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IA DREAMS

헬렌 정 리展 / HELEN CHUNG LEE / photography.painting   2012_0314 ▶︎ 2012_0325 / 월요일 휴관

헬렌 정 리_기분 좋은 날 One Fine Day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259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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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314_수요일_06:00pm

2011-2012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43.200.6135~7 www.cjartstudio.com

아니마(Anima)의 몽상, 그 발견된 이미지의 세계1. 발견된 이미지, 풍경으로의 몽상(夢想) Helen Chung Lee는 우연한 사물 속에서 자연의 형상을 채집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사물은 겹겹이 중첩된 시간의 층위가 선명한, 매끄럽고 반질거리는 전복 껍질의 내부와 같은 자연의 부분이다. 이 작은 사물 속에서 확장된 세계의 풍경이 포착된다. 사진을 공부한 작가는 전복 속에서 화려하고 신비하게 펼쳐진 풍경을 발견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고 다시 회화로 옮긴다. Lazertran이란 인화지에 사진을 프린트 한 후, 물속에서 인화지만을 베껴내고, 베껴진 이미지들은 캔버스에 정교하게 옮겨지게 된다. 그 옮겨진 이미지들은 Gel Medium으로 견고하게 부착되고 그 위에 아크릴로 영구적인 회화로 변환된다. 이 과정 속에서 클로즈업된 작은 사물의 풍경은 살아있는 시간의 움직임과, 영원과 꿈과 같은 현실과 초 현실을 넘나드는 풍부한 표정으로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완성된다. 이 세계는 산이 있고 물이 있고 사람이 있는, 마치 현실의 공간을 닮았지만 닮지 않은 듯 고요하고 몰입된 세계이다. 이를 통해 전복껍질의 작은 부분에서 자연의 전체를 보여주고, 자연이 살아 온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꿈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몽상가의 시·공간을 보여준다. ● 작가는 사진을 캔버스에 옮기는 이 수고로운 작업들을 통해 놓칠 수 없는 발견된 이미지들에 매료되어 있음을 알게 한다. 그것은 그가 보여주었던 Hide & Seek - Wood 시리즈에서도 알 수 있는데, 옹이진 나무의 나이테를 포착한 화면에는 사람, 동물, 자연의 풍경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풍경들은 현실의 모습과 닮았지만, 추상 속에서 구상을 발견하는 듯 신비하고 미묘한 모습들이다. 이렇듯 작가는 나무, 전복과 같이 오래된 시간이 축적 되어진 사물의 결을 통해 세상의 모습을 포착하고, 그 이야기들을 화면에 옮김으로써 드라마틱하고 웅장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움직이며 숨 쉬는 순간으로 변환시킨다. 마치 바다가 출렁이고 물결이 휘말리고 빛은 산란되는 것처럼 말이다.

헬렌 정 리_쌍둥이 산의 노래 Singing Twin Mountain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259cm_2012

이렇듯 전복의 이미지들은 물과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데, 전복은 바다의 오랜 시간을 품고 바다의 수많은 표정들을 끌어안고 자라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물 가운데 전복의 매끈거리고 아득한 무늬에 주목한 것은 작가의 내면의 무의식과 무관하지는 않은 듯하다. 전복 껍질의 내부가 가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칠공예의 하나인 자개이듯이 그 매혹적인 색의 변주도 주목할 만하지만, 전복이 단단하고 아름다운 진주를 품고 자라나게 한다는데 주목해야 할 것이다. ● 이는 작가에게 있어 무의식중에 자신의 어머니의 삶과 희생, 사랑이 전복의 형태와 색상, 생명의 본성과 동일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어머니의 삶을 통해 체화(體化)된 물에 관한 어떠한 이미지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연히 발견된 사물 속에서 포착한 화면들은 작가의 무의식중에 논리적으로 잉태된 화면들임을 알게 된다. 작가의 전복과 물의 몽상은 어머니의 삶과 어머니에게로 나아가는 지극한 모성의 한 부분에서 발로된 것이며, 그것의 극대화된 표현들이 물과 바다의 아득한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진을 회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견된 작은 사물을 증폭된 세계로 확장시킴으로서 작가가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따뜻함, 그리움, 안락의 세계와 같은 내면의 희구를 증명하고 확인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작가는 우연 속에서 필연적인 아니마(Anima, 영원한 어머니의 母性)를 꿈꾸고 그리워하는 지도 모르겠다.

