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꿈만, 꾸는 여행자 Only Dream-ing Traveler

안은경展 / ANEUNKYOUNG / 安恩慶 / painting   2011_1018 ▶︎ 2011_1030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1_혼합재료_59×15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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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전시는 예술위원회의 문예진흥기금을 받은 전시입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현대백화점 울산점 갤러리 H GALLERY H 울산시 남구 삼산동 1521-1번지 현대백화점 울산점 13층 Tel. +82.52.228.1020

상징에서 상상으로 ● 안은경의 금번 전시회는 몇 해 동안 진행되어 온 「꿈만, 꾸는 여행자」 연작의 최근작들로 이루어져 있다. 얼핏 기존 작업들과 유사한 주제와 구성요소들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표정, 형식, 색채, 구조 등은 기존의 작업들과 몇 가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차이가 동일 양식의 단순한 변양으로만 읽히지 않는다는 점은 금번 작업들의 고유성을, 나아가 작가의 예술관에서의 어떤 근본적인 변화를 가늠하게 한다. 기존 작업들의 형식적, 내용적 구조는 크게 두 가지 힘의 대립으로 규정될 수 있다. 이 두 힘은 정신분석이 다루는 인간의 정신세계의 대립쌍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인데, 하나는 주로 경직된 사회적 구조, 혹은 사회적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순응하고 적응할 수밖에 없는 상징적 구조 내지 조건들로서의 힘이며, 다른 하나는 이에 대립하는 것으로서 안정된 구조를 넘어서려는 일탈적 상상력, 혹은 모든 현실적 존재가 필연적으로 가지는 자기 창조의 힘이다. 작품이 일차적으로는 작가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라면, 작가의 세계 역시, 정신이건 외부 세계건, 근본적으로 이 두 힘의 원초적 대립으로 구성될 수 있다.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2_혼합재료_30×30cm_2011

첫 번째의 구조로서의 힘은 라캉식으로 말해 인간이 상징계나 법의 세계에 접어들면서 필연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서, 작가는 이를 여러 상징적 기표들과 시각언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예컨대, 「꿈만, 꾸는 여행자2」(2010)가 잘 예시하는 것처럼, 무채색의 반복 패턴으로 구성된, 마치 죄수복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인간의 하반신 형상, 그리고 이들의 게슈탈트적이고 반복적인 그룹핑(수평으로 도열한 형상들), 역동성이라곤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직, 수평의 그리드 구조에 포섭되는 기표들(인간의 직립적 형상)은 모두 인간을 억압하는 구조적 조건들을 상징화한 것이며, 동시에 현대의 물질적 소비사회가 제시하는 획일화된 삶의 조건을 따를 수밖에 없는 실존적 상황을 상징화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들은 곧 존재의 죽음을 상징하는 품목들이다. 꿈꾸지 못하는 자, 새로운 어떤 것을 느끼지 못하는 자, 자기 스스로를 새롭게 생성하지 못하는 자들은 이미 그들 스스로 죽음을 떠올리지 않는가?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3_혼합재료_24×33cm_2011

