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ting workers

이경하展 / LEEKYOUNGHA / 李京夏 / painting   2011_1014 ▶︎ 2011_1105 / 일,공휴일 휴관

이경하_A worker_캔버스에 유채, 목탄_130×130cm_2011

초대일시 / 2011_1014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월~금요일 09:30am~07:00pm / 토요일 09:3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표갤러리 사우스 PYO GALLERY SOUTH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8-17번지 네이처포엠빌딩 B112호 Tel. +82.2.511.5295 www.pyogallery.com

절망과 불안을 잠식하는 그리기의 힘 ● 이경하가 이번에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전 전시와는 다른 맥락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배경은 흑백 목탄으로 그려지고 인물들은 컬러 유채로 그려지지만 배경과 인물과의 관계는 주도권에서 있어서 달라지고 있다. 그것은 배경과 마주한 인물들의 직업과 태도 변화에 기인한다. 소극적이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던 인물들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내며 '그리기'란 노동을 통해 자신이 처한 막막하고 불안한 상황을 지워간다. 이로 인해 배경의 위상도 달라지는 것이다. 그들은 페인트 칠을 하며 검은 목탄 배경을 잠식해간다. 위용을 떨치며 화면 속 인물들을 엄습하는 것처럼 보이던 배경은 더 이상 화면에서 주도적이지 않다. 어쩌면 처음부터 위용이라는 것은 없었는지도 모른다. 원래 그냥 그렇게 있었을 뿐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물들의 확연한 변화는 배경의 존재마저도 다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경하_Cover with blue_캔버스에 유채, 목탄_145×145cm_2011
이경하_painting_캔버스에 유채, 목탄_200×200cm_2011

이전 작업에서 검은 망망대해(茫茫大海)를 한 구석에서 내려다보던 사람들, 들판 위 침낭 속에 폭 파묻혀 자는 인물, 작은 우산으로 비바람을 막는 사람, 텐트 치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정복할 수 없는 산을 정복하기 위해 비장하게 걸어가는 등산복을 입은 인물들은 모두 수동적이거나 절망적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하여 그들이 바라보는 풍경은 먹먹하다 못해 막막하다. 그들은 그들이 원한 상황도 아닐뿐더러 그들의 현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어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관광 홍보물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거나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몹시 추운 날씨이거나 비바람이 몰아치는 거친 날씨는 그들을 돕지 않는다. 그들이 기꺼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은 그들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마치 휴가를 나온 듯 수영복 차림이거나, 우비나 판초 차림으로 자신을 감춘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인물들은 이제 더 이상 그러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이경하_A ladder work_캔버스에 유채, 목탄_145×145cm_2011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 자신이 완수해야 할 일을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듯 불안한 심리적 풍경이 되어 버린 배경을 뒤로 하고 열심히 전선 작업을 하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으로 덮어간다. 단 하나의 생명줄에 매달려 하나의 화면을 메워 가는 페인트 공들은 전혀 배경의 강한 어조에 주눅들지 않는다. 그들의 발 아래 펼쳐져 있는 먹구름이 가득하고 무슨 일이라도 금방 일어날 것 같은 악몽 속 스산한 풍경은 그들의 붓터치로 악몽에서 현실로 나오지 못한다. 불안해 보이는 사나운 목탄 숲도 힘을 잃어 버린다. 페인트를 칠하는 이들의 노동은 단순 노동이지만 암울, 불안, 절망을 담고 있는 배경을 무력하게 하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오히려 그들의 무심함과 근면함을 바탕으로 하는 노동이 답답한 일상을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이 되는 것이다. 오래된 과거를 담고 있는 배경을 어떤 색으로 새롭게 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그 과거를 지워가는 것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러한 동시에 발생하는 칠하기와 지우기란 노동행위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하여 그가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동시에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과정인지도 모른다.