헬렌 정 리_바다의 그리움 Reminiscene of the Sea_캔버스에 혼합재료_145.5×227.3cm_2012

2. 사진에서 회화로, 현실에서 초현실로 ● 작가가 Lazertran기법을 사용해 불규칙한 곡선들로 가득한 이미지들을 회화로 옮겨내는 작업들은 순간을 영원으로 기억하고, 현실을 초월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적 모색으로 보인다. 사진이 현존(Presence)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끊임없이 회화를 위협해 왔지만, 현존의 순간을 붓과 안료로써 핍진한 그리기의 과정 속에서 이미지화하고 화면에 고착화시킨 회화는 영원으로의 시간과 확장된 세계를 보여준다. 사실, 작가의 창작과정은 사진에서 회화로, 현존(Presence)이 부재(Absence)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잉태되는 상상력의 확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존의 기록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확장된 영역 안에서, 존재의 사실은 희석되고 부재에서 증폭되는 초현실과 같은 몽상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 이렇게 확장된 작가의 화면에는 기하학의 곡선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와 같은 현상학자는 기하학적 형태 그 자체가 꿈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곧 불규칙한 곡선들은 현실이 초 현실이 되고 있으며 또한 현실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조각조각 나누어 고착시킨 캔버스에 확대된 이미지들은 원래의 크기를 넘어서는 압도하는 자연의 위압감과 숭고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고요하거나 요동치는 형상들 속에서 현실이 초현실로, 미시세계에서 거시세계로 나아가는 꿈과 같은 몽상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헬렌 정 리_어느 꼬마의 판타지 A Child's Fantasy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3cm_2012

사실, 사진을 회화로 옮기는 것은 초월의 한 방법적 모색이기도 하지만 작가는 아니마를 담은 이미지들에게서 창작의 과정에서 도달하게 되는 순간을 만나고 경험하고 이를 조형화 하는 듯하다. 그 순간은 창조의 영감을 터트리는 몰입의 상태이며 디오니소스적인 엑스타시의 상태, 신(神)과 만나는 그 지점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화면 곳곳에는 산포되어 있는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영혼의 숨소리가 내재되어 있는 듯하다. 어쩌면 Helen Chung Lee의 작품세계는 오롯하게 몰입된 미적관조의 순간이 내재된 이미지의 발견과, 그 발견된 형상을 순간에서 영원으로 각인시키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다. 옹이진 나무의 오래된 나이테에서, 전복 껍질 내부에 분포되어 있는 빛나는 물과 바람의 흔적들에서 몰입의 순간, 신이 거(居)하는 그 지점의 시·공간을 본 것인지도 모른다. ● 또한 그 발견된 이미지는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비현실, 초 현실의 확장된 꿈의 세계이며,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세계, 순수하고 기원적인 시간과 공간이 열리는 순간이며 장소인 것이다. 리차드 하만(Richard Harmann)이라는 미학자는 지각은 고립화하고 집중화하기 때문에 결코 대상의 표면위에 머무르지 않고, 대상의 내부까지 통찰하여 그 본질을 직관함으로써 자연의 마음에로 지향하게 된다고 말한다. 작가는 자연의 마음과 만남으로서 자신을 몰입하고 확대시켜 무한한 경계에로 해방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헬렌 정 리_바람따라 Sea Breeze_캔버스에 혼합재료_145.5×227.3cm_2012

이처럼 작가의 화면에는 신이 존재하는 공간, 인간의 안락을 위한 시간이 숨 쉬는, 본질을 뚫고 지나가는 무한한 세계의 순수한 형상과 자유가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확장된 풍경에서 경험하게 되는 압도하는 자연의 숭고함과 닮아 있으며, 비밀 세계의 빗장을 열고 무한의 아름다움과 요동치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전복의 매끈거림과 오묘한 색이 만남으로서 그 신비는 증폭되고 있다. 그래서 Helen Chung Lee의 작품에서는 가슴을 치고 올라오는 뜨끈하고 드라마틱한 감동을 경험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보여주는 무한 세계의 작은 사물에서 발견된 이미지들이 회화로 변모되어 드러나는 확장된 세계의 변주가 앞으로 기대가 된다 하겠다. ■ 박옥생

