 또 다른 가시적인 그 무엇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사람들의 증상을 수집한다. 내가 수집한 수많은 증상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그 공통점은 남녀를 불문하고 무언가 긴장되고 어색한 순간에 기를 쓰고 숨기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아이러니 하게도- 오히려 하나도 숨김없이 다른 양상으로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감추려다 입에서 혀가 늘어지듯 주머니를 완전히 뒤집어 털어 먼지까지 보여 주는 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분명히 그녀도 자신의 이런 모습을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되풀이 하면서 모른 척, 아닌 척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류정미_detail of Hers_철사, 동선, 손으로 짠 철망_19×13×7cm_2011
류정미_Hers_wire,copper wire_손으로 짠 철망_105×97×16cm_2011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밀치고 치밀어 오르는 통제할 수 없는 dark brother들이 무책임하게도 자신은 모르는 존재이며 자신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부정한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그 그림자 뒤로 숨어버리는 모순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분신으로 완벽한 인간을 창조하려 했으나 그 추한 몰골로 인해 자신의 애정을 갈구 하던 괴물을 끝내 외면하고, 그런 흉한 피조물을 통해 투사된 자신의 추한 모습을 끝내 인정할 수 없었던 프랑켄슈타인. 자신 안에 숨겨진 어두운 본능을 끌어내기 위하여 억압된 자신을 스스로 버리고 다른 자신을 끌어내지만 " I was perfect."라는 말을 남기고 슬픈 결말을 맺는, 영화 「Black Swan」의 니나. 자신의 안정되고 지루한 일상의 돌파구였던 또 다른 본성을 영원히 갈라놓으려 위험한 선택을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통제와 제어를 벗어나 자신을 압도하던 Hyde를 받아들일 수도, 놓을 수도 없어 결국은 자살로써 자신을 놓아주었던 Jekyll. 이 같은 많은 가공된 이야기 안에서도 보여 지듯, 내면의 그것은 그림자라는 이름으로 늘 어둡게 표현되어져 왔다. 그러나 분명히 그것은 늘 나의 통제 하에 있으며 나를 둘러싸고 있는 옷과 같아서 언제든지 입든지 벗어버리든지 나의 결정 아래에 있음은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그것을, 혹은 그들을 어찌해야할지 끊임없이 평생을 두고 고민하며 생을 마감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보여 지는 것은 나 일까, 아니면 그 어떤 옷을 걸치고 있는 나 일까? ■ 류정미

Vol.20110816f | 류정미展 / RYOOJEUNGMI / 柳貞美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