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코포니 Cacophony ⅶ

2011_0822 ▶ 2011_0903 / 일요일 휴관

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초대일시 / 2011_0822_월요일_06:00pm

참여작가 / 박다정_오현주_윤동희_홍지철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분도 Gallery Bundo 대구시 중구 대봉동 40-62번지 P&B Art Center 2층 Tel. +82.53.426.5615 www.bundoart.com

매년 갤러리 분도에서 열리는 20대 작가 프로모션의 일곱 번째 전시가 오는 8월 22일에 시작된다.『Cacophony ⅶ』는 지역의 미술 대학을 갓 졸업한 작가 지망생들의 신선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Cacophony ⅶ』에서는 비록 기성 작가들처럼 자신의 틀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지만, 저마다의 개성과 진정성, 그리고 혁신성이 뭉쳐진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창조된 작품들을 선보일 것이다. 평면 회화와 설치 오브제, 미디어 영상 작업을 통해 이 젊은이들은 '존재'와 조형예술에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에 각기 독창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박다정의 작품 「브이만 여덟 개」는 작년 갑작스러운 사고로 동생을 잃은 후 그를 그리워하는 현실의 아픔을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한다. 어느날 작가는 세상을 떠난 동생이 남긴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 속에 삐뚤삐뚤한 글씨로 쓴 동생의 지난 날을 되짚어 가는 동안 그녀는 일종의 위안을 찾게 된다. 삶이 공허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의 조합이 전부가 아니라 행복한 과거도 한 부분임을 깨닫고, 동생과 나눴던 행복한 기억을 그림 속에 투영한다. 작가는 추억을 오래된 흑백사진 같은 이미지로 기록하고, 함께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색실로 정성스레 수를 놓아 또 다른 가상의 그림 일기장을 새로 채워 간다. 가족이 함께 한 행복이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지금 이 순간과 다가올 날에도 이어지길 바라는 것은 작가와 보는 관객이 일치하는 심정이다.

박다정_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박다정_너의일기_천에 수묵, 색실_130×97cm_2011
박다정_변신!초싸이언인_천에 수묵, 색실_100×100cm_2011
박다정_그대로 멈춰라_천에 수묵, 색실_61×73cm_2011

"콰앙...콰앙..." 가슴을 치는 소리가 울려오는 어두운 전시장을 가로로 길게 지르는 영상은 오현주의 「 ㅔ 탓이오」 싱글채널비디오 작업이다. 엷은 회색과 흰색 빛에 인물의 머리는 보이지 않은 채 상반신만 클로즈 한 화면의 담담함은 가톨릭 미사에서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라는 고백기도의 한 장면을 재현한다. 살면서 일어나는 여러 잘못된 일 앞에서, 작가는 특정한 누구를 탓할 수 없다는 종교적 진리를 깨닫는다. 어지럽게 엉킨 관계 속에서 진정한 옳고그름의 잣대에 의문을 가진다. 작가는 "제 탓이요"라고 말하지만, "네 탓이요"라 하는 우리들의 이기심을 드러내는 두 인물의 상황을 대비되는 코드로 표출하고 있다.

오현주_ ㅔ탓이오_단채널 비디오_00:03:28_2011
오현주_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드높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전시장에 옮겨온 설치 미디어 작업은 윤동희의 「행복했던 도시」이다. 29년 동안 줄곧 한 주택에서만 살아왔다는 그가 옥상에서 사방을 둘러 본 저녁 풍경은 화려한 불빛에 반짝이는 고층 아파트들이었다. 그 덩치 크고 화려한 아파트들은 도시의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몇몇 사람들끼리 행복하게 사는 성처럼 보이고, 상대적으로 작가가 터해 있는 작은 주택은 초라하고 약한 사람들의 힘겨운 삶을 사는 터전처럼 비교된다. 작가는 아파트와 주택을 배치한 구조물의 창을 통해 도심지 개발과 관련한 인물들의 인터뷰, 뉴스, 광고 등 다양한 영상 도큐멘타 작업을 통해 대도시 불균등 발전과 계급 간의 양극화 현상을 집이라는 상징을 통해 고발하였다.

윤동희_행복했던 도시_비디오_가변설치_2011
윤동희_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윤동희_카코포니 Cacophony ⅶ展_갤러리 분도_2011

홍지철의 평면 작업「매우 향기로운 세상」은 도심 거리의 한 켠을 채우는 수많은 커피전문점의 익숙한 경관을 통해,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닌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세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커피 한 잔 속에 담긴 그윽한 향과 부드러운 맛은 우리에게 삶의 여유를 선사한다. 그러나 우리들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싼 커피 값에 비할 때 터무니 없이 낮은 임금을 받으며 착취당하는 커피 산지 노동자들의 고통 어린 삶을 고발하는 시사프로를 접하면서, 작가는 세상에 대한 의문을 화폭에 옮긴다. "이 세계는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향처럼 매우 향기롭지 않은가?" 하얗게 반짝이는 커피 머그컵처럼 세련된 커피 문화를 표상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우리에게 친숙하다. 작가는 다국적 커피 회사의 로고 속에 커피 농사에 내몰리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처참한 모습을 그려 넣음으로써,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소비문화의 양면성을 직시하게끔 한다.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_캔버스에 유채, 커피_162.2×336.3cm_2011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_캔버스에 유채, 커피_91×116.8cm_2011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_캔버스에 유채, 커피_72.7×60.6cm_2011

현대음악의 양식 속에 의도적으로 배치되는 cacophony(불협화음)는 이 신예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들이 하나의 통일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서로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은유한다. 불협화음은 또한 거침없음, 세련되지 못함, 생동하는 젊은이의 패기를 표상하기도 한다. 한편 역설적으로 이 불협화음은 언젠가는 완벽한 화음으로 조화를 이룰 가능성을 제시하는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청년작가 프로모션을 출발점으로 삼아서 앞으로 이들이 겪을지도 모르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여, 결코 타성에 젖지 않고 현재의 신선한 감각과 순수함을 간직한 채 각자 자신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에 정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갤러리 분도는 몇 차례의 『Cacophony』 전시를 통해 앞으로도 미술가의 길을 꾸준히 걸어 나갈 좋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여, 이들이 국내외 미술계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 관리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 정수진

Vol.20110822g | 카코포니 Cacophony ⅶ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