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삶의 표정들

이예빛展 / LEEYEBIT / 李예빛 / painting   2012_0508 ▶︎ 2012_0521

이예빛_축복_장지에 채색, 한지_91×72.7cm_2011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20425g | 이예빛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스칼라티움 아트 스페이스 SCALATIUM ART SPACE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8-10번지 Tel. +82.2.501.6016 www.scalatium.com

작가 이예빛 개인전이 아트스페이스 스칼라티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부 전시였던 인사동 가나아트 스페이스 개인전 이후, 강남역부근 아트스페이스 스칼라티움에서 2부 전시 개인전을 갖는다. ● 작가 이예빛은 '자개', '한지 콜라주' 이 두 가지 다른 형식의 기법을 꾸준히 연구 개발하면서, 동양화의 새로운 장르를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자개' 은 조개껍질과 같은 가벼운 재료로 형태를 이어 붙여서 만든 작업으로 평면 회화에 입체감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대표적인 소재이다. '한지 콜라주'는 자연에서 얻은 다양한 천연염료로 곱게 물들여진 한지를 여러 이미지들로 오린 후 한지 조각들을 화폭위에 이어붙임으로써 한 화면에 집결시킨다. 이러한 그녀의 작업은 대상을 재현한다는 과정에서 평면적 그림에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작품에 입체감을 부여하여 동양화의 전통적인 모습을 떠나 현대미술의 경계를 넘나든다. ● 이번 이예빛 개인전에서 눈 여겨 볼 점은 화제(畵題)인 이미지들의 원천이 작가가 만났던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는 것이다. 쉽게 잊혀지기 쉬운 찰나의 순간이지만 작가는 그 순간을 기억해내어서 자신의 화폭으로 가져왔다. 작가와 인물과의 교감, 더 넓게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대상과의 교감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꾸밈없는 순수한 시선으로 많은 친구들과 어울린다. 그들은 서로 손을 잡고 함께하거나 교감의 깊은 스킨쉽을 나누며 캔버스를 채워 나간다. 작가는 현실과 상상세계를 넘나들며 순수한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교감과 소통의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화면에 담아낸다. 이렇듯 작가 이예빛은 이제 정형화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작가가 교감과 소통하는 대상에 대해 재현 할 수 있는 현대 동양화의 새로운 방향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아트 스페이스 스칼라티움

이예빛_함께_장지에 채색_44×91cm_2011
이예빛_아낌없이 주는_장지에 채색, 한지, 자개, 금분_91×72.7cm_2011
이예빛_축복_장지에 채색, 한지, 자개_91×117cm_2012

이예빛이 쓰는 詩 : 일상에서 건져 올린, 따스한 삶의 표정1. 빛의 시적(詩的) 변용 봄은 부드러운 빛으로 다가온다. 만물을 깨어나게 하는 봄빛은 그래서 따사롭고 찬란하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을 녹이고 자연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하늘빛 고운 빛으로부터 온다. 자연에 담긴 소소한 일상의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 이예빛 또한 봄이 찾아오는 감동적인 빛의 몸짓을 그려내고 있다. 그의 작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주황빛 흔적들을 그린다. 나무는 꽃을 피우고, 봄을 맞이한 하늘과 바다는 숨겨두었던 그들의 얼굴을 드러낸다. 한 줄기의 부드러운 남풍이 불어와 꽃잎을 떨 구고, 닫힌 마음을 열어 미세하게 요동치는 봄의 밝음과 기쁨을 보여준다. ● 작가는 곱게 물들인 한지위에, 한지 조각들을 이어붙임으로써 산란하는 자연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콜라주 된 한지의 사이사이로 삶의 긍정과 자연이 주는 놀라운 신비가 번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작가가 구현한 한지의 색이 주는 변주는 조선시대 조각보의 전통성에서 받은 감동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색색이 이어붙인 조각들은 색의 밝음과 어두움의 차이들을 이용하여 곱고 아름다운 선조들의 삶과 멋의 기억을 녹여내고 있다. 이러한 조각보에는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삶의 정서, 일상의 의미와 귀중한 가치들이 담겨 있다. 따라서 작가는 전통의 조각보가 갖는 소중한 가치들을 화면에 덧입힘으로써, 작가가 구현하는 빛의 의미와 삶이 존재하는 가치들에 관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스스로 각인하고 있는 것이다. ● 이러한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이루는 화면은 미세하게 반응하는 자개로의 관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바다의 숨소리를 내포한 자개는 나무가 되고 바다가 된다. 나무는 스스로 빛을 드러내며 바다는 흰 물결을 출렁이는, 화면 외부에서 침투하는 하늘과 바람과 빛이 던지는 몸짓에 반응하고 있다. 이로써 작가는 한지와 자개와 같은 자연을 닮은 재료들을 이용하여 경이로운 세계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화면은 풋풋한 형태에서 스스로 숨을 쉬며 살아있는 생명의 풍경으로 변환되고 있다. 작가는 뿌리 깊은 우리의 전통성을 통해 빛이 내포한 존재와 생명력과 같은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사실, 작가가 그려내는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들에는 일상의 소중한 의미와 인간에 관한 사랑이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축복」, 「함께」, 「자유」, 「소중한 당신」과 같은 인물들을 그린 작품에는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과 종교적인 신념들이 시를 쓰듯 담담하게 드러나고 있다. 밝게 웃고 있는 소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그에게 있어 세상의 표정은 내면에서 흐르는 신념과 사랑의 빛에 의해 여과된 밝은 긍정의 풍경이다. 따라서 작가에게 빛은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규준이며 비로소 눈을 뜨게 하는 인식의 빛이다. 그 빛은 사랑이며 신념이며 자연을 생장시키는 생명이다. 따라서 작가의 빛은 가시적인 빛을 넘어서는 정신의 빛, 내면의 빛과 같은 문학적, 시적(詩的) 변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예빛_축복_장지에 채색, 한지_91×44cm_2011
이예빛_자유_장지에 채색, 한지, 자개_73×91cm_2012
이예빛_사랑_장지에 채색, 한지, 자개_130.3×162.2cm_2012