두 번째의 힘은 시각언어에서건 내용면에서건 첫 번째의 것과 전통적인 대립 구도를 이루고 있다. 예컨대, 그녀의 전체 연작들에서 가장 중심된 소재인 여행가방을 구성하고 있는 시각요소로서 사선들과 그 구성은 이 두 번째 힘의 시각언어적 상징이다. 이 사선기표들은 속성상 시각적이고 심리적인 운동감을 실제적으로 야기하며, 이는 한편으로는 어떤 불안한 심리적 기제를, 다른 한편으로는 운동, 변화가능성 내지는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의 잠재적 힘, 다시 말해 욕망의 힘을 상징한다. 사선 기표들은 안정된 수직 수평의 외적 프레임과 내적으로 구성된 견고한 그리드 구조를 찢어발기면서 전체 힘의 구도를 불안정하게 한다. 이 기표들은 내용적으로 여행가방을 구성하고 있으며, 가방은 그녀의 작업에서 가장 중심된 상징으로서 일탈적 욕망, 즉 주어진 체계를 벗어나 자유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꿈을 상징하는 대리물이다. 이들은 곧 삶의 힘이며, 존재가 갖는 창조적 상상력의 힘을 대변한다. 뿐만 아니라, 가방의 패턴은 생과 여성성을 상징하는 붉고 화려한 꽃 패턴 등으로 장식되며 이는 무채색의 죽음의 형상들과 대립된다. 이 두 힘과 구조, 즉 그리드의 정태적 구조와 사선의 동태적 운동력, 무채색의 반복 패턴과 유채색의 유기적 패턴 및 구성에서 유발되는 대립과 긴장은 안은경의 시각언어에서 백미라 할 것이며, 그 자체로 인간에게 주어진 두 힘의 구조적 대립을 상징한다. 이것이 그 동안의 「꿈만, 꾸는 여행자」 연작들을 비롯해 여행가방과 하반신 형상들로 구성된 작품들의 요체이다.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4_혼합재료_24×33cm_2011

반면, 금번의 작업들은 비록 몇몇의 형식 실험 때문에 전시된 모든 작품을 양식적으로 일원화하여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기존 작업의 구도를 계승하고 있는 것도 있다), 대체로 하나의 유의미한 변화를 논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우선 전체적으로 색감이 화려해졌다. 무채색은 간혹 보이지만 독립적으로가 아닌 유채색과 함께 어울리는 한에서 나타나며, 형상들이나 시각기표들의 수평, 수직의 도식적 배열과 구성은 유기적이며 보다 자유로운 콜라주나 몽타주적 구성으로 바뀌었고, 여러 패턴 요소(꽃, 꽃잎, 오각별, 폴카)들을 통해 장식성 또한 강화되었다. 형상들은 구조에 매몰되어 경직된 자세로 획일화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경쾌하고 자연스러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으며, 단색조의 유니폼이 아니라 기존작업들에서 가방의 표면패턴을 이루던 화려한 색채의 패턴들로 장식되어 있다. 이러한 변화의 동력은 아마도 억압적 구조로부터의 일탈이라는 의도와 반대로 자신의 작업이 이미 어떤 타성적 구조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자성적 의문에서 오는 모순적 감정일 것이다.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5_혼합재료_80×80cm_2011

작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그녀의 작품은 강한 상징성을 가지기 때문에 자칫 작품을 대하는 관객은 작가를 따라 자유롭게 "꿈을 꾸고 상상 속에서 행복감을 느끼기"보다는 그녀가 제시한 상징들의 의미해석에 먼저 관여할 수도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작업의 과정에서는 수행적 모순이, 소통의 과정에서는 의도와 효과 사이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작가는 이 모순과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관객을 상징적 의미해석보다는 시각적 상상으로 이끌어 가고자 했고, 그 결과물들이 바로 근작들에서의 실험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외부의 다른 어떤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업들의 발생적 근원을 추적하고 재발견하는 것에서 이루어졌다. 우리는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면서도 그것이 갖는 진정한 의미나 효과는 사후에 발견하곤 하는데, 안은경의 경우도 바로 그러하다.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6_혼합재료_24×33.5cm_2011