이경하_painting worker_캔버스에 유채, 목탄_97×97cm_2011

칠하기와 지우기를 함축하고 있는 '그리기'는 노동이란 측면에서 작가에게도 다르지 않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 행위를 '아티스트적'인 어떤 것으로 격상시키기 보다는, 벽을 칠하거나 도로에 선을 긋는 도색공(塗色工)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담담히, 그리고 다소 결연하게 받아들인다. 하루 종일 온 몸에 물감을 묻혀가며 묵묵히 밑 작업을 하는 자신의 노동을 통해서 말이다. 그렇기에 그가 그린 'painting worker' 연작 속 인물들은 작가의 분신과도 같아서 더 이상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온 몸으로 막지도 않으며 자신의 눈 앞에 보이는 상황을 막막하게 바라보지도 않는 것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어두운 터널을 부단히 걸어가고 있는 현재인 것이다. 어디가 끝이고 언제 다 갈까 하는 막연함 때문에 걱정하기 보다는 자신이 현재 할 수 밖에 없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그리기'란 노동을 통해 현재를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노동은 막막한 현실에서 겪게 되는 절망감과 불안감을 잠식시켜 버린다. 이 부정적인 감정들은 작가를 정복할 수 없다. 마치 아이가 자신의 뒤 편에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은 바다가 있음에도 열심히 어떤 곳을 향해 달려가기에 그 바다도 그를 덮칠 수 없듯이 말이다. ■ 유영아

이경하_map in the woods_캔버스에 유채, 목탄_130×130cm_2011
이경하_a lining worker_캔버스에 유채, 목탄_130×130cm_2011

The Power of 'Painting' that Encroaches on Despair and Anxiety ● The works that LEE, Kyung- ha show in her solo exhibition show different contexts from her previous exhibitions. The background is still rendered by black and white charcoal and the figures are drawn by colored oil painting, but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background and the figures are different in terms of dominance. It originates from the vocation and changed attitude of the figures facing the background. The figures that are passive and don't represent themselves reveal what they do in detail, and erase their current situation that they don't know what to do for the future and a highly volatile situation through the labor of 'Painting.' This changes the phase of the background. They encroach on the background of black charcoal by painting. The background that seemed to reveal its splendor and encroach into the people in the screen does not take lead in the screen any more. Probably, there may not be the thing like 'splendor' from the start. It may be there so from the start. However, the conspicuous changes in figures make it different even for the presence of the background. ● In her previous works, for example, people who looked down the black sea from a corner, figures who slept in a sleeping bag on the field, people who prevent rain and win with a little umbrella, people who prepare for setting up tent, figures who walked to conquer the unconquerable mountains wearing mountain clothes are all passive and hopeless. In addition to these, the landscape that they see was stunned and even too far. It wasn't what they wanted and they couldn't improve their current situation dramatically, and only what they can do was seeing the tourism publications, or getting vicarious satisfaction or being forced to be there. When it was too cold or when a rainstorm raged in, those things don't help them. The things that they aren't willing to do are still waiting for them. So they wear in swimsuits as if they were on vacations or hide themselves in raincoat or in ponchos(or cloaks). However, in this exhibition, figures do not show such an attitude any more. ● They quietly perform their own works quietly. They do not avoid what they have to do. Rather, they are working on hard wires or covering them with their own colors on the background that becomes disturbing psychological landscape unknowingly. The paint balls that are hanging on one lifeline and filling the screen don't feel overwhelmed by the strong background at all. Being full of dark clouds under their feet and nightmare-like landscape on which whatever may happen soon do not come from nightmare to the reality just by their touches. The wild charcoal woods that seemed restless lose power. The labor of their painting is a simple labor, but becomes a strong tool to contain the background that includes depression, anxiety, despair, and powerlessness. Rather, their labor based on their detachment and diligence is the only way to escape our everyday lives. They seem to paint the background that contains the old past by using a certain color in new fresh, but at the same time it erases the past as well. Maybe the labor behavior of the painting and erasing happening at the same time creates their own lives based on the artist's personal experiences, and may be the course of healing that they can be out of the sick memories. ● The 'Painting' that implies both drawing and erasing is no difference to the artist in terms of labor. The artist does not elevate her working behavior into something 'artistic', but rather accepts what they are in silently, composedly and somewhat decisively without refusing to accept their current situation like a painting engineer who paints walls or roads. All day long, they paint colors all over their body and work what they have to do in stony silence, by their labor. So, the figures in a series of 'painting worker' she draws are like the artist's other self and thus they do not block the stormy winds with their whole body no more and do not think that they are hopeless for what they see in their eyes. They are in the current situation that they constantly walk through the dark tunnel that they don't know where the end is. Due to the vagueness on where the end is and when they finish, they endure the current time through labor of 'painting' that they are forced to do and can do most rather than being afraid of the future. Eventually, this labor encroaches on the despair and anxiety that we may experience from our hopeless reality. Those negative emotions cannot conquer the artist. It is as if a child runs toward a certain place despite the ocean that's devouring him behind, but the ocean cannot sweep him. ■ Rue Young Ah

Vol.20111018f | 이경하展 / LEEKYOUNGHA / 李京夏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