2. 그리고, 빛은 실존(實存)입니다. ● 신화와 상징에서 빛은 살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의 원동력이며, 무(無)에서 유(有)를, 표정 없음에서 표정 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고요한 어둠에서 빛을 만나고 빛을 통해 삶의 순수성과 자유를 얻게 되기도 한다. 이때의 빛은 지혜이고 깨달음이라 할 수 있다. 『장자(莊子)』는 경상초(庚桑楚)에서 지혜를 얻은 자(者)에 관하여 쓰고 있다. "자연스러운 빛을 발하는 사람은 진실한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며, 마음이 닦인 사람은 언제나 일정한 덕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는 궁극적인 실재를 드러내는 것, 그 실재를 만나는 것은 빛으로 드러난다는 것으로 존재, 즉 순일(純一)한 것의 현현(顯現)은 빛으로 드러냄을 말한다. ● 따라서 작가가 그려내는 화면은 빛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 볼 수 있다. 그 빛은 형상을 넘어서는 지혜의 빛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순수성과 지혜와 같은 인간의 오롯한 가치로의 회복과 탐색인 것이다. 따라서 자연과 사람들의 형상들을 통해 숨겨져 있는 인간 하나하나의 내면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어두운 부정의 세계에서 긍정의 밝음으로 나아가고 있다. ● 이러한 일상의 따뜻하고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는 정신과 영적인 순수한 세계로의 여정인 것이다. 이로써 우리는 작가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온 정신적 신념을 알게 된다. 이러한 신념과 정신계로의 탐색은 현대미술이 추구해온 하나의 희망이자 궁극적인 대안으로써 다가온다. 큐레이터 수전 솔린스는 "우리가 종교를 믿든 믿지 않든 간에, 인간이라는 조건 자체가 영적인 것을 탐색하고 우리의 존재와 사후의 삶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드는 듯하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주변 세상의 연관에 대해 숙고하며, 설명할 수 없어 보이는 경험에 대해 검토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진 로버트슨 外, 『현대미술노트』. 두성 북스, 2011. p.389) ● 작가는 이러한 설명할 수 없는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와 인간을 향한 사랑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는 피폐한 현대인의 정신과 삶에 관해 조용히 던지는 은유의 언어이다. 나무아래의 빈 의자들을 그린 「휴식」이라는 작품은, 작가가 이러한 일상의 기쁨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따스한 빛(진리, 깨달음)이 의자와 같은 서로에게 나누고 공유되는 마음의 휴식과 위안임을 비로소 알게 한다. 어쩌면 이는 한지의 물성(物性)과 작품의 내용이 만남에 따라 이루어지는 높은 단계의 정신작용일지도 모른다. 또한 현대미술의 강렬한 반어, 역설과 같은 전율을 던지는 아방가르드한 언어와 기법을 우회하고도 얻어낸, 한국화의 장점이 얻어낸 위안과 휴식인 것이다. ● 작가의 화면은 시적이며 서정적이다.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추상적이고 영원으로 향하는 밝은 힘으로 가득하다. 그 힘은 자연의 본질을 보여주며 순수하고 깨끗한 인간의 가치를 드러내주는, 스스로 깨어난 실존의 빛인 것이다. 그리고 숨겨져 있는 만물의 진정한 가치를 흔들어 일깨우는 생명력인 것이다. 이예빛의 소소한 일상에서 건져 올린 삶의 표정은 봄이 오는 듯, 물오른 연두 빛 잎사귀를 닮았다. 그의 일상의 풍경이 하나의 진실에서 세계로 산란되어 퍼져나가는 빛과 같이, 삶의 높고 낮은 궤적 속에 미묘하게 숨겨진 인생의 맛과 전통이 어우러진 기법 속에서 풍부하고 견고한 내용으로 확장되길 희망해 본다. (2012.4) ■ 長江 박옥생

Vol.20120508d | 이예빛展 / LEEYEBIT / 李예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