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짐에 의한 세계 The World by Connecting

이재순展 / LEEJAESOON / 李在珣 / installation.painting   2012_0607 ▶︎ 2012_0613 / 일요일 휴관

이재순_이어짐에 의한 세계_실, 접착제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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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607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일요일 휴관

파이브 포인츠 아트 스페이스 5POINTZ ART SPACE 서울 강남구 신사동 551-7번지 B1 Tel. +82.2.3444.5517 www.5pointz.co.kr

순차적 전이와 이질적 접목의 지대 ● 벽과 천정에 매달려 있거나 늘어져 있으며, 바닥에 놓여 있고 널려 있는 것들은 여러 가지 색의 실을 풀어서 만든 비정형적 형상들이다. 정확히 분류를 할 수 없어서 그렇지, 자연 및 미시세계의 생물체나 그 부분들이 연상된다. 그것은 생명의 외부이자 내부이며, 현재의 상황이자 잠재적 상태이며, 형태이자 감정이고, 존재이자 되어가는 과정이다. 인간과 동식물 이미지가 존재하지만, 완전히 분화되기 보다는 원시적인 형태로 남아있으며, 군집의 형태로 느슨하게 존재한다. 다듬어지지 않고 정형화되지 않은 원초적 단계의 생명체들은 고도로 분화된 유기적 조직보다 생명력이 강하다. 대부분 혼합과 변형을 통해 만들어진 완전히 재창조된 미지의 생명체들로 혼합과 변형은 동질성에 내재해 있는 이질성의 극대화를 보여준다. 이질적인 것들이 맞부딪혀 헤테로피아의 풍경을 이룬다.

이재순_북한산에서 실을 풀다_둘레길에 실_2011
이재순_교활한 미소로부터 구원하기_캔버스에 유채_130×220cm_2009~11

한 장소를 강하게 점유하는 것이 아닌 작품 형태는, 뭉쳤다 펼쳤다 하면서 다른 문맥 속에서 다르게 배치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가변설치인데, 이러한 작품 경향은 산이나 길거리에 설치되며, 퍼포먼스와 결합되기도 한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들은 덧없는 시간성이자, 시간과 하나가 된 생명의 본질을 드러낸다. 설치 제목이자 전시 제목인 『이어짐에 의한 세계』는 실로 만들어진 세계에 걸맞게 이어짐을 말한다. '잇다'는 의미가 종교(religion)이라는 단어에 속해 있듯, 실로 얽히고설킨 세계는 지금여기의 유비이면서도 다른 차원의 세계로 향해 있다. 이어짐은 한쪽에서 다른 한쪽으로만 향하는 불가역성이 아니라, 추적되기 힘든 우회과정을 거치며 돌고 돈다. 잔해들은 새로운 것을 생성하기 위한 원초적 재료가 된다. 대부분은 생성인지 소멸인지 가늠할 수 없는 중간단계들이다. 삶과 죽음 사이의 순환과 재생이라는 메시지는 물리적인 것과 영적인 것 사이의 관계에도 관철된다. 특정 종교의 도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분리된 것을 이어주는 종교의 기본적 성향에 치유라는 메시지가 더해진다. 그래서 다소 어두운 지하공간을 채우는 색색의 재료들은 샤머니즘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실이라는 일상적 재료를 통해 자유연상으로 공간에 그려진 형상들은 무의식의 풍경을 이룬다. 무의식은 몸과 밀접하다. 이 전시의 주요 재료인 실자체가 머리카락 찌꺼기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이재순의 실에는 그 출발부터 몸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오염(pollution)의 상징주의가 내재해 있다. 인류학자와 정신분석학자들의 가설에 나타나는 오염의 상징주의는 몸 안/밖을 구별하는 경계를 성/속의 경계와 중첩시킨다. 이재순의 작품에는 알록달록 일상을 장식하는 여분의 것들이 아니라, 병으로 병을 치유하거나, 더러움으로 더러움을 씻어 성스러움으로 고양되는 변증법이 내재한다.

