線·感 - 자유를 품다

전경화展 / JUNKYONGHWA / 全敬華 / fiber art   2012_0516 ▶︎ 2012_0522

전경화_Tears_vinyl thread wrapping_110×310cm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갤러리 라메르

관람시간 / 10:30am~06:30pm / 화_10:30am~12:00pm

갤러리 라메르 GALLERY LAMER 서울 종로구 인사동 194번지 홍익빌딩 3층 Tel. +82.2.730.5454 www.gallerylamer.com

빛으로 투영되는 선의 미학, 그 수공의 아름다움 ● 현대미술이 지니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일 것이다. 소재와 표현에 있어 경직된 구분은 이미 의미를 잃었을 뿐 아니라 장르간의 결합과 새로운 매재의 개발로 그 외연은 무한히 확장되고 있다. 이는 개별적인 개성의 무제한적 수용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양한 시각과 표현 방식을 통해 발산되는 다양한 개성들은 바로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담보하며 유기적인 증식을 견인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 작가 전경화의 작업은 독특한 표정을 지니고 있다. 금속성을 띈 단색조의 화면은 엄숙하고 견고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여타 회화 표현의 경우와 같이 그려지고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구축되고 축적되어 이루어진 또 다른 조형 방식의 산물이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재료적 특성과 극히 절제된 형상과 표현은 다분히 금욕적이고 이성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견상의 특징 속에 내재되어 있는 독특한 감성은 그의 화면을 단순한 물질적 구조로 읽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사변적인 것으로 변환시킨다. 그것은 물질을 통해 정신을 표현하고, 조형을 통해 사유를 구체화 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은 결국 시각적 자극을 사변적 내용으로 변환시켜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하는 내밀한 사유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물론 그 내용과 실체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전개가 아니라 정신적인 수렴에 있음은 여실하다.

전경화_Desire_vinyl thread wrapping_100×300cm_2011
전경화_Clamor for Reform_vinyl thread wrapping_가변크기_2011
전경화_Curve Play_vinyl thread wrapping_100×120cm_2011

작가의 작업은 수지를 이용한 독특한 방법이다. 수지에 물리적인 힘을 반복적으로 가하여 얻어지는 극히 섬세한 섬유 형태의 실과 같은 물질을 중첩하여 형상을 구축하는 작업 방식은 대단히 흥미로운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작위적인 행위에 의해 이루어지는 노동의 산물이지만, 그 속성의 본질은 무작위적인 것들이다. 직선들로 이루어진 실들은 엄정한 질서를 구축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곡선의 유려하고 부드러움으로 발현된다. 작위적인 것의 무작위적인 것으로의 변환, 그리고 직선의 곡선으로의 환치는 바로 작가의 작업 의지로 대변되는 필연의 내용들을 우연의 요소로 수용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절충인 셈이다. 결국 작가의 작업은 우연과 필연을 날줄과 씨줄로 하여 엮어내는 물질의 중첩이며, 물성의 초월이다. ● 견고한 금속성의 은은하고 침잠된 빛을 지니고 있는 작가의 화면은 빛이라는 조건에 의해 비로소 작동되는 구조이다. 빛을 통해 섬세한 섬유질 같은 수지의 결들이 살아나고, 그것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난반사는 빛을 발산할 뿐 아니라 스스로의 내부에 축적함으로써 무게와 깊이를 지니게 된다. 어쩌면 이는 단순히 작품을 투영하기 위한 조명의 개념이 아니라 또 다른 자연의 조건을 화면에 도입함으로써 유기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빛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보는 각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직선과 곡선의 변주를 이루어낸다. 그것은 우연의 형식을 취하지만, 일정한 형상을 드러냄으로써 필연적인 것으로 귀납되게 된다. 빛들은 반사를 통해 물질의 표면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것이 지닌 아득한 깊이를 표출함으로써 반복적인 노동의 흔적들을 일일이 일으켜 세우고 있다. 기계적인 정연함 사이로 전해지는 따뜻하고 극히 인간적인 감성은 바로 이에서 비롯되는 가치일 것이다. 그것은 완강한 직선의 구조를 통해 부드럽고 원만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빛의 반사를 통해 오히려 그 깊이를 더하는 역설과 반전의 설정이다. 작가의 작업은 기하학적인 기계적 구조를 통해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인간의 체온을 전하는 것이다. 이는 부드러운 곡선과 은은하고 부드러운 빛,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금속성을 띈 독특한 질감과 시각적 자극이 안온하게 느껴지는 소이일 것이다.

전경화_At will_vinyl thread wrapping_60×100cm_2012
전경화_the rhythm of line_vinyl thread wrapping_40×180cm_2012
전경화_ebb and flow of line_vinyl thread wrapping_60×110cm×2_2012

작가의 화면은 빛의 파장에 의해, 또 기하학적인 형태의 연속성에 의해 화면 밖으로 까지 그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그것은 프레임의 그림자까지도 아우르며 미처 그려지지 않은, 혹은 표현되지 못한 또 다른 우연의 요소들을 전개시킨다. 공간이 확장됨으로써 무수한 섬유질들의 유기적인 구조는 반복적으로 증식되고, 부드러운 곡선은 완만한 원운동의 궤적을 통해 운율 같은 흐름을 일정한 질서로 수렴해 낸다. 그것은 마치 여백과 같이 독특한 여운을 제공할 뿐 아니라 작품의 공명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빛이라는 매개에 의한 조형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이러한 확산의 공간 운용은 효과적인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부조와 같은 요철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섬유질의 독특한 매재를 통한 작가의 조형 작업이 지니고 있는 특징이라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작가의 화면은 대단히 함축적이고 단순화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모노크롬 회화의 흑백 구조처럼 절제된 화면 속에서 여리고 가냘픈 선의 운동들을 통해 그 오묘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직선과 원 운동의 곡선이 섬세하게 이루어지는 미의 세계는 추상의 미, 기하학적인 미이며 이는 바로 현대적 감각의 미"라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동양적 사유에 대한 단상들을 작업의 기저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직선들의 반복적인 축적을 통해 원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 일단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즉 직선과 곡선은 다른 것이 아니라 결국 같은 것이었으며, 공간의 확장을 통해 표현되어진 것과 표현되지 않은 것 역시 같은 가치를 가진 것이라는 해설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함축과 절제, 그리고 금욕적이면서 엄정한 질서를 지닌 화면에서 읽혀지는 사변의 실체인 셈이다. 작가는 섬유미술을 전공하였지만, 섬유를 실용과 공예의 제한된 영역에서 탈피시켜 순수예술의 정원에 들게 하였다. 그것은 그저 재료적인 이질적 신선함이나 장르간의 물리적 융합이 아닌 독특한 감성과 조형을 통해 현대미술에 다양성을 더하는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업에 대한 진지한 몰입과 개성의 표출은 건강한 작가로서의 기대를 담보해 주는 덕목일 것이다. ■ 김상철

Vol.20120516l | 전경화展 / JUNKYONGHWA / 全敬華 / fiber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