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마토 sfumato

박진명展 / PARKJINMYONG / 朴振明 / photography   2011_1019 ▶︎ 2011_1116

박진명_스푸마토(sfumato)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6×100cm

초대일시 / 2011_1019_수요일_06:3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1839 GALLERY 1839 전남 순천시 중앙로 276 순천대 후두둑 B1 Tel. +82.61.742.1839/070.4210.1839 www.art1839.com

사물과 촬영자 사이의 격자, 그리고 그 격자 너머의 표백된 오브제의 형태들... 그 속에서 사물들은 이미지로 이전되어 모뉴먼트를 이룬다. 화가들은 사물을 사실로 보고 사실을 그리고 싶었다. 멀리 있는 것은 작게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크게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하면 보여지는 대로 그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럴 즈음해서 카메라 옵스큐라가 발명되었고 비로소 사실을 사실대로 옮겨 놓을 수 있는 근거를 붙잡을 수 있었다. "사진은(회화가 이미지이듯) 이미지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해석이기도 하다"(수잔 손탁, On Photography)라고 했던 말 그대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아무리 극한의 묘사력을 획득한 카메라의 광학적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렌즈 건너 펼쳐진 세계(현실)와 이미지는 동일할 것일 수 없다. 손탁이 했던 얘기처럼 사진은 데드마스크나 발자국 처럼 현실의 흔적에 가깝다.

박진명_스푸마토(sfumato)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6×100cm
박진명_스푸마토(sfumato)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6×100cm
박진명_스푸마토(sfumato)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6×100cm

오백년 전, 뒤러가 격자판을 이용해 편화작업을 하는 모습은 사뭇 엄숙하기까지 하다. 격자판을 통과한 사각형 공간속 형태들을 퍼즐처럼 맞춰가는 모습은 최대한 사실을 사실로서 옮기려 하는, 과학자의 모습 그것이다. 뒤러는 격자판 건너의 사물과 지적인 소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카메라의 능력은 이미 그것만으로도 격자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카메라의 기계적 시야는 언제나 사실로써 보여지도록 만들어진 까닭이다. 대형 뷰카메라의 뷰파인더에 그려진 격자눈금의 기능은 왜곡의 수정, 혹은 피사체의 스케일을 가늠하는데 필요한 보조적 기능으로 채택되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격자눈금은 사진이라는 결과물 속에 남겨지는 일은 없다. 파인더를 통해 세계를, 또는 사물을 본다는 것은 현실의 해석일 수밖에 없다. "사진은(회화가 이미지이듯) 이미지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해석이기도 하다"(수잔 손탁, On Photography)라고 했던 말 그대로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아무리 극한의 묘사력을 획득한 카메라의 광학적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렌즈 건너 펼쳐진 세계(현실)와 이미지는 동일할 것일 수 없다. 손탁이 했던 얘기처럼 사진은 데드마스크나 발자국 처럼 현실의 흔적에 가깝다.

박진명_스푸마토(sfumato)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6×100cm
박진명_스푸마토(sfumato)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126×100cm

무채색의 - 표백되어진 공간, 거기에 표백되어진 사물(오브제)들은 놓고 대형 카메라의 격자판 뒤쪽에서 바라본다. 현실이라는 의미의 사물(피사체)과 격자로 구획된 뷰파인더의 공간이 만나지며 서로가 서로를 반영하고 있다. 피사체(사물)는 현실이기에 변하지 않고 거기에 계속 존재하지만 이미지는 격자를 통해 변해간다. 촬영이라는 해석의 과정이 개입하는 까닭이다. 그리고, 어쩌면 사진의 이미지는 결코 현실적이지 않지만, 오리혀 현실은 카메라를 통해서 보게되는 이미지와 점점 닮아간다. "현실의 개념이 변하면 이미지의 개념도 변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수잔 손탁) 현대사회의 소비행태에서 비롯된 백색의 외양(표백되거나)을 한 소비자. 그것은 산업사회의 폐기물로서의 운명을 넘어 하나의 현실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것은 때때로 아름답기까지 하다. 사진은 광학적 과정에 의해 포착된 현실의 발자국 같은 것이지만, 현실과의 인과관계는 구체적인 사물(세계)과 긴밀하게 연결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카메라의 격자는 프레임에 의해 제거된 현실의 부분들과 인과관계를 상상케 한다. 사진의 트리밍은 항상 현실의 연속 속에서 어떤 선택이며, 격자는 육안의 결핍을 보완하여 사물의 형태를 개념화시키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사물과 촬영자 사이의 격자, 그리고 그 격자 너머의 표백된 오브제의 형태들... 그 속에서 사물은 이미지로 이전되어 모뉴먼트를 이룬다. 현실은 해독되어야 할 일종의 글쓰기처럼 사진 이미지의 "쓰기(view)"를 시도하는 것이다. ■ 박진명

* 스푸마토(sfumato) : 회화나 소묘에서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운 색조변화를 표현하는 데 쓰는 음영법을 가리키는 용어(출처:다음백과)

Vol.20111026e | 박진명展 / PARKJINMYONG / 朴振明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