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textured scene

이동재展 / LEEDONGJAE / 李東宰 / painting   2011_1006 ▶︎ 2011_1023

이동재_Icon_A Hard Days Nigh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227.3×181.8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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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1_1006_목요일_05:00pm

기획 / 가나아트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 컨템포러리 GANA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평창동 98번지 Tel. +82.2.720.1020 www.ganaart.com

언어의 물질성 속에 드러나는 주체 ● 쌀을 비롯한 다양한 오브제를 픽셀로 삼아 이미지를 구축(construction)해왔던 이동재는 이번 전시에서 글자를 활용한다. 바탕과의관계속에서만들어지는이미지는주로주인공들의초상이며, 영화의 한 장면이다. 글자는 영화의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다. 언어 자체가 형태를 이루는 세포, 즉 형태소가 된다. 그의 작품은 지시대상과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 기호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식의 인과 관계를 부여한다. 언어유희는 관객으로 하여금 작품에 관심을 끌게 하는 재미적 요소이지만, 그의 작품은 실재와 언어의 관계라는 철학적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2003년 첫 개인전 『seed』에 출품된, 캔버스 표면을 녹두와 팥으로 뒤덮어 단색 회화처럼 보이게 한 작품에서, 곡물이나 오브제는 조형 언어에 상응한다. 같은 전시에서 그는 흑미로 텍스트를 만들기도 하였다.

이동재_Icon_Gone with the Win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112×145.5cm_2011
이동재_Icon_Incep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112×145.5cm_2011

(...)관객은 캔버스 위에 부착된 텍스트를 통해 영화를 또 다른 방식으로 읽게 된다. 그의 작품은 지시대상과 기호의 관계를 다루며, 언어의 투명성 대신에 언어의 불투명성, 즉 물질성의 문제를 제기한다. 이동재의작품에서형태소를이루는물질은지시대상과밀접하지만일치하지는않는다. 이 간극 속에서 유희가 이루어진다. 영화 장면이자 내용을 이루는 픽셀의 크기는 7-10mm이며, 가로로 붙여진다. 이번 전시의 작품은 텍스트를 통해 더 구체적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지만, 띄어쓰기나 문장부호가 없어서 텍스트의 독해가 쉽지는 않다. 텍스트는 네티즌들이 참여하여 내용을 만들어가는 위키피디아에서 왔다. 영화와 텍스트는 둘 다 서사적이며, 자막이 나오는 영화를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의 결합은 자연스럽게 수용된다. 이번 전시에서도 바탕은 단색이다.

이동재_Icon_Scent of a Woma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112×145.5cm_2011
이동재_Icon_8 Mi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227.3×181.8cm_2011

(...)그의 작품은 거리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가까이가면 오브제가 눈에 들어오지만, 멀리가면 오브제는 망점으로 흩어지고 이미지가 견고해진다. 글자를 읽으려면 형태는 사라지고, 형태가 포착될 정도의 거리에서 글자는 읽기 힘들다. 이번전시에서는 글자를 사용하지만, 이동재를 미술계에 처음 알린 재료는 쌀이다. 곡물이 몸을 낳는다면, 언어는 의식을 낳는다. 이번 전시에서 글자라는 재료를 통해 의식 쪽으로 방점을 옮긴 듯이 보인다. 그의 작품에서 쌀이든 글자든 모두 언어적 요소가 있었지만, 글자는 더욱 직접적이다. 영화 텍스트의 알파벳 문자들은 그것이 지시하는 대상을 구성한다. 형태소들은 표면에 단단히 부착되어 있지만 그의 작품은 입자들이 순간적으로 헤쳐모인 것 같은 인상을 주며, 영화나 서사가 흐르는 시간의 축을 따라 재배열되면서 변모되리라는 기대를 낳는다.

이동재_Ic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100×100cm_2009
이동재_Ic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레진, 오브제_100×100cm_2009

(...)이동재의 작품은 이러한 언어적 주체와 같이 텍스트는 고정되지 않은 장(場)으로 나타난다. 주체의 일관성이나 자아의 연속성은 하나의 환상이자 신화이다. 서로 다른 순간들에서 동일하게 같을 수는 없는 인간은 부단히 해체되고 새롭게 형성되는 하나의 원자인 것이다. 언어의장으로나타나는이동재의초상들은주체가모순의장소이며, 항구적인 구성의 과정 중에 있음을 알려준다. (전시서문에서 발췌) ■ 이선영

Vol.20111011e | 이동재展 / LEEDONGJAE / 李東宰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