이재순_어어짐에 의한 세계_실, 접착제_가변크기_2012

평면이든 공간이든, 드로잉은 명확한 계획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며, 자신의 무의식과 영혼, 몸 깊숙이에 저장된 것을 밖으로 꺼내고 풀어헤친다. 그림 역시 에너지의 흐름을 쫒아가다보면 한 형태가 그다음 형태를 부르고, 그런 식으로 연속되는 체험 속에서 작가는 보다 큰 에너지와 하나가 되는 희열을 느낀다. 즉흥적으로 나온 것일수록 더욱 필연과 가까워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형상들은 잉여와 초과의 몫이며, 단촐함과 엄격함보다는 다채로움과 나머지들 쪽이다. 몸은 물론 무의식까지도 세세히 시스템화 되어 가는 현대에서, 색다른 것이 생성될 수 있는 곳은 이러한 나머지들뿐이다. 시스템과 시스템의 틈 사이에서 이러한 여지들을 늘려가되, 그것이 임의성이나 자의성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는 어떤 감각이 필요하다. 단순한 우연성이란 시스템의 짝패일 뿐이기 때문이다. 마치 자연이 생장하듯이 서로 다른 흐름들이 모여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뻗어나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그렇게 집합되어 있다.

이재순_어어짐에 의한 세계_실, 접착제_가변크기_2012

실 더미와 실 뭉치로 만들어진 풍경에는 순차적인 전이와 이질적인 접목들만이 영원하다. 혼돈 속에 질서가 있고, 질서 속에 혼돈이 있는 카오스모스의 세계이다. 이질적 흐름들을 한데 모아 놓는 구조는 화이트 큐브와 캔버스의 틀 뿐이다. 작품에서 결정된 형태와 위치는 없다. 느슨하게 걸쳐있거나 펼쳐있는 것은 물론이고, 접착제로 단단하게 뭉쳐진 형태일지라도 그것이 어떤 실체인지 확정하기는 어렵다. 그녀에게 작업이란 익숙한 존재를 다르게 실존하도록 취하는 여러 조치들이다. 색색의 실이 풀어 헤침과 뭉쳐짐은 이질적 구성요소들의 교차점, 또는 결절(nodal)점을 무수히 늘려나간다. 하나의 중심에 깊이 뿌리를 내리기보다는 다중심의 표면을 유목하는 선들은 심층적인 것을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 중층적 표면들을 잠식하면서 단지 뻗어나간다.

이재순_어어짐에 의한 세계_실, 접착제_가변크기_2012

색실들의 미세한 흐름은 다른 것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대로 노출한다. 작품은 복잡한 연결망을 이루고 있지만, 연속적인 코드화를 통한 전달 방식과 무관하다. 재현으로 대표되는 연속적 코드화는 투명한 소통을 기대한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은 무엇인가 전달하지만, 그 과정은 불투명하다. 여기에는 소통을 위한 유일한 패러다임, 즉 언어적 보편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변적이고 불완전한 경계를 이룰 뿐인 실 더미와 실 뭉치는 과정중의 주체와 대상을 의미한다. 여러 색의 가닥으로 이루어진 것들은 순도 또한 보장받지 못한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언어는 순수한 기표의 체계가 아니다. 이 언어는 항상 이질적인 요소, 즉 기호적 충동의 힘과 상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리스테바에 의하면 근본적인 분열, 즉 이질성, 그리고 그 과정의 필수적인 요소인 무의미성이 바로 의미의 조건이다. 의미는 결코 투명한 것이 아니며, 불안정하다. 명확한 형태와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이재순의 실 더미와 실 뭉치는 이러한 불투명성과 불안정성을 대변한다. 이렇게 생성된 작품 언어의 이질성은 존재의 야성적 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그것은 '의미화가 없는 기호적 육체의 충동에서 어떻게 의미화가 생겨나는가를 보여주는 점'(크리스테바)에서 예술이 된다. 이러한 언어는 우리로 하여금 무의식의 진실과 만날 수 있게 한다. ■ 이선영

이재순_어어짐에 의한 세계_실, 접착제_가변크기_2012

The Zone of Sequential Spread and Different Graft ● Things are hanging or drooping from the wall or ceiling and being laid on the floor are the atypical forms made of various colored threads. Even though it is not possible to classify them exactly, they remind us of organism or its parts in nature and the microscopic world. It is the outside and inside of an organism, the current status and the potential status, a form and emotion, an existence and a process of becoming something. Even with its images of human and animals/plants, it is remained in the primitive form instead of completely being divided into as loosely existing in the form of a group. The organism in the primitive stage without being refined and standardized, has stronger vitality than the highly-divided organic organism. As mostly unknown organism completely recreated through mixture and transformation, the mixture and transformation show the maximization built in homogeneity. When different things collide with each other, the scenery of heteropia is made. ● The work form which does not powerfully occupy one place can be placed differently in different context by getting together or spreading. As a variable installation, such work tendency is installed on the street or mountain as sometimes combined with performance. The thinly continued lines reveal not only transient time, but also the essence of lives that are unified with time. 『The world by Connecting』, the title of installation and also exhibit means connecting suitable for the world made of threads. Just as the meaning of 'connecting' is included in the word of religion, the tangled world is the analogy of this world and also towards the different leveled world. Connecting is not irreversible for only one direction, but turning and turning by going through indirect process that is hard to be traced. The remains become the basic materials to create new things. Most of them are the middle stages that cannot know if they become forming or extinct. The message of circulation and regeneration between life and death is also applied to the relation between physical and spiritual things. Even though there is no icon of specific religion, the message of healing is added to the basic tendency of religion that connects something separated. Therefore the colorful materials filling the dark basement space create shamanistic mood. The forms drawn on the space based on free-association by using the daily material of threads make the unconscious scenery. Unconscious is closely related to bodies. The threads, the main material of this exhibit was inspired by abandoned hairs. The threads of Lee, Jae Soon contain symbolism of pollution that crosses the boundaries of body from the beginning. The symbolism of pollution shown in the hypotheses by anthropologists and psychoanalysts overlaps the boundary of inside/outside of body with the boundary of sex/mundanity. Lee, Jae Soon's work contains not the extra things that decorate daily life colorfully, but a dialectic that increases holiness by healing illness with illness or cleaning dirt with dirt. ● No matter what it is plane or space, drawing does not start from a clear plan while unraveling something stored deep inside of unconscious, spirit and body. Through the continued experience in which following the flow of energy brings another form, a painter feels great joy of becoming unified with much bigger energy. The more it is extemporary, the closer the painter get to be with inevitability. Such forms created through this process are more like diverse and the rests, rather than being simple and strict as a share of surplus and excess. In the modern society where body and even unconscious become systemized, something unique can be created only within the rests. Increasing such room between the gap of systems, it is needed to have some kind of sense that can prevent it from sinking by voluntariness and arbitariness because simple contingency is no more than a pal of the system. Just as nature grows and develops, different flows get together, stretch out towards unpredictable direction and gather together by checking each other's existence. ● In the scenery created with piles and rolls of threads, only sequential spread and different graft are forever. It is the world of Chaosmos where order is in chaos and chaos is in order. The structure of collecting different flows is only the white cube and the frame of canvas. There are no forms and location decided in the work. Even though it is a form firmly gathered with a glue, it is hard to confirm its true nature. To her, work is various actions to take to make a familiar existence exist differently. The spreading and gathering of colorful threads infinitively increase crossings and nodes of different components. Rather than being settled deeply in the center, the lines cultivated the multi-central surface do not represent something deep, but only spreads out as eating into mid-rise surface. ● The fine flow of colorful threads exposes the process of changing into something different. Even though the work has a complex network, it is not related to the delivery method through continual encoding. The continual encoding represented as reproduction expects transparent communication. However, her work is delivering something, but its process is unclear. Here, there is no linguistic universality which is the single paradigm for communication. The piles and rolls of threads only for the variable and incomplete boundary mean the main agent and the object during the process. The purity of things made with various colored threads cannot be guaranteed. The language created by them is not the system of pure marks. This language is always comprised of different elements which are the power and symbol of signal impulse. According to Cristeva, the basic split(difference) and meaninglessness which is the essential element of the process are the condition of meanings. The meaning is unstabled and never be transparent. Lee, Jae Soon's piles and rolls of threads without clear forms and place represent such opaqueness and instability. The difference of the work language created like this lets us hear the wild sound of an existence. Also it becomes arts in the aspect of 'showing how meanings can be created from the signal physical impulse without meanings'. Through such language, we can meet the truth of unconscious. ■ Sun Yong, Lee

Vol.20120607g | 이재순展 / LEEJAESOON / 李在珣 / installation.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