예컨대, 작가는 인물 형상을 표현하면서 하반신 형상을 상징으로 제시하는 것과 상상으로 제시하는 것(비록 이러한 방식은 훨씬 이전부터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의 차이를 분명하게 의식하기 시작했다. 하반신의 형상이 이미 잘려진 채로 결정되어 화면에 등장하는 것과 캔버스의 프레임에 의해 형상이 잘린 것으로 등장하는 것의 차이는 형상이 고정된 상징으로 기능하는지, 혹은 관객의 상상력을 실제적으로 촉발시키는 것으로 기능하는지의 차이를 가져온다. 후자의 경우, 관객의 상상력은 자연스럽게 캔버스의 프레임을 벗어나 확장된다. 상징은 해석이 완료되면 그 의미가 결정될 수 있는 반면, 상상은 작품의 의미를 열어 놓고, 의미의 지평 또한 인간의 보다 더 넓은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것이 표제로 제시한 '상상에서 상징으로'의 전환의 의미이다. 근작들에서 상징에서 상상으로의 전환은 예술작품, 더 구체적으로 말해 작가 자신의 작업의 기능을 의미 전달에서 관객과의 소통 속에서 비롯되는 상상적 창조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근저에는 양식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며, 더 근본적으로는 작가가 예술작품이라는 것의 존재론적 가치나 정당성이 비단 예술가의 경험의 내용이나 예술작품 그 자체에서 나올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그것을 경험하는 이에게 촉발되는 실제적 효과에서 주어진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안은경다운 작업은 아마도 그녀의 바람처럼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일탈의 꿈을 꾸게 하고, 그들의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이 될 것이다. ● 여행이 주는 쾌감이란 알려지지 않은 것, 혹은 우리에게 직접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새로운 경험에서 오는 쾌일 것이다. 그러한 경험이 비록 언어적으로 표현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일지라도 우리는 그런 경험들 때문에 우리 존재를 이루는 실재적 내적 요소와 구조들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것, 그리고 그만큼 삶의 만족의 강도가 커짐을 느끼게 되며, 나아가 우리 자신이 늘 새롭게 생성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런 순간, 그런 경험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다시 말해 우리는 그런 경험을 통해 우리 존재의 본질이 새로움의 자기창출에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 조경진

