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om

김희경展 / KIMHEEKYUNG / 金姬卿 / sculpture   2011_0928 ▶ 2011_1003

김희경_Bloom No.9_한지_107×154×25cm_2009

초대일시 / 2011_0928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1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생명의 환희를 노래하는 우아하고 세련된 조형언어 ● 지구가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별의 하나일 수 있음은 뭇 생명체가 발산하는 생명의 광휘 때문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란 다름 아닌 생명의 빛을 의미한다. 아름다움의 근원으로서의 자연, 그 자연의 생명력에 대한 논의야말로 미학의 본질이다. 미술은 자연의 생명력이 발산하는 광휘의 빛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표현한다. 신묘한 형태, 아름다운 색깔, 생동감, 그리고 감동을 조합하여 자연미와는 또 다른 차원의 조형적인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김희경은 자연이 발산하는 생명의 빛을 추상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그의 작업에서 작품 하나하나는 독립적이면서도 완전한 형태를 지향한다. 그 형태는 지극히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추상적인 형태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결코 낯설지 않다. 우리들의 시각적인 체험 그 어느 부분에 일치되는 점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 그의 작업에서는 창작과 관련한 고통스러움이나 억지스러움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낼 수 없다. 비록 작품의 피부는 거칠지언정 그 전체상으로는 섬세하고 여리다는 인상이다. 부드럽고 느리며 우아한 감정의 전개를 느낄 수 있음은 우연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하고 간명한 조형적인 구조로 인해 시각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그처럼 함축적인 형태미를 찾아낸다는 것은 결코 용이한 일이 아니다. 예술가적인 명민한 미적 감수성이 아니면 그와 같은 아름다운 조형미를 요약해낼 수 없다. 그것은 진지한 관찰과 탐구 그리고 오랜 사색에 의해 조합된 조형언어인 것이다. ● 그의 최근 작업은 지극히 간결한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진다. 처음에는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번안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로부터 점차 간명한 구조로 변하게 된다. 가장 완전한 형태인 원형의 이미지 작업은 그가 추구하는 조형언어의 기본이다. 원형에 근접하는 완만하고 부드러우며 우아한 곡선으로 멋을 내는 간결한 구조 일색이다. 독립된 작품마다 크게 문제점이 없는 아름다운 형태로 이루어진다. 물론 작품에 따라 두 개 또는 세 개의 독립된 형태를 조합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세 개의 형태를 조합한 경우에도 그 전체는 단단히 결속된 하나로 보인다. 이는 이미 완벽한 조형적인 질서를 찾아냈음을 의미한다.

김희경_Bloom No.38_한지_110×100×11cm_2010
김희경_Bloom No.44_한지_40×60×65cm_2009
김희경_Bloom No.54_한지_100×100×11cm_2011

그의 작업은 이미지의 변주, 즉 형태의 변주라는 조형어법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게 된다. 그의 작품 가운데 꽃잎이나, 씨앗, 풀잎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는 그대로 자연의 물상에서 취재한 것임을 말해준다. 그의 작품에 반영되고 있는 조형적인 상상은 우연적인 것이 아니다. 신비스러운 영감의 산물도 아니다. 자연미를 찬미하고 탐하는 그의 예민한 조형감각이 산출해낸 순수한 조형언어일 따름이다. ● 그러기에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형태는 생략되었음에도 그로부터 자연의 원형을 읽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형의 근본이 자연에 있으나 거기에 순응하지 않고 주관적으로 재해석한다. 그리하여 독립적인 조형공간을 창출하고자 한다. 이러한 욕구가 자연스럽게 추상적인 이미지로 이행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작업하는 과정에서 재료에 익숙해지고 조형적인 개념이 명확해지면서 점차 기하학적인 추상세계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어떻게 하면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조형언어로 자연의 미를 요약해 낼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의지와 모색은 그의 작업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 그가 만들어내는 형태는 확실히 일반적인 조형적인 사고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그처럼 아름다운 형태는 궁극적으로 자연을 향한 헌사일 따름이다. 경이로운 눈으로 자연을 탐색하는 데 대한 응당한 보상인 셈이다. 다시 말해 자연을 형성하고 있는 형태의 뼈대를 찾아내서 거기에 그 자신의 주관적인 조형의 법칙을 부여한다. 형태를 역추적하면 필경 자연의 이미지로 환원하리라는 생각은 억지가 아니다. 그만큼 그의 작품 하나하나는 자연미에 필적한다. ● 그렇다. 한지를 사용하는 최근 작업은 자연에 깃들인 생명의 파동을 구체화시켜 그 생명력이 뿜어내는 아름다움의 진가를 일깨워준다. 자연에서 채취된 천연의 재료로서의 친숙함과 부드러움은 생명의 기운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그 천연의 재료가 만들어내는 질료적인 느낌, 즉 텍스추어는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이다. 부드러움은 유기질이라는 재료에서 비롯된다. 자연스러움은 텍스추어가 자연에 산재한 실재물의 어느 부분과 유사하다는데 있다. ● 한지라는 부드러운 유기물질을 피부로 하는 그의 작업은 자연성을 중시한다. 숨을 쉬는 종이로서의 한지, 즉 습기를 빨아들이는가 하면 내뿜으면서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자연성에 귀속한다. 하지만 종이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질료로서의 가치, 즉 조형미를 관철하는 재료로서의 의미에 무게를 둔다. 그가 한지라는 재료를 중시하는 것은 부드러운 피부와 함께 회화적인 속성을 지닌 재료로서의 가치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한지는 채색을 수용하는 회화적인 영감 및 조형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 실제로 그의 작업에서 채색은 아주 중요한 조형적인 요소이다. 그가 조각가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채색에 의한 표현은 의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업은 분명히 평면작업은 아니다. 입체적인 공간을 수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는 회화적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한지라는 재료 및 채색기법을 원용함으로써 회화적인 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희경_Bloom No.70_한지_160×160×10cm_2011
김희경_Bloom No.71_한지_170×340×10cm_2011

