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그리고...

2011_1014 ▶︎ 2011_1110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1014_금요일_05:30pm

참여작가 김기린_김동유_서동억_염기현_윤종석 이지현_이철희_정태섭_최수환

관람시간 / 09:3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 INTERALIA ART COMPANY 서울 강남구 삼성동 147-17번지 레베쌍트빌딩 B1 Tel. +82.2.3479.0114 www.interalia.co.kr

점 그리고..."점은 기초평면 속으로 파고들어, 영원히 자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점은 내적으로 볼 때 가장 간결하고 항구적인 주장이며, 이것은 짧고 확고하게 그리고 재빠르게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점은 외적인 의미나 내적인 의미에서 회화의 원천적인 요소이며, 특히 그래픽의 원천적인 요소이다"_칸딘스키 '점'처럼 단순하면서도 무한 가능한 존재가 있을까, 라는 화두가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다. 『점 그리고...』전은 조형 요소의 본질이자, 시간적으로 가장 간결한 형태인 '점'과 관계된 작업을 하는 9인 작가들로 구성된 기획전이다. 전시명『점 그리고...』가 암시하듯이, 이번 전시에서는 점이라는 요소 자체 안에서 뿜어지는 내부의 집약적 힘을 드러내는 작업보다는 그 내부적 힘을 갖는 점이 연장됨으로써 외부로 무한히 확장되는 힘에 관한 작업들에 더 주목하였다. 마치 '그리고...'의 어휘처럼. 이런 점에 대한 작업을 모으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위의 전자에서 언급한 점 자체의 내부적 힘보다는 연결, 반복, 집적 등을 통해 다른 존재와 본질로 이동하는, 즉 점이 외부로의 확장을 꾀하고 있는 측면이 많았다 하겠다. 결과적으로 기하학에서 '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전시에서의 점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이는 실체로의 이동 가능한 유연한 존재이자, 마치 너무 개념적이어서 체득할 수 없는 본질도 다양하게 육화(肉化)시킬 수 있는 무한한 존재이다. 이번 전시의 작가들 대부분이 수공예적이며 수고로운 노동의 문제를 숙명처럼 피해갈 수 없는 이유도 점의 무한한 확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점 그리고...』전은 이런 노동을 근거로 다양한 레디메이드의 물질이 새로운 조형적·회화적 문맥으로 번안된 것에 주목하였던 2009년 인터알리아의 기획전 『연금의 수(手)』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단지『연금의 수(手)』가 연금처럼 새로운 버전으로 전환된 작업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전시 작가들은 '점'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개념적․ 조형적 확장을 꾀하는 작가들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

최수환_Emptiness_FMB_LED 플렉시글라스_84×84×3cm_2011
최수환_Emptiness_FMB_LED 플렉시글라스_84×84×3cm_2011
윤종석_양질호피 羊質虎皮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91×182cm_2011
염기현_A Sound View_린넨에 면천, 린넨, 아크릴채색_134×102cm_2011
이철희_Winner's face-Riz_캔버스에 유채, 스틸_75×55cm_2011

먼저 철저한 노동에 근거하면서 점의 무한한 확장을 꾀하며서 다양한 외적 형태를 자유자재로 구현할 수 있는 작가로는 최수환, 윤종석, 염기현, 이철희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그들의 작업을 엄밀하게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는 식으로 따져봤을 때는 논란이 있겠지만, 이들에게 점은 일차적으로 원(circle)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그리고 일반인들이 인지하고 있는 이 점의 형태를 이 작가들은 흔들림 없이 수행해내고 있다. 최수환은 미세한 구멍의 점을 뚫는다. 윤종석은 주사기로 점을 찍는다. 염기현은 인두로 지져 점을 만든다. 이철희는 기계적 타공을 한다. 거기에는 섬세한 빛, 촉각적인 오돌토돌한 질감, 천연색의 깊이 있는 그을림, 구멍의 겹침을 통한 다양한 색의 변조 등이 생성된다. 그것은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드는 마치 수도승 되기를 자처한 작가들의 태도의 결과이자 수천, 수만 번의 반복의 결과로써 그 화면에는 명암, 빛, 자연적 혹은 인위적 형태 등이 일구어진다.

정태섭_우주넘어_피그먼트 프린트_100×150cm_2011
김동유_Queen ElizabethⅡ&Diana_캔버스에 유채_194×155cm_2011
서동억_Pumpkin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0
이지현_Dreaming Book-flowerpot_책_45×61×13cm_2011

전형적인 써클의 형태와는 사뭇 다른 점, 하나의 작은 대상의 '단위'라고 일컫을 수 있는 점의 효과를 추구하는 작가들이 있다. 정태섭, 김동유, 서동억, 이지현 등이 그들이다. 정태섭은 땅콩, 고동, 소라 등의 뢴트겐 기법을 이용하여 마치 작은 단위의 점들을 효과적으로 연결시켜 생명의 근원과 광활한 우주를 구현해놓고 있다. 김동유도 작은 단위의 패턴 안에 초상을 그려, 관람자의 보는 거리에 따라 다른 한 명의 커다란 초상으로의 확실한 반전을 꾀하는 데 성공하였다. 서동억은 매우 인공적인 키보드의 일정한 단위들을 이용하여 데페이즈망 된 과실들을 효과적으로 제안한다. 서동억이 키보드의 레디메이드의 특성과 물성에 집중하고 있다면, 이지현은 책 오브제를 사용하되 책의 본질과 다른 전혀 행위, 즉 지적인 면에서 권력의 상징인 책을 해체하는 다소 개념적 행위를 통해 새로운 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조심스러운 해체의 과정이자 성스러운 복원의 과정이기도 한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가 도구를 이용하여 두드려서 생성된 파편의 점들이다.

김기린_Inside, Outside_캔버스에 유채_162×115cm_1997

이들 작가와는 다른 점찍기를 하는 작가로는 재불 작가이자 모노크롬 1세대인 원로작가 김기린이 있다. 김기린은 메를로 퐁티의 현상학에 근간을 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안과 밖」과 같은 작업을 일관되게 해오고 있다. 사물의 안과 밖의 동시적 지각현상에 대한 개념들을 반영하는 작업을 해 온 그에게 점은 철저한 사유 과정이자 50년 화업 속에서 통달된 응축과 여유의 대상이다.. 점 그리고...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거기에는 무한하게 열려진 가능성이 존재한다. ■ 김지영

Vol.20111013h | 점 그리고...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