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야기

이정호展 / LEEGEONGHO / 李庭昊 / mixed media   2011_1007 ▶︎ 2011_1106 / 월~목요일 휴관

이정호_Jump_캔버스에 종이죽, 쇳가루_130×16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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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금~일요일_09:00am~06:00pm / 월~목요일 휴관

갤러리 에쿠스 Gallery Equus 부산시 강서구 범방동 1833번지 부산경남경마공원 3층 Tel. +82.51.901.7114 park.kra.co.kr

어떤 기운생동(氣韻生動)-종이죽 작가 이정호展 ● 다사다난 (多事多難)함... 해마다 연말이면 지난 한 해 동안의 개인의 삶과 나라 전체의 상황을 정의하는 단골용어이다.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통해 희망했던 기대감의 자리에 삶이 주는 회한(悔恨)이 채워지는 우리들의 세상살이에는 늘 다사다난함이 함께했다. 팍팍한 세상살이는 이제 다사다난함을 이상히 여기지 말고 받아들이도록 권유한다. 더러는 누군가의 성공과 행복을 대리만족하면서, 혹은 스마트한 세상의 기기(裝備)들이 주는 위안을 받으라고 한다.

이정호_Flying Horse_캔버스에 종이죽, 쇳가루_80×116.5cm
이정호_Angel_캔버스에 종이죽, 쇳가루_73×61cm
이정호_질주_캔버스에 종이죽, 쇳가루_130×162cm

손바닥만 한 기기(裝備)의 영상에서 작가의 그림은 이미지파일이다. 이미지파일 이전에는 무엇이었던가. 그림이었고 그 이전에는 짓이겨 놓은 종이죽이었다. 종이죽 이전에는 다사다난한 세상살이에 대한 작가의 외침이 있다. 그 외침이 때로는 달리는 말(馬)이 되고, 하늘이 된다. 부유(浮遊)하는 대상들은 그 외침을 듣고 다시 날아야 하는 작가의 사랑스런 이웃들이다. 그러므로 갈 바를 모르는 현대인의 부유(浮遊)함이 아니라 무중력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대상들이다. 현재에는 잠시 머뭇거리기도 하고 멈춰져 있지만 달리는 말(馬)의 힘찬 몸짓을 보면서 함께 달려야 한다. 날개가 달려 퍼덕거리는 말(馬)을 보라. 아니면 심장이 터질 듯 하는 헐떡거림으로 입 벌린 말(馬)을 보라. 더 이상 삶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달리고 또 달려서 각 존재들은 다사다난 (多事多難)세상 속에서도 기운생동(氣韻生動)해야 한다. 작가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활달한 필치에서, 기운생동을 공유(共有)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기운생동(氣韻生動)함이 되라며 기운(氣韻)을 주는 말(馬)들이 있고, 곧 그 말(馬)들을 보면서 기운생동(氣韻生動)함이 되어야 하는 작가의 소중한 이웃들이 있는 것이다.

이정호_부양하는 여인_종이판에 종이죽, 쇳가루_99×77cm 이정호_자전거타는 여인_종이판에 종이죽, 쇳가루_101×74cm
이정호_세마리_캔버스에 종이죽, 쇳가루_90.5×116cm
이정호_출정_캔버스에 종이죽, 쇳가루_73×61cm

그림을 보면서 술자리마다 기운을 내라며 다그치던 작가의 20년 전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한결같은 다그침을 들어오면서 작가의 삶도 다사다난했음을 알게 되었다. 가을이 깊어지는 이 시간에도 작가의 기운생동하는 작업실의 생활은 계속되고 있으리라. 편리함과 효율성의 광고가 홍수를 이루는 현실에서도 하루하루 모아둔 종이들을 물에 불리고, 종이죽으로 소중한 이웃들이 살아가야할 세상을 그리고 있으리라. 20년 전 작가의 다그침에 위축되곤 하던 나는 오늘 작가의 그림을 보러 가야겠다. 그림속의 부유(浮遊)하는 대상들에게 주는 변함없는 애정을 느끼면서, 나도 기운생동을 꿈꿔 본다. ■ 구병찬

Vol.20111007c | 이정호展 / LEEGEONGHO / 李庭昊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