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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展 / KIMHYUNGWOOK / 金亨旭 / photo collage   2011_1005 ▶︎ 2011_1011

김형욱_The beginning point of conception #03 The sea of fog_C 프린트, 디아섹_77.5×116cm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장은선갤러리 JANGEUNSUN GALLERY 서울 종로구 경운동 66-11번지 Tel. +82.2.730.3533 www.galleryjang.com

의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회화적 풍경-김형욱의 작품세계 ● 김형욱은 출판만화학으로 학사, 카툰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나 그의 호기심은 사진으로 나아가게 하였고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였다. 그에게 있어 사진은 또 다른 경험이고 풀어가야 할 난제가 많은 학문이 되었다. 특히 순간적 영감, 시대를 바로 보는 눈, 촌철살인의 비판정신, 사진에 내재된 예술학 등이 필요한 사진의 세계는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사진예술가의 길에서 의미를 가지게 하였다. 나아가 사진의 매력은 김형욱에게 끝없는 도전과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근래에 들어 김형욱은 사람들의 다양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포착하여 촬영하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그 가운데 '의자'가 주요 주제와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여기서 의자는 감상자와의 중요한 대화 채널이자 비평의 중심에 놓여 있는데 그것은 그의 작품 대부분에 빠짐없이 나타나고 있으며 의자를 중심으로 작품세계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자를 소재로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풍경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서는 감상자들의 심리를 통하여 다양한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형욱_Coffeebreak #01_C 프린트, 디아섹_73×47cm_2010

의자는 사람이 앉아서 몸을 편안하게 쉬게 하기 위한 물체로 그 역사는 오랜 인류문명의 발전사와 함께한다. 의자는 각 시대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개 근대 이후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의자에는 신분, 명예, 권력, 인격, 성격 등 다양한 생활 습관들이 암시되고 상징화되어 있는데 특히 미적인 면이나 기능성보다 사회적 신분을 상징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의자가 휴식을 취하는 물체이지만 나아가 사회 문화적 산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예술작품에서도 의자가 주인공이나 인물의 삶을 설명하기 위하여 소재로 많이 사용 하였다. 영화에서는 장면을 위한 장식용 소품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등장인물의 신분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에서는 인물 초상화를 찍을 때 인물의 특성에 맞게 의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미술에서는 고흐, 뒤샹, 마그리트, ... 등 많은 작가들의 작품에 의자가 등장하며 그 의자들은 각각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현대 예술작품에서 의자는 상징성에 심리적인 면을 더하여 '존재', '외로움', '기다림', '불안' 등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적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현대 예술작품에 나타나는 의자는 단순한 물체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문화적 현상의 감정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텍스트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김형욱_Salvation #01_C 프린트, 디아섹_54.5×81cm_2011
김형욱_The beginning point of conception #02 The dawn of creation_C 프린트, 디아섹_116×77cm_2011

김형욱의 작품 속에 나타나는 의자는 하나이다. 한 때 자신의 집 앞 길거리에서 수일간 버려져 있을 만큼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집 앞의 길거리에 방치돼있던 의자가 그에게 선택되어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 것은 그가 작가로서 세상과 나눌 대화거리를 찾아 방황할 때,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밤, 가로등 밑 쓰레기더미 옆에 있던 의자의 모습에서 고독한 어떤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그때부터 의자는 김형욱의 작품에서 중요한 주제와 소재로서 자리 잡았고, 주변의 풍경과 함께 연출되었으며, 함께 연출 풍경을 찾아 여행할 정도로 귀중품이 되었다. 이제 의자는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 자연, 고독, 소외, ... 등 많은 의미를 만들어 가는 상징체로 자리 잡았다.

김형욱_Bones #01_C 프린트, 디아섹_54×81cm_2011
김형욱_A lady N Canvas #01_C 프린트, 디아섹_73×48.5cm_2010

김형욱의 작품에서 의자를 둘러싸고 있는 배경은 다양하다. 높은 건물 사이에 의자가 있는가 하면 해변의 황량한 백사장에 놓여지기도 하고, 새벽바다 물결이 일렁이는 해변에 놓여 지기도 한다. 또한 푸르름이 한창인 시골의 논둑 사이에 놓여지기도 하고, 보라색 우산을 쓰고 있기도 하며, 들판에서 여인의 쉼터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리고 캔버스가 의자에 자리잡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의자의 연출은 김형욱의 세심한 배려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그러한 연출은 그의 전략이기도 하다. 의자가 놓여 있는 장면들은 대개 넓은 하늘과 함께 광활한 바다, 백사장, 벌판들이 배경으로 선택되고 주변과 조화되어 회화적 풍경으로 보인다. 이 회화적 풍경은 컴퓨터로 인위적인 조작을 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가 찰나적 풍경이 이루어지는 시간을 포착하여 얻은 결과물들이다. 여기에는 기다림과 자연의 변화 그리고 우연성과 기계성이라는 여러 가지 요소가 융합되어 있다. 김형욱은 회화적 풍경을 연출하는데 있어 자신의 전략에 맞는 자연의 우연성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므로 비록 카메라라는 기계에 의해 표현된 풍경이지만 그 속에는 김형욱 특유의 현장 포착력과 자연의 변화를 읽어내는 감각이 내재되어 있는 풍경이다. 김형욱이 표현한 회화적 풍경에는 유난이 하늘이나 들판, 바다가 이루어낸 여백과 같은 공간이 많이 표현되고 있다. 넓고 광활한 여백과 같은 공간은 소재로 등장하는 의자와 함께 다양하게 연출되며 의미를 더하여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의자는 회화적 풍경과 함께하면서 생활의 도구라는 현실성이 제거되고 상징의 의미를 가지게 되면서 작품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다.

김형욱_Turnaway #01_C 프린트, 디아섹_109×162cm_2011

한편 의자는 주변 풍경에 의해 여행자로 변화한다. 의자의 여행을 보면 먼저 바다와 대화를 나눈다. 바다와 함께하는 물체로 또는 그들을 방문한 이방인으로서 바다와 대화를 나눈다. 바다와 대화를 마치고는 들판으로 자리를 옮긴다. 들판에서 또 주변과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자연과 도시로 자신을 이끌고 대화를 나누면서 계속 이동한다. 때에 따라서 주인으로서 또는 이방인으로서 체험의 관계를 회화적 풍경으로 만들어 낸다. 의자는 여행하는 도중 사색가가 되기도 하고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나아가 방문한 장소의 의미가 잘 나타나게 회화적 풍경과 함께 자신을 기록한다. ● 이상과 같이 의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회화적 풍경의 여행을 볼 때 감상자들은 문득 김형욱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의자가 바로 작가 자신임을 암시 받게 된다. 그리고 회화적 풍경들은 작가가 자아를 찾아 여행하는 여행지를 촬영해 놓은 것임을 알게 된다. '의자'는 단순히 휴식을 위한 물체의 개념을 넘어 김형욱 자신을 대리하는 상징물로 표현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 오세권

Vol.20111005j | 김형욱展 / KIMHYUNGWOOK / 金亨旭 / photo coll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