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공작소 - Truth in Non_Reality

하광석展 / HAKWANGSUK / 河光石 / installation   2012_0706 ▶︎ 2012_0805 / 월요일 휴관

하광석_Truth in Non-Reality_봉산문화회관_2012

초대일시 / 2012_0706_금요일_06:00pm

Bongsan Cultural Center 제4전시실 기획전시

워크숍 / 2012_0614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하광석_Reality-Ilusion_디지털 비디오, 빔 프로젝터, 거울, 물_2012
하광석_Reality-Ilusion_디지털 비디오, 빔 프로젝터, 거울, 물_2012

"다르게 생각하라, 또 다른 기억을 위하여 Think different, for different memories" ●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다르게 생각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독특한 해석과 그들의 다른 기억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하광석_Reality-Shadow#11_디지털 비디오, 빔 프로젝터, 나무, 브론즈, 램프_2012

시뮬라크르의 기억 ● 전시장 가득 푸른색이 담겨있고, 심상치 않은 바람이 느껴진다. 바람에 따라 춤추듯이 일렁이는 나뭇잎의 그림자가 사방에 드리워져 관객의 온몸을 둘러싸고 마음 깊숙한 곳의 서정을 떠올리게 한다. 머리 위에는 새벽녘 하늘 사이로 진리의 빛을 비추는 것처럼 둥근 달이 떠있다. 마치 물속에서 수면 위에 비친 풍경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바닥에는 특별한 제의식의 신비를 준비하는 도구처럼 푸른빛을 발하는 투명한 유리수조가 잔잔한 수면 파동을 품은 채 놓여있다. 이것은 작가가 마련한 시뮬라크르의 미혹 속이다. 현실과는 다른 가상현실, 그리고 실재가 아닌 파생 실재로 대체된 인위적인 풍경을 하나의 사건으로 펼쳐놓은 관객의 환경이다. 이 사건 'Reality-Ilusion'은 관객의 몰입 상황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이며, '허상'에 관한 작가의 기억 혹은 질문을 공유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하광석_Reality-Shadow#10_디지털 비디오, 음악, LCD, 양초, 촛대_2011

또 다른 기억 하나 ● 전시장 한편 바닥에는 한옥의 사랑방에 어울릴만한 등잔불이 켜져 있고, 그 빛이 주위를 밝히면서 전시장 벽면에 등잔대와 나비광배의 그림자가 비춰진다. 바람을 막거나 빛을 반사시켜 밝기를 더해주는 나비광배의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흥미롭다. 조금씩 흔들리며 움직이던 나비의 날개가 몇 번의 날개 짓을 더하고 나비는 어느새 훨훨 날아간다.「Reality-Shadow#11」은 날 수 없는 나비광배와 실재처럼 보이는 그림자 '허상'을 통하여 시뮬라크르의 기억과 질문을 공유한다. ● 하광석의 작업은 실재가 지닌 결핍의 주목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최근 발표했던 「불이 꺼진 촛대」,「꽃과 잎이 없는 마른 나뭇가지」,「사람이 빠져나간 옷」등「Reality-Shadow」시리즈에서 실제 오브제가 지닌 결핍을 전면에 내세우고, 오브제의 그림자 영상이 결핍을 해소하는 형식으로 연출하였다. 이 결핍은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의 복제물로서 현실이 지닌 결핍이기보다는 오히려 들뢰즈가 생각하는 시뮬라크르의 대상 모델이 가질법한 상대적 결핍으로 이해된다. 들뢰즈의 시뮬라크르는 모델과 동일해지려는 것이 아니라, 모델을 뛰어넘어 새로운 독립성을 창조해 가는 역동성과 자기 정체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광석의 작업에서는 결핍을 지닌 실재 오브제와 그것의 그림자로서 시뮬라크르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그림자 영상에서 촛불이 켜져 바람에 흔들리고, 나무에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다니며, 옷을 입은 인물이 머리카락을 흔드는 것들도 모델 오브제의 결핍을 해소하는 시뮬라크르의 역동성이라 할 수 있다. 작가가 말하는 '모델과 시뮬라크르', '현실과 허구'의 상관관계는 우리가 처한 현대사회의 구조를 은유하기도 한다. 장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정보와 매체의 증식으로 사물이 기호로 대체되고 현실의 모사나 이미지, 즉 시뮬라크르들이 실재를 지배하고 대체하는 곳이며, 더 이상 원본과 모사물의 구별이 없이 재현과 실재의 관계는 역전되고, 원본이 없어진 시뮬라크르들이 더욱 실재 같은 하이퍼리얼리티를 생산해낸다고 한다. 하광석은 이러한 시뮬라크르의 기억공작을 통하여 없어진 원본, 즉 실재의 '결핍'에서 나아가 실재의 '부재'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려는 것이다. ● 이번 전시작중 「Reality-Ilusion」은 실재의 '부재'를 질문한다. 원본에 해당하는 모델은 어디에도 없으며, 영상매체에 의해 복제되어 바닥의 수면에 투사된 그림자 영상이 이 공간에서는 첫 모델이 된다. 물이 담긴 투명수조의 수면과 물 속 반사경에 투사된 영상들이 반사 복제되어 사방 벽면에 펼쳐진 영상, 그리고 물 표면에 반사되어 천정에 투사된 영상과 섞이면서 첫 모델 그림자와는 다른 새롭고 역동적인 스스로의 환경을 만들어가는 시뮬라크르로서 '실재가 부재'한 사건이다. 작가가 제시한 이 몰입 사건은 관객이 사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감각적 현실 환경이지만, 원본 혹은 모델, 실체가 없는 시뮬라크르란 점에서 '허상'이고 이 점에서 '진리'는 무엇인지를 작가는 스스로와 관객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 진리와 삶을 둘러싼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을 시각화하려는 작가는 인류의 오랜 기억들을 결핍 혹은 부재와 역동적인 그림자의 관계로 공작하고 재생하면서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실체'에 대하여 언급한다. 이 전시는 작가가 공작해 낸 자신만의 다른 기억이면서, 동시에 관객의 미래 기억이 새롭게 펼쳐지는 장이기도하다. 다시 말해, 몰입의 사건 기억을 재생하는 작가의 다른 생각이 세계를 향해 질문하는 인류의 전망에 적극적으로 관계하는 것이다. ■ 정종구