안은경_꿈만, 꾸는 여행자7_혼합재료_30×30cm_2011

From Symbol to Imagination ● This exhibition includes An, Eun Kyoung's latest series of 「Only Dream-ing Traveler」 in progress for years. At first sight, they appear similar to previous works in the theme and elements but we can find a few differences in the overall of format, color and structure. Since these distinctions are not just variations of the same style, the works will enable us to watch the uniqueness of An's recent art trend, and moreover, the radical change in her artistic views. ● The structure of form and content of existing works can be prescribed as a contrast between two forces. These two may be compared to the conflicting pair of a human spiritual world which psychoanalysis deals with. The one force is mostly a rigid social structure or a symbolic structure and condition to which a social man must adjust and adapt oneself unconsciously. In contrast, the other force is a deviant imaginative force which tries to go beyond a stable structure, or a force of self creation of which real beings should necessarily have. If an art piece primarily shows a painter's own world, it, whether internal or external, also can be basically made up of primitive opposition between two forces. ● The first force is a structure which humans must accept when entering the Symbolic or System of Law in Lacan's words. An artist expresses the force through various symbolic signifiers and visual language. For instance, as the series of 「Only Dream-ing Traveler 2」 (2010) exemplifies, lower figures of human body wearing seemingly prisoner-uniforms with the repeated pattern of achromatic colors, Gestaltian and repetitive grouping (horizontally lined up figures) and subsumed signifiers (human erective figures) in the non-dynamic vertical and horizontal grid structure may symbolize not only the structural conditions which suppress humans, but also simultaneously the existential situations that must follow the standardized conditions of life, which contemporary materialistic consumer society suggests. They are, in other words, emblematic items of being's death. Those who cannot dream, feel novelty or make oneself new might already recall death to oneself! ● The second force makes a traditional contrast with either visual language or content. For example, diagonal lines and their compositions, which consist of a suitcase as her main subject in the entire series, are symbols of visual language as a second force. These diagonal signifiers' properties practically create visual and mental sense of movement. On the one hand, they emblematize some anxious psychological mechanism. On the other hand, they might be the motions, potentials for change or underlying changing force of beings as a potency of desire: diagonal signifiers shall destabilize the entire frame force by tearing off a stable external frame of verticality and horizontality, and a solid internal grid structure. In content, the signifiers shall build a suitcase as a innermost symbol and proxy which symbolizes a deviant desire―the dream of contemporaries wishing for freedom by escaping from the conventional system. They are energies of life and represent the beings' power of creative imagination. Furthermore, the suitcase is decorated with a feminine pattern of red colorful flowers which is contrasted with the death figures of achromatic colors. These two forces and structure, that is, confrontation and tension raised by the grid's static structure, diagonal line's dynamic movement, repetitive pattern of achromatic colors, organic pattern of chromatic color and composition, are An's best visual language, and by themselves represent the structural opposition between the two forces given to man. This is the gist of her artistic pieces, including 「Only Dream-ing Traveler」 series and the works composed of suitcases and lower body figures. ● In contrast, even though it is difficult to explain by unifying the style of her recent works (while some of them follow the composition of existing works), since several new formal experiments are carried out, we will be able to sufficiently discuss a new meaningful change reflected in them. Above all, the color sense became splendid in general. As achromatic colors sometimes show, they come not alone but in a harmony with chromatic colors. The horizontal & vertical schematic arrangement and composition of figures and visual signifiers are highly organic and made a shift to the composition of free collage or montage, and ornamentation is strengthened through many pattern elements―flowers, petals, pentagonal stars, and polka dots. The figures, though buried in the structure, are not standardized in an inflexible posture, and furtherly they are stepping more cheerful and natural. The figures are decorated with colorful patterns, not with monochromatic uniforms, but with the colorful patterns used for surface patterns of suitcase in the previous works. A motive of this change may come from a contradictory feeling, which she makes a question to heself if her own works are already locked up in an inertial structure, despite her intention of deviating from the structure of suppressive realities. ● As An admits to herself, her pieces have such a strong symbolism that watchers might first get involved in semantic analysis of the symbolic representations presented by the artist rather than freely "dream and feel happy in imagination" , led by her, when they encounter with the works. If so done, not only a performative contradiction occurs in the working process but also the discordance between intention and effect does in the communication process. To solve these inconsistencies, the artist has tried to lead audience to the visual imagination than to symbolic semantic analysis, and the consequences of her efforts appear to be an experiment in the latest works. Such a change did not come from somewhere outside but from tracing and rediscovering birth origins of her own pieces. As we sometimes later discover the true meaning or effects of what we have done by ourselves, it can be understandingly true of An's case. ● For an instance, when she expresses human figures, an artist started to be distinctly conscious of the difference between the method of suggesting lower body figures as a symbol and that of suggesting them as an imagination (despite these methods have existed long before). For the figure of lower body, a gap between its appearing on the screen as an already cut figure and its appearing as a figure cut by a canvas frame, leads to a difference between the figure's function as a fixed symbol or as a real trigger of viewer's imagination. In the latter, viewer's imagination naturally breaks away from the canvas frame and expands further. Whereas a symbol's definition is determined after interpretation, an imagination can open the work's meaning and expand its prospects into the broader area of humans. This is the meaning of shifting 'from symbol to imagination' in the title. This changeover in her recent artworks may appear as an attempt to switch the function of artist's working: specifically speaking, a shift from meaning conveying attempt to imaginative creation through communication with audience. Indeed, a desire for stylistic change affects the foundation of this shift. However, more fundamentally, the change was made because An became conscious that the artwork's ontological value or legitimacy not only derives eventually from realistic effects on audience's stirred emotion, but also from artist's experience and art itself. The most representative work of An's may, as she wishes, be the one of making the audience to dream of breaking away from realities and stimulating their creative and active imagination. ● Usually the joy of traveling might come from a new experience of unknown or indirectly given things. Although such an experience goes beyond words, we know that it enriches the real inner elements and structures of our existence, and the intensity of satisfaction gets higher. Furthermore, we can feel vivid that we become always renewed beings. At that time, the very experience makes us feel alive. In other words, through this experience we come to realize that the essence of our beings lies in self-creation of novelty. ■ Jo, Gyeo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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