그의 작업은 지적 조작의 산물이 아니라, 자연이 발산하는 생명의 파동 또는 생명의 광휘를 표현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자연에 내재하는 생명의 파동, 즉 울림을 예술가적인 미적 감수성으로 감지 감득하여 시각화하는 것이다. 빛과 소리를 연상케 하는 하나의 집중된 점으로부터 확산하는 이미지는 눈이 부실 지경이다. 확산되는 이미지는 파장, 파동 또는 흐름을 통해 생명의 빛을 질료로 바꾸어내는 까닭이다. ● 삶의 에너지로서의 빛과 파장은 모든 생명체를 활성화시키는 동력이다. 그 빛과 파장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창의력과 같은 놀라운 능력으로 바뀐다. 그의 작업은 그처럼 고조되는 정신 및 고양되는 감각의 세계를 보여준다. 따라서 감상자 또한 작품 속에 내재하는 그의 미적인 체험을 공유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런 형태의 감정이입이 어렵지 않은 것은 바로 그의 작품에는 시각적인 즐거움 또는 미적 감흥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 빛이나 울림 또는 떨림과 같은 확산하는 이미지는 정지된 상이 아니라, 움직이는 상이다. 진동에 의해 바르르 떠는 나뭇잎이나 연속적인 물결을 만들어내는 동심원과 같은 형태의 움직이는 상이다. 평면구조와는 확실히 다른 것이다. 비록 꽃잎과 같은 이미지는 평면적인 구조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세부는 입체적이다. 떨림 또는 울림에 의해 만들어지는 파장은 공간의 문제이기에 그렇다. 다시 말해 그의 작업은 평면에서 살짝 벗어난 공간에 위치한다. 입체적인 시각으로 보면 평면에 가까운 듯싶고, 평면의 입장에서 보면 입체적이다. 이러한 구조는 그의 작업이 조각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둥근 원형의 이미지를 가지는 작품의 경우에도 파장의 이미지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볼륨을 부여함으로써 입체공간을 점유한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이미지는 평면회화의 정서에 근접한다. 그러고 보면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는 그 중간항 즉, 절충의 공간을 상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기에는 평면에서 살짝 벗어나는 지점으로서의 릴리프가 존재하지만 릴리프는 온전한 입체공간이 아니라 평면에 근접하는 얕은 공간이다. 그 얕은 공간에 떠오르는 볼륨과 곡선은 지극히 우아하고 고상하며 세련되어 있다. ● 이처럼 평면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것은 채색과 무관하지 않다. 다시 말해 평면작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색채를 도입함으로써 시각적인 인상으로는 평면회화에 가깝다. 물론 색채는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 및 이해도 그리고 설득력을 높이는데 긴요하다. 이렇듯이 그의 작업에서 색채이미지는 아주 중요한 표현요소이다. 색채 자체가 지닌 시각적인 흡인력이야말로 조형의 또 다른 매력이다. 작품에 부여되는 색채이미지는 강한 재료에 의해 억압된 조각의 형식으로부터 일탈하고픈 그 자신의 잠재적인 욕구를 반영한다. ● 그의 작품 가운데 일부는 진정 아름답고 세련된 조형미를 보여준다. 인위적인, 즉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세련미를 말한다. 세련미는 기술적인 완성도와 결부된다. 초기 작업들은 새로운 재료와 만났다는 흥분과 창작의 욕구가 넘쳐 거칠게 느껴지는데, 이는 당연한 일이다. 작업시간이 축적되면서 재료를 숙지하고, 표현기법이 안정되었는가 하면,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짐으로써 자연스럽게 세련미가 깃들이게 된 것이다. ● 그의 작업은 자연미에 원형을 둔, 조형의 전당에 비치된 목록에 추가시킬 만한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이는 그의 작품세계가 인간의 조형감각이 경영할 수 있는 미적인 가치, 그 상한선에 도달하고 있음을 뜻한다. ■ 신항섭

김희경_Bloom_작업실_2011

'Bloom' (피어오르다) ● 생명이 피어나는 기운 , 그 아름다움과 생명력이 각인되어 그 에너지의 파장 안에 나 자신의 모든 회한과 아픔을 맡긴다. 그 파장은 많은 사람들과 사물로 이어지고 나아가서는 광활한 대지와 깊은 바다로 번지며 , 일출의 찬란한 파장과도 맞닿게 된다. 대자연의 숨결과 나 자신이 합일되는 순간 , 나의 몸과 영혼은 그 파장과 어우러져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아름다운 춤 이 된다. 그 순간 , 너와 내가 아무런 구분이 없다. 모두가 하나다. 완전한 평화다... 그 안에서의 자유로운 나의 춤은 'Bloom' 이라는 흔적으로 남아 그 파장을 전파한다. ■ 김희경

Vol.20110928d | 김희경展 / KIMHEEKYUNG / 金姬卿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