하광석_Reality-Shadow#2-2_디지털 비디오, 음악, LCD, 브론즈, 양초, 촛대_66×110×60cm_2010

허상속의 진리... ● 어느 깊은 산중 정적이 흐르는 연못 속에 비춰진 달과 나무들은 우리들이 무심코 보아오던 하늘 위 달보다 더 아름다우며, 더 자연적인 것에 감탄한다.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연못속의 달이 더 실재 같아 그 속으로 빠져든다. 그때 누군가가 연못 속으로 돌을 던져 수면의 파장을 일으키면 연못 속의 아름다운 달은 순간 사라지고 만다. 연못 속에 떠있는 아름다운 달이 결국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 현대사회에 기술문명의 발달은 이러한 연못속의 달을 더 실재처럼 만들고 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실재의 재현에 고민을 해왔었다. 그로 인하여 예술가들은 사진을 발명했으며, 또한 실재의 시간성을 추가하여 영상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실재의 완벽한 재현으로 오랫동안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진이나 영상은 재현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실체는 사라지고 복제된 대상(사진, 영상)만이 실체를 대신하고 있는 시뮬라크르이다. 현대인들은 현실과 비현실, 실체와 비 실체, 존재와 부재, 제한과 자유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으며, 어느 곳에도 안주하지 못하고 유목민처럼 떠도는 심리적 공황을 겪고 있다. ● 지금까지 나의 작업들(Reality 시리즈) 중에서 「Reality-Shadow #2」는 실재 오브제인 촛대에는 불이 꺼진 초가 서있고,「Reality-Shadow #7-1」은 실재 화병 속 나뭇가지에 나비와 꽃이 없다. 반면 그림자(영상 이미지)에는 촛불이 켜져 있고,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다닌다.「Reality-Shadow #6」에 설치된 오브제들은 껍데기처럼 남아 있는 의복들이다. 마치 옷을 입은 투명인간들처럼 보이는 이런 종류의 존재들은 통상 실체적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오히려 벽면에 비춰진 영사막의 그림자들이 더 실체적으로 보이고자 관객들을 유도한다. 대상이 빛에 의해 그림자를 드리운 실체의 철저한 재현처럼 보이지만, 유심히 보면 실재 그림자의 재현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제 구실을 못하는 실체보다는 실체가 아닌 영상속의 그림자가 더 실체처럼 보이고자 한다. 이는 원본이 없는 복제가 실체를 대신하는 시뮬라크르를 암시 한다. Reality 시리즈는 재현에 대한 고정관념의 반성에서 시작하여, 시뮬라시옹의 세상 속에 살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에게 실체와 비 실체 간의 구분이 불확실한 인간지각의 불완전함의 성찰을 제안하고자 한다.

하광석_Reality-Shadow#7-1_디지털 비디오, 음악, LCD, 나뭇가지, 꽃병_68×110×26cm_2009

새롭게 시도된 설치 작품에는 작은 연못 속에 투영된 자연의 대상이 물 밖으로 다시 투영 되어 전시장 공간을 채운다. 그러나 이렇게 투사된 복제 이미지는 실체의 물 파장에 의해 일그러지며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는 영상으로 복제된 실체가 다시 연못에 의해 복제되는 시물라크르를 시사하며, 실체 물의 파장이 이 이미지를 일그러트리고 사라지게 함으로써 무엇이 실체이며 무엇이 허상인지를 관람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 하광석

워크숍 내용 소개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제목 : 작품세계 프리젠테이션-허상속의 진리 일정 : 2012. 7. 14(토) 15시 장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 대상 : 초등학생이상 일반인 (선착순 10명) 참가문의 : Tel. 053.661.3517 내용 : 작가의 작품 세계를 통하여 시뮬라시옹의 세계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실체와 비실체간의 불확실한 인간지각의 불완전함을 성찰하고 동시대 미디어의 해석과 방향을 토론.

Vol.20120706i | 하광석展 / HAKWANGSUK / 河光石 / installation