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적 풍경

신희섭展 / SHINHEESEOP / 申憙燮 / painting   2011_0824 ▶ 2011_0830

신희섭_서울역_장지에 채색_190×288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090722c | 신희섭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1_082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더 케이 GALLERY THE K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2-6번지 Tel. +82.2.764.1389 www.the-kgallery.com blog.naver.com/gallery_k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가 과연 말이나 됨직한 장면인가 싶을 때가 있다. 이 아이러니한 문구를 그대로 재현해 본다면 얼마나 정신없는 거리가 될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언제나 현재이자, 과거로 흘러가는 도시의 풍경은 공존이라기보다 오히려 시간의 간극에 가깝진 않은지 고민해 볼일이다. ● 작가 신희섭의 작업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듯하다. 규정 불가능한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개인에게 인식되는 장면은 현재 위에 얹혀진 과거의 장면에 불과하다. 작가는 이러한 장면들을 나열하고 재조합함으로서, 다분히 동양적인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신희섭_그후_장지에 채색_117×91cm_2011
신희섭_무제_장지에 채색_46×53cm_2011 002
신희섭_무제_장지에 채색_130×162cm_2011

'인식적 시각으로 본 풍경' ● 삐익~,환승입니다~,삐익~ 환승입니다~...버스에 올라타는 어느 여자와 시선이 마주친다. 나이는 20대초반 ,청바지에 분홍색과 흰색이 잘 조화된 옷을 입고 있다. 발랄한 느낌이다. 빈자리에 앉자마자 핸드폰을 거울삼아 앞머리를 만진다. '다음 정류장은...' 이라는 안내 방송이 들리는 순간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보낸다. ● 창가에 머문 시선은 고정되고 생각은 어제 사진을 찍던 건물을 생각한다. 가로수가 기괴한 형태를 하고 있다. 건물 상가 안에는 흥정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세일을 하나보다... 다시 도서관 안 벽시계에 시선이 간다. 3시 30분을 가리키며 똑딱 똑딱 거린다. 뒤에서 책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흰 면T에 청바지 손에는 무언가를 들고 문안으로 들어오는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다시 창밖에 시선이 간다. 와이셔츠에 면바지를 입은 중년남자 담배를 피며 건물 유리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서있다. 담배를 끄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도로에서 기계음이 귀를 찌른다. 창 밖으로 시선이 간다. 도로공사를 하고 있다. 이 놈의 서울 도로는 거대한 공사현장이다. 새벽에도 서울 도로는 파헤쳐지고 매꿔지며 쉴 틈이 없다. 사진을 찍을까? 하는 생각에 사진기를 가방에서 꺼내다 다시 집어넣는다. 버스는 다시 출발한다. 도서관 안 벽시계는 4시 45분을 가리킨다. (작가노트 中)

신희섭_서커스_장지에 채색_117×91cm_2011
신희섭_풍경_장지에 채색_122×200cm_2011

시간의 흐름에 근간을 두는 문학과, 시각의 흐름에 근거하는 그림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재구성하는 셈이다. 원근과 시점을 무시한 다양한 교차점들은 마치 빠져 나올 수 없는 미로처럼 우리의 현재와 일상을 어지럽힌다. 과감한 컬러의 사용과 가벼운 붓의 운용 또한, 잘 정돈된 도시의 이면을 고발하는 듯한 작가의 시선을 충실히 재현한다. ● 그렇지만 작가가 다루는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이며, 시간과 공간의 문제를 평면의 화면위에 풀어내기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을 줄로 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작가에게 집중하고 그가 가진 진정성에 주목하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속한 세계의 범주를 날마다 조금씩 확장해가며 관찰과 기록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의 성실성 또한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이번 개인전 또한 작가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가교역할이 될 것은 당연하다. 그의 치열한 시간 속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태며, 동시에 본 전시를 위해 더운 여름 힘써준 작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고경

Vol.20110824g | 신희섭展 / SHINHEESEOP / 申憙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