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닥 꼬닥...

음현정展 / EUMHYUNJUNG / 陰賢貞 / painting   2012_0627 ▶ 2012_0710

음현정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30cm_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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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09:30am~06:30pm

갤러리 라이트 gallery LIGHT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7번지 미림미술재료백화점 3층 Tel. +82.2.725.0040 www.artmuse.gwangju.go.kr

꼬닥 꼬닥... ● 치열해 보이지 않아도 치열한 것들. 중심이 아닌 풀과 이끼... 자연에서는 꽃과 나무, 열매가 주인공인 듯 여겨지며, 그 주변에 흔하게 산재해 있는 풀이나 이끼는 눈여겨 보게 되지를 않는다. 언제부턴가 예쁘게 핀 꽃송이보다는 보도블록의 좁은 틈새를 뚫고 자라나는 한 포기의 풀과 있는 듯 없는 듯해도 초록의 여러 변주인 양 보이는 작은 이끼가 시선을 잡아끈다. 그들의 존재가 마냥 기특하기만 하다. 중심보다는 주변부와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의 소외된 존재에 더 호감이 가고 아끼는 마음이 써지는 것인지? 이끼는 모든 중심의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이며, 소리없는 존재들이며 스스로 화려하지 않음이다. 조용조용 존재하는 것들이며 요란떨지 않는 주인이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보다 이들의 생명력과 번식력은 맹렬하고 세다.

음현정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97cm_2012
음현정_풀처럼 난처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73×100cm_2011
음현정_풀처럼 난처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30×130cm_2011

나의 상상적 은유는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조용한 익명의 존재들의 부지런하고 치열한 움직임. 그런 이끼 자체의 존재성을 드러내고자 초록의 이끼만을 커다란 원형의 형태로 놓아 본다. 또, 단단한 돌의 틈새에 연약한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풀의 가닥을 그려 본다. 이들의 연약하면서도 강렬한 생명력의 표현은 상처를 수습하려는 은유적 방법이기도 하다. 풀, 돌, 이끼들이 만나 버무려내는 여러 이야기들. 그러면서 '풀처럼 난처럼' 진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시(詩)를 짓느라 얼굴이 많이 상하기 보다는, 시(詩) 자체가 되기를 바라는 작업의 과정. 몇 년 작업을 쉬는 사이 안으로 안으로 쌓여지는 게 있었나보다.

음현정_풀처럼 난처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3.4×24cm_2011
음현정_Remembrance of h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26cm_2012
음현정_주문 呪文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0×30×4.5cm×2_2012

그런 꺼리가 있으면 작품으로 편하게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억지로 끄집어내려 용쓰지 않아도, 또 너무 다듬고 정리하려 하지 않아도 작품이 되어 주는 자연스럽고 순한 경우가 생긴다. 아마 그러기까지는 '발효와 숙성'의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테지만. 이번 전시는 좀 그런 편이다. 살아가면서 느낀 한·둘의 이야기가 그림이 되는. 7년만의 개인전 title이『꼬닥 꼬닥』인 것은 그렇게 그림과 일상이 천천히 함께 익어가길 바라는 때문에서일 것이다. (2012. 6.) ■ 음현정

Vol.20120627i | 음현정展 / EUMHYUNJUNG / 陰賢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