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場 The Field

남상수展 / NAMSANGSU / 南相秀 / sculpture   2011_0825 ▶ 2011_0910 / 월요일 휴관

남상수_트랙II_MDF에 아크릴채색_60×110cm_2009

초대일시 / 2011_0825_목요일_06:00pm

기획 / space O'NewWall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오뉴월 Space O'NewWall 서울 성북구 성북동 51-2번지 Tel. 070.4401.6741 www.onewwall.com

"자연상태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약자는 보호 받을 수 없기에 사회를 구성하고 강자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위임 계약을 한다." 홉스 (Thomas Hobbes:1588-1679) 는 이렇게 말 했다. 홉스가 살던 당시는 왕정 시대였고, 그의 이론은 권력이 신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서 연유한다는 매우 급진적인 이론이었다. 그러나 수 백 년이 흐른 지금의 상황은, 모든 이들이 평등하고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세계화', '자유무역협정', '무한경쟁' 등의 말들이 횡행하는 현실은 결국 홉스가 말한 자연상태로 회귀하는 듯 느껴지게 만든다. '상징 권력'을 획득하여 게임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 약자는 살아남을 수 없는 그리하여 강자가 되기 위해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말은 끊임없이 인간들을 움직이게 만들고, 노동하게 만든다.

남상수_로터리_MDF에 아크릴채색_지름 150cm_2010
남상수_트랙_MDF에 아크릴채색_25×110×21cm_2009
남상수_EXTREAM SOCCER_MDF에 아크릴채색_38×78×60cm_2009
남상수_DRUNKEN TENNIS_MDF에 아크릴채색_14.7×52×26cm_2010
남상수_벽_MDF에 복합재료, 아크릴채색_0.5×95×51cm_2010

세상의 모든 것들을 사용가치가 아닌 교환가치로만 판단하는 지금 이 시대, 이미 사회적, 상징적 배경을 가지고 경쟁을 시작하는 이들과 아무 것도 없이 시작하는 사람들은 과연 공정하고 평등한 게임을 할 수 있을까? 게임은 공정해야 하지만, 우리의 삶은 어쩌면 공정하고 평등한 시작을 가진 게임이 아닐 수 도 있다. 그래서 작가는 테니스장, 축구장, 운동장을 만들지만, 그 '–장'들은 모두 비틀어져 있고 꽉 막혀 있으며 끊임없이 순환한다. 마치 섬처럼 외부와는 단절된 작가의 '–장'들은 위트가 넘치는 한편, 출구가 없기에 답답하고 쓸쓸한 느낌 마저 들게 만든다. 구불구불 높낮이가 다른 직선 트랙과 무한(∞)의 기호와 닮은 트랙을 끊임없이 뛰어야만 할 것 같은 작품, 벽을 향해 원반을 던질 수 밖에 없는 경기장은 게임의 무용성(無用性) 혹은 게임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어쩌면 시지프스가 형벌을 받는 것처럼 무용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로터리'와 '트랙II' 는 우리 삶과 이 생을 살며 겪는 불평등 혹은 고난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이 무한의 트랙은 순위는 매겨질지언정 결국 같은 거리를 맴돌며 뛸 수 밖에 없는 우리네 인생을 암시하는 듯하다. 높낮이가 다른 트랙은 어떤 이에겐 평탄한 삶이, 또 어떤 이에겐 굴곡이 많은 삶이 펼쳐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어려움이 예정된 그 트랙을 우리는 어떻게 뛰어야 할 것인가? 하지만 질문을 뒤로 한 채 다시 작품을 들여다 보면 작가가 만들어 놓은 '게임 장' 속 트랙들은 주인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각자의 인생이 굴곡 없이 모두 평등하다면 그것은 과연 좋은 세상일 수 있을까? 그런 것이 가능하기라도 할까? 체념하듯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인생이 게임이라면 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이 같은 조건을 가질 수는 없을 수도 있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면 우리는 각자 나름의 게임의 법칙을 세우고 살아가야 한다. 만약 사회가 자연상태와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라면 사회 자체가 살아남기 위해,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장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노력을 어떻게 수행하느냐는 우리 각자의 몫이다. ■ 서준호

Vol.20110825j | 남상수展 / NAMSANGSU / 南相秀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