헬렌 정 리_달 3총사 Three MOON sketeers_캔버스에 혼합재료_112×194cm_2012

The Fantasy of Anima - the World of Found Images1. The Fantasy of Found Images and Landscapes Helen Chung Lee collects natural shapes from coincidental objects. She focuses on the parts of nature that clearly show layers of time, such as the smooth and shiny inside of abalone shells. In this small object, she finds the landscape of an expanded world. A one-time photography major, Helen takes photographs of the colorful and mysterious landscapes she discovers in abalone shells and converts them into paintings. She prints the photographs on photographic paper called Lazertran that is peeled off underwater. The peeled images are carefully transferred onto a canvas. The transferred images are glued by gel medium and converted into permanent paintings with the application of acrylic paint. In this process, the landscapes of close-up objects become an unknown world filled with the movement of time, and also the combined qualities of reality and surrealism, such as eternity and dreams. This world resembles a space in reality with mountains, water, and people, but it is more serene and immersed. In her created world, she reveals the entirety of nature through a small part of the abalone shell, and shows the time and space of a daydreamer where the past, present, and future of nature exist with dreams. ● Through this arduous task of transferring photographs onto canvas, the artist lets you know that she is fascinated by the images she has found. This can be seen in her Hide & Seek - Wood Series. The annual rings of a bent tree resemble landscapes populated by people, animals, and nature. These landscapes seem to exist in reality, but they have the mysteriousness and subtlety of abstract concepts. The artist captures the world with the images of objects that record the accumulation of time, such as trees and abalone, and transfers her stories to the canvas, to convert them into lively moments like scenes from a dramatic movie. It could be wavy seas, swirling waters, or diffused light. ● The images of abalone remind you of water and the sea, because abalone has grown over a long time in the sea, and embraces its many faces. However, the way she has focused on the smooth and dim patterns of abalone seems to be related to her subconscious. As the inside of abalone shells is mother-of-pearl, which is used to ornament furniture, its attractive variation of color is noteworthy, but one should also focus on the fact that abalone grows hard and beautiful pearls. ● It is possible that the artist saw her mother's life, sacrifice, and love in the shape, color, and life of abalone on the subconscious level. Also, one cannot deny the possibility that there is an indelible image of water within her that she has acquired through the life of her mother. Therefore, the images captured from a found object are logically created in her subconscious. Her daydreams about abalone and water are from a part of her mother's life and devoted maternal instinct, and their maximized expressions expand into the world of water and the sea. While transferring photographs to paintings, she might actually be validating her internal desire for her mother's warmth and comfort by expanding these small objects that she discovers into an amplified world. The artist might be dreaming of and longing for the Anima (the maternal instinct of mother) that is inevitable in coincidence. ● 2. From Photography to Painting, from Reality to Surrealism It seems that the artist uses the Lazertran method of transferring the images, which are filled with irregular curves, to the paintings in an attempt to remember her moments forever and to transcend reality. Photography has constantly threatened painting with the value of presence, but painting that captures the moments of presence through the process of drawing with brushes and paints, shows a world that has been expanded to the time of eternity. In fact, the artist's method of creation shows the expansion of imagination that is born in the process of converting photography into painting and presence into absence. In the expanded zone that makes the records of presence ambiguous, the fact of presence is diluted and the daydream of surrealism rises from the absence. ● Geometric curves exist in her expanded paintings. The phenomenologist named Gaston Bachelard says that geometric shapes contain the value of dreams. The irregular curves convert reality into surrealism and need to be expanded to transcend reality. The expanded images, which the artist breaks down into pieces, and glues onto canvas, show the awe and sublimity of nature that is overpowering beyond the images’ original size. In the serene or agitating shapes, the daydream is realized: to expand reality to surrealism and micro-world to macro-world. ● In fact, transferring photographs into paintings could be seen as a method of transcendence, but in this case, the artist seems to reach and experience, in the images of Anima, the moments she achieves through the process of creation. These moments represent the condition of immersion where the inspiration of creation bursts, and the point where she meets God under the ecstasy of Dionysos. Therefore, her compositions seem to contain the breath of spirits from deep inside. It could be that Helen Chung Lee's world of art is a process of discovering images that contain moments of immersed aesthetic contemplation and incarnating the found images from moments into eternity. Perhaps she has seen the time and space of the moment of immersion, the moment God rises, in the old annual rings of curved trees and in the prints of sparkling water and winds carved inside abalone shells. ● The found images exist in the world of expanded dreams of unreality or of surrealism based on reality, in the world of deeply immanent essence, and in the moment and place where the pure and original time and space open. The aesthetician named Richard Harmann said that perception isolates and concentrates, so it is never left on the surface of a target but sees through it, into its essence, to pursue the heart of nature. An artist immerses and expands himself/herself by meeting the heart of nature to free himself/herself into the infinity. ● The artist's creations visualize the pure shapes and freedom of an infinite world where God exists and time breathes for the comfort of humankind, passing through its essence. This resembles the overpowering sublimity of nature that you experience in the expanded landscape and opens the door to a secret world that shows the beauty of infinity and the flow of agitated time. The mystery is amplified by the confrontation of the smoothness and whimsical colors of abalone. This is probably why you experience the warm and dramatic impression that touches your heart with Helen Chung Lee's work. What you could expect to see in the future would be variations of the expanded world created as the artist converts the images discovered in the small objects of the infinite world into paintings. ■ Ok Saeng Park

Vol.20120314d | 헬렌 정 리展 / HELEN CHUNG LEE / photography.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