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共感) : 감각을 공유하다. Being vulnerable

박정선展 / PARKJUNGSUN / 朴貞宣 / installation   2012_0125 ▶︎ 2012_0131

박정선_an object include an object(a door include me)_합판, 페인트_2011

초대일시 / 2012_0125_수요일_05:00pm

갤러리 도스 공모 기획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팔판동 115-52번지 Tel. +82.2.737.4678 gallerydos.com gallerydos.com/140144912350

갤러리 도스에서는 2012년 상반기에 '공감(共感)'을 주제로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5명의 작가가 연이어 개인전을 펼치게 되며 박정선의 『being vulnerable』展은 그 두 번째 전시이다. 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의 사고나 감정을 자기 내부로 옮겨 넣어 타인의 체험과 동질의 심리적 과정을 만드는 일이다. 이것은 동감과는 달리 공감의 대상과 자신과의 차이를 인식하면서도 심리적인 동일성을 경험하는 것이다. 예술 활동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행위이다. 하지만 한정된 감각을 거쳐 머리로 전달되는 언어와는 달리 예술은 다양한 감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가슴으로 전달된다. 우리에게 주는 이런 감정의 풍요로움은 예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들은 끊임없이 작품을 통해 상대방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 반대로 대중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감각의 자극을 원한다. 이 두 욕구가 전시를 통해 부딪히고 승화될 때 비로소 공감(共感)은 이루어진다.

박정선_Becoming visible with another object_아크릴관, 가습기_설치_2012
박정선_from a plant to a wall with my body_종이에 아크릴채색, 연필, 드로잉_23×30cm_2012

박정선은 나를 포함한 오브제들과 그 오브제를 둘러싼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다. 오브제의 개념은 물질적인 것에서 비물질적인 것으로 확대되어 나와 작품, 나를 둘러싼 공간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까지 하나로 아우른다. 설치작업을 통해 오브제와 공간, 일상과 예술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뒤틀리는 역동성을 제시한다. 'being vulnerable'라는 전시부제는 작품이라는 외부반응에 노출된 모든 오브제들 간의 교감과 더불어 전시를 관람하는 순간에 진행되는 다양한 경험들이 바로 작품의 목적이자 완성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박정선_standing by itself(자립)_합판, 페인트_170×80cm_2012
박정선_standing by itself(혼자 서기)_합판, 페인트_170×80cm_2012

예술에 있어서 오브제란 그 본래의 용도나 기능을 가진 물체가 작가에 의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고 작품화된 것을 의미한다. 현대미술에서 일상의 사물을 시작으로 사진, 살아있는 동식물, 자신의 신체 등의 모든 것이 오브제의 개념으로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었으며 이것은 전통적인 표현의 한계를 넘는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작가에게 오브제의 개념은 사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수많은 오브제의 집합체인 공간 그리고 그와의 관계성으로까지 확대된다. 일반적으로 공간은 그 자체로 지각될 수 없고 오로지 형태를 뺀 나머지 부분으로 여겨져 왔다. 공간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오브제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작가에게 공간은 오브제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가진다. 단순히 비어있는 장소가 아닌 인간과 상호 교감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이며 창조적인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객체와 주체가 아닌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고 작품을 형성해가는 데에 있어서 체험에 의한 인간과 공간, 공간과 공간의 상호교감이 가장 중요한 표현매체가 된다. 공간과 오브제, 현실과 예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작품 앞에 놓인 '나'라는 존재 또한 하나의 오브제로서 작품의 일부가 된다. 작가는 휘어지거나 어긋나거나 뒤틀린 조형물을 제시하고 새로운 성격의 공간을 재창출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여러 가지 특성의 에너지를 부여하는데 그 공간 안에서 관람객은 이동해가며 끊임없는 운동성을 느끼게 된다. 공간은 오브제를 뒤틀기도 하고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기도 한다. 또 자신의 공간 속으로 오브제를 감싸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빛의 요소 또한 오브제의 개념으로 끌어들인다. 빛의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특성은 공간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존재로서 인식하게 한다. 관람자가 대상을 다양한 위치와 변화하는 빛과 공간 속에서 지각하고 교감하는 동안 그 자신도 오브제가 되어 작품의 완성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체험할 수 없는 공간적 감각과 체험이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작가가 만들어낸 유연한 조형물의 모습처럼 모든 결과를 불확정적이고 유동적으로 만드는 상대주의적 예술을 시도한다. 우리는 주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상호작용을 경험해왔으며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눈에 보이지 않은 상호교감 자체가 실은 우리의 일상이다. 작가는 현실 자체를 오브제의 개념으로 포괄하여 지금 이 순간을 작품으로 끌어들인다. 또한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오브제 간의 비가시적인 소통을 유도하고 공감각적 체험을 공감하고자 하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경계를 대립적 역할이 아닌 관계적 역할로 변환하고 총체적 예술로 수용하려는 그녀의 대담한 시도는 우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 김미향

박정선_standing by itself_합판, 페인트_170×80cm_2012
박정선_Untitled(surroundings)_4 글라스, a bulb, 설치_2011

내 주변의 많은 사물들과 다르지 않은 하나의 오브제로서의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영향을 주고 또 받으며 존재하고 있다. 어떠한 공간과 만나게 되는 지에 따라 오브제는 변화하고 오브제 또한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내가 한 공간에 가만히 서서 존재하고 있을 때에도, 그것은 곧 공간과 나라는 오브제가 마주보는 상황으로서 그 안에서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끊임없는 운동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상호 영향력으로 인해 공간은 때로 오브제를 뒤틀기도 하며, 뒤틀었다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기도 하고 자신의 공간 속으로 오브제를 감싸주기도 한다. 그리고 오브제 또한 공간에 대하여서도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때에 오브제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공간이 오브제가 되기도 하면서 어떤 것이 오브제이고 어떤 것이 공간인지를 규정짓는 것이 모호해진다. 이처럼 공간과 오브제 사이의 영역이 구분되기 힘든 상태에서, 나를 둘러싼 공간과 그 공간 안의 오브제로서의 나는 결국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박정선

Vol.20120125e | 박정선展 / PARKJUNGSUN / 朴貞宣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