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New Paradigm

오관진_정은숙展   2011_1022 ▶︎ 2011_111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1_1022_토요일_06:00pm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개관展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Gallery yedam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삼청동 26-2번지 Tel. +82.2.723.6033

Classic&New Paradigm ●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의 개관에 맞추어 오관진 · 정은숙 두 작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클래식과 뉴 패러다임이라는 본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상 가운데 전통미술의 범주가 현대미술 속에 어떻게 자리하고 변모되어 가는지를 확인하는 무대입니다. 세계적으로도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달 항아리와 민화는 어쩌면 한국 전통미술의 대표적인 상징물일 수도 있습니다. 달 항아리, 막사발과 같은 우리의 담담한 도자기를 회화적 모티브로 삼고 있는 오관진은 달 항아리의 우아함과 자기의 단단함을 종이에 상감기법으로 표현하는 독창적인 작가입니다. 화면에 상감으로 새기고 불에 구은 듯 표면의 반질거림의 연출은 도자기의 깨끗한 맛을 던지며 시공간을 초월하는 아득한 미적 관조의 세계로 끌고 갑니다. 그 위에 한 떨기의 물먹은 잎새나 견고하고 반듯한 가구의 세련미가 더해짐에 따라 오관진 특유의 고전과 모던의 접점에서 높은 품격의 화면으로 완성됩니다. 달 항아리를 표현하는 많은 작가들이 존재하지만 오관진의 달 항아리와 막사발은 다릅니다. 이지러지고 거칠고 투박한 그 맛이 바로 조선의 도자의 멋인데, 오관진의 작품에서는 거칠고 이지러진 도자기의 그 천진하고 맑은 표정들로 가득합니다. 이는 곧 노자(老子)가 말하는 허(虛)의 미학, 비움의 미학과 가장 완전한 것은 이지러진 것과 같다는 무위(無爲)와 자연(自然)의 본질을 관통하는 조형입니다. 따라서 오관진의 작품세계는 노자가 추구하였던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본질을 깊이 음미하고 또한 화면에 녹여낸 것으로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조선의 도자기에 이러한 동양정신의 정수가 흐르는 것을 일찍이 야나기(柳宗悅)는 간파하였듯이, 한국의 아름다움은 이토록 이국인을 매료시키고 깊은 감동을 자아내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관진_채움과비움(福福福)_혼합재료_162×130cm_2011 오관진_비움과채움(福福福)_혼합재료_혼합재료162.5×61cm_2011
오관진_비움과 채움(龍의夢)_한지에 혼합재료_130×97cm_2011 오관진_비움과 채움(꿈을 이루다)_혼합재료_61×73cm_2011
오관진_채움과비움(소원성춰)_혼합재료_100×100cm_2011 오관진_비움과_채움(바람결)_한지에 혼합재료_46×53cm_2011

이는 조선 도자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조선시대의 민화는 그 자유로운 표현성과 구성력, 상징성으로 조선왕실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현대의 민화는 그 조형적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한 미술인들에 의해 전통을 그대로 잇거나 팝아트와 같은 미술사조의 하나로 편입되어 즐거운 변모를 보여줍니다. 정은숙 또한 장지에 분채로 민화의 단순성과 표현성을 빌려와 대담하고 화려한 화면을 연출합니다. 꽃, 새, 나무, 집과 같은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간략한 선과 명징한 색으로써 또 다른 상큼하고 행복한 민화의 세계를 열고 있습니다. 롤랑 바르트가 『예술 그 오래된 것』을 통해 팝 아트를 서술하면서 깨끗하게 끝나버리는 선의 경계와 강화된 색의 범주, 반복된 형태가 팝아트의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곧 민화의 조형적 특징이기도 합니다. 또한 팝아트가 일상의 사물이 예술로 승화된 것이 팝의 그 본질이라면 민화 또한 일상의 기물들이 조형화되고 감상의 대상이 된 것이라고 보면 어쩌면 조선의 민화 속에 서구 미술사를 제시하는 선구적인 인식과 표현의 이해가 내재되어 있었다고 보아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프랑스 공사였던 빅토르 콜랭(Victor Collin de Plancy)과 같은 민화에 반한 수많은 외국인들은 자신의 컬렉션에 민화가 대표적인 품목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자유분방한 조형어법을 가진 민화는 시공을 뛰어넘는 감동을 주고 있는데, 사실 단순성과 같은 민화의 조형성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철학적, 정신적인 기원성을 함축하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합니다. 한국의 팝 아트에서 유난히 민화를 기초로 한 작품들이 대거 등장하고 높은 인기를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기원하는 것입니다.

정은숙_나, 여기있어요_장지에 수간채색_100×80.5cm_2011
정은숙_나 여기 있어요_장지에 수간채색_91×73cm 2011 정은숙_나, 여기 있어요_장지에 수간채색_91×73cm 2011
정은숙_나, 여기 있어요_장지에 수간채색_73×61cm_2011 정은숙_나, 여기 있어요_장지에 분채_73×61cm_2011
정은숙_나, 여기 있어요_장지에 수간채색_73×61cm_2011 정은숙_나, 여기 있어요_장지에 수간채색_73×61cm_2011

따라서 이러한 고전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변화하고 다시 고전의 깊은 의미체로 환원되고 있는 지금, 오관진, 정은숙의 작품세계를 통해 현대미술의 신선한 대안을 음미해 보고자 합니다. 전통은 곧 국가경쟁력이며 국제무대에서의 독창적인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핵과 같은 무궁한 힘을 가진 것이라 봅니다. 다양한 현대미술이 그 미학적 범주를 내세우며 다양한 담론들을 형성하고 있지만, 다시 고전의 그윽한 향기와 그리움을 찾고 감상하며 그 발전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전시가 그림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하고 있는 부활하는 고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 갤러리 예담 컨템포러리

갤러리와 함께 위치한 나무그늘 삼청점은 현대 미디어아트를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Digital fine Artist 조준영 작가의 「Memory Series」의 작품들이 개관전에 맞추어 함께 상영됩니다.

Vol.20111022e | Classic&New Paradigm-오관진_정은숙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