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bris Disembodied

강석호展 / KANGSUKHO / 姜錫昊 / photography.installation   2011_1203 ▶︎ 2011_1230

강석호_신의 영역 #1_피그먼트 프린트_24.7×33cm_2011

초대일시 / 2011_1119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갤러리 보라 GALLERYBORA 서울 은평구 진관동 279-35번지 Tel. +82.2.357.9149 www.gallerybora.com

뜨거운 햇볕에 녹아 내린 날개처럼 덧없이 스러진 이카루스의 꿈. 태양에 닿고자 하늘 높이 오르고 올랐지만 한 순간 날개를 잃고 바다로 떨어져 포말처럼 사라진 이카루스. 그는 순리를 거역하는 무모함과 오만함의 상징인 동시에 이상을 좇아 운명과 겨루다 비극적 종말을 맞고 마는 낭만적 영웅의 전형이다. 이런 역설적 가치와 평가 들이 공존하기 때문일까. 이카루스는 '예술'하는 이들의 이상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리고 '지나친 자신감', 자만', '오만함' – 우리말은 차치하고 라틴어에서 파생된 언어들로도 옮기기 힘들기에 라틴어 문화권에서도 있는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 등을 뜻하는 라틴어 hubris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그 사전적 의미 이면에 조금만 절제할 수 있었더라면, 조금 더 넓고 멀리 볼 수 있었더라면, 조금 더 신중하고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자만, 오만의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 안타까움, 그리고 무엇보다 애정이 살포시 감춰져 있는 역설적 단어이고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런 hubris를 지난 5~6년 동안 시도했던 서로 다른 네 가지 작업들을 이어주는 키워드로 삼아 자신의 작가 정신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젊은 예술가 강석호의 시각적 비망록이 바로 『Hubris Disembodied』이다.

강석호_신의 영역#2_나무 받침대 위에 아라비아 사막에서 채집한 오브제_53.8×45.8×112.3cm_2010~11_부분
강석호_고장 난 브레이크 #1_피그먼트 프린트_44×33cm_2006
강석호_고장 난 브레이크 #2_나무 받침대 위에 GOP에서 채집한 오브제_ 53.8×45.8×108cm_2005~06_부분
강석호_4걸음 이어진 호흡-Andante_피그먼트 프린트_130.3×47.5cm_2006
강석호_날렵한 호흡 #3-Vivacissimo_피그먼트 프린트_65.6×130.3cm_2006
강석호_trans-society #1_피그먼트 프린트_69.7×116.7cm_2011

더 높은 목표, 더 많은 성취를 좇느라 뒤를 돌아보고 주변의 얘기에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게 된 현대인들. 더 높은 가격, 더 높은 명성을 갈망하면서도 정작 나를 알리고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과 소통에는 소홀한 오늘날의 예술가들. 강석호의 개인전 『Hubris Disembodied』는 그런 이카루스의 후예들을 은근히 짓누르는 예술적 심문이고 그들의 야무진 꿈의 그늘에 가려있던 것들을 들춰내 일깨우는 예술적 비판이자 자신의 나아갈 바를 밝힌 예술적 선언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처럼 되지 말자고, 그리 되면 아니 된다고 스스로를 벼리며 작업해 온 작가의 예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의 소산이다. 하지만 비판의식으로만 똘똘 뭉친 가시 돋친 질책이나 자만과 오만의 소치를 꾸짖기만 하는 성난 힐난은 아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애정을 담아 창작하고 해학적으로 갈무리한, 시적 깊이가 느껴지는 visual narrative이다. 보는 이를 사색과 자기성찰로 이끄는 이야깃거리들을 켜켜이 쌓는 작업을 photo-documenting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회화적인 동시에 조각적이지만 회화도 조각도 아닌, 설치이고 퍼포먼스이면서 사진이기도 한 다매체 예술이다. 그렇다고 경계를 허문다거나 '통섭적'으로 모든 것들을 아우른다는 미명 아래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뒤섞는 요즘의 '잡탕식 예술'로 오인해서는 안될 일이다. 비싼 값에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는 화려하고 예쁘기만 한 작업, 얕은 꾀와 빤한 상혼으로 예술을 상품화 한 '감각적인' 작업 들과 그 궤를 달리함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오히려 그런 오만함과 뻔뻔함을 예술로부터 떨어내고 '진정성'으로 속이 꽉 찬 창작을 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작가의 솔직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다각적 모색이고, 그 흔적들의 콜라주라고 봐야 옳을 것이다. (후략) ■ 김영준

Vol.20111120i | 강석호展 / KANGSUKHO / 姜錫昊